[한섬칼럼] 섬유 ‘밀’ 미래, 협력상생 틀에서 찾아라
[한섬칼럼] 섬유 ‘밀’ 미래, 협력상생 틀에서 찾아라
  • 전상열 기자 / syjeon@ktnews.com
  • 승인 2016.08.0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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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평균 330t이 넘는 각종 원사가 편직공장에 투하된다. 원사 투하는 6개월째 이어갔다. 무려 2000t에 달하는 원사가 수출용 원단으로 모습을 바꿔 봉제공장으로 실려 나간다. 그렇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대부분 섬유소싱지가 극심한 오더가뭄에 시달리는데 이 곳만큼은 예외다. 한 마디로 섬유 르네상스다. 한국 섬유가 화려한 부활의 날개 짓을 알린다. 섬유 밀 전체가 엑소더스 분위기에 휩쓸리는 판에 비웃기라도 하듯 이 곳 밀 전체의 역동성은 눈부시다. 역동성은 함께 희망의 길을 찾는데서 나왔다. 글로벌 니트 산지 경기북부가 보여주는 새로운 모습이다.

섬유 르네상스가 따로 없다. 인력난에, 노후설비에, 오더난에 만신창이 모습을 보이는 한국 섬유가 새로운 길을 찾았다. 답은 협력상생 큰 틀 속에서 나왔다. 당장 경기북부 니트 산지가 명쾌한 해법을 알린다. 요체는 우수한 편직기술을 어떻게 경쟁력으로 승화하느냐다.

현실을 거스르고 피하면 대부분 끝장이 좋지 않다. 반대로 받아들이고 융합에 나서면 의외의 결과를 잉태시킨다. 경기북부 섬유인들이 이를 적나라하게 알린다. 경기북부는 대구경북 우븐 산지와 함께 한국 섬유산업을 지탱하는 양 축이다. 당장 한 곳에서는 희망가가 울려 퍼지지만 또 다른 곳에서는 장송곡에 울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경기북부가 자카드 니트 시대를 활짝 열어 젖혔다. 저가 대량생산 중국 밀을 제치고 자카드 니트 메카로 새롭게 자리매김에 들어간다. 과정은 결코 순탄치가 않다. 면니트에서 화섬니트로 생산품종을 다양화면서 니트 산지의 명성을 이어갔다. 그러나 극단적인 벤더의 이익추구 앞에 면니트 뒤끝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한다. 최근 몇 년간 수많은 면니트 업체가 중도하차에 울었다. 화섬니트 상황 또한 만만찮다. 아직은 세계시장에서 큰 손 역할을 하지만 최근 중국 밀의 추격세가 속도를 높인다. 니트 산지가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비관론으로 들 끊는다. 그러나 현재 경기북부 자카드 니트 모습은 딴 판이다.

선제적 설비 과잉 투자 후유증에
편직료 반 토막 부른 자충수 딛고
자카드 니트 시대 알리는 경기북부
협력상생으로 미국 오더 런닝 메이드
섬유 ‘부활·르네상스’ 알리는 청신호


자카드 니트는 면니트나 화섬니트에 비해 수출의존도가 크지가 않다. 대표적인 소량 다품종 고가제품으로 꼽힌다. 동대문 시장과 일본 시장을 겨냥한 생산이 전체 60%에 달한다. 자카드 편직기 5대 미만 업체가 90%에 이른다. 문제는 그동안 트렌드였던 프린트물 퇴조와 맞물렸다. 당장 설비 투자 붐을 불렀다. 작년 한 해 새로 도입한 설비만 150대에 이른다. 단기간 내 혁신 설비 증강은 당장 수급 불균형을 불렀다. 이 상황에 오더마저 말랐다. kg기준 3000원이었던 편직료가 1500원으로 반 토막 났다. 오더는 없는데 공장을 돌려야 산다는 강박 관념에 너도나도 출혈경쟁에 나선 탓이다. 단 순간에 자카드 니트가 공멸이라는 거대한 벽을 맞았다.

선제적으로 설비 도입에 나섰던 자카드 니트인들은 달랐다. 협력과 상생의 틀을 찾아 나섰다. 김을선 (주)선영섬유 사장이 기폭제 역할을 맡았다. 미국시장 수출용 원단이었다. 당초 가격 때문에 중국에서 소싱을 진행했지만 여의치가 않았다. 납기나 품질, 디테일 모든 면에서 믿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마진이 많지도 않았다. 경기북부 자카드 니트인들과 머리를 맞댔다. 바이어가 요구하는 가격대비 품질만족에 포커스를 맞췄다. 미국 바이어가 OK 사인을 냈다. 지금부터 5개월여 전 일이다. 그리고 8월말 선적기준으로 무려 2000t 규모 다양한 원사가 자카드 니트 생산에 투하됐다.


희망은 현재가 아니다. 자카드 니트 생산은 이제 시작을 알린다. 현재 자카드 니트 생산에 120여 대가 돌아가지만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희망가를 알린다. 반 토막 났던 편직료는 어느새 제자리를 되찾았다 한다. 수출용 오더 증가가 뒤따르면 편직료 수직상승까지 예고하는 청신호다.

자카드 니트가 니트 산지 경기북부를, 나아가 한국 섬유밀의 방향타를 알린다. 답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섬유 밀의 엑소더스는 능사가 아니다. 벤더의 힐끔거림은 시장만 죽인다. 협력과 상생의 틀을 갖춰라. 분홍빛 섬유 밀의 미래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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