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백화점 빅3, 甲질 이제 그만
[한섬칼럼] 백화점 빅3, 甲질 이제 그만
  • 김임순 기자 / sk@ktnews.com
  • 승인 2017.02.17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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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백화점들이 고급화를 진행하면서 무리수를 둔다는 지적이 많다. 국내 빅3 백화점의 유통전략은 아울렛 늘리기에 급급해 하며 이것도 자구책 이란다. 백화점들은 시즌을 시작하기 전, 점별 MD를 추진한다. 새로운 계절, 새 옷을 장만하고 싶은 고객들과 더 많은 매출을 올리기 위한 백화점 자체의 경영 전략이 맞물려 일상화돼 있다.

하지만 올 2017년은 계획대로 진행하기 상당히 어려워졌다. 국내 패션 브랜드사가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에 한탄하고 있을 정도이니 매입바이어들도 한숨이 나온다.

최근에는 백화점의 수수료 폭탄을 피하고, 적정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이나 TV홈쇼핑, 여기에 곳곳에서 확장되고 있는 메이저 브랜드샵도 좋은 유통망이기 때문이다. 백화점입점은 영업점 입점 목표 1순위에서 점점 더 밀려나고 있다. 하지만 백화점수는 아울렛까지 가세하면서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지난 1980년 국내 패션 브랜드 사는 대기업형태로 태동되기 시작해, 80년대 중후반 기성복 전문 브랜드 사들이 대거 탄생했다. 그들은 88 올림픽을 기해 호황기를 누렸으며, 1990년대는 그 수가 제도권 내에서만도 300개 이상 추정됐다. 그러나 현재 그들은 인수되고 흡수되고 무너져 사라지고를 반복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끝도 없이 오르는 백화점 수수료에 경영난을 수도 없이 겪으며 견딜 수가 없었다. 혹자는 백화점은 조만간 고배를 마시게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현대백화점은 몇 해 전 한섬을 인수했고 지난해 SK네트웍스 패션부문까지 맞아들인 것이다. 백화점 경쟁력은 더욱 높여나가야 한다는 것이 절대 절명의 과제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현대는 인수한 패션브랜드의 영업점을 자사백화점에만 입점시키겠다는 전략을 하나하나 수립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오픈한 신세계백화점 동대구역사점에는 한섬 브랜드를 입점 시키지 않은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새로 인수한 SK네트웍스의 패션브랜드들도 찾아보기 어렵다. 현대백화점은 자사 백화점 육성을 목표로 가지치기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아울렛 진출·소규모 점포 개설까지 유통확장 혈안
패션브랜드 부족 시대…새 시즌 MD 못할 지경
百입점 1순위는 허상, 문어발 확장 능사 아니다
수퍼 갑 나이키·아디다스만 있는
국내 패션시장 현실은 참혹하다


신세계백화점은 수년전부터 패션브랜드 사업을 확장시켜왔다. 계열사 SI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수입브랜드를 포함해 수많은 패션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 백화점도 브랜드 유치는 숙제다. 구로의 가산디지털 단지내에 소재한 현대백화점 아울렛은 조만간 이들을 모두 한곳에 모을 태세로 보인다. 이곳에도 대규모 지각변동이 일어날 조짐이다.

일본의 백화점 전략과 우리의 백화점은 많은 부분 닮아가고 있다. 일본의 대형백화점들도 영업이 부실해 지면서 교외로 이동해 나갔다. 쇼핑몰 규모는 우리의 수 만평보다 작은 규모다. 그나마 먹을거리들로만 가득하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1조 가까이 투자한 초대형점이다. 고객은 지하 식음료 매장에만 몰려 있다.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고객들의 지갑이 가볍다.

백화점 수수료는 모두 고객의 몫이다. 의류브랜드는 수수료를 얹어서 판매가를 책정한다. 백화점 수수료가 10%대에서 40%대까지 올라가면서 고객이 부담하는 옷 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원가기준은 1.5배수를 시작으로 지금은 7배수까지 판매가를 책정한다.


국내 패션시장의 브랜드 옷 값은 비싸다. 물론 중국이나 여타 SPA보다 품질과 완성도는 최고다. 그렇다고 루이비통이 될 수는 없다. 고객의 얇은 지갑 유리통장을 감안하면 옷을 구매해서 입기는 어렵다. 시장은 갈수록 좁아지고 판매가는 높아지고 백화점은 늘어만 간다.

올 시즌 MD는 그들이 자초한 것이다. 롯데 L 대표는 브랜드 10개 내지 20개만 들어가는 매장 엘큐브 40개 내겠단다. 구멍가게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백화점 실적, 한계에 도달한 자구책이 아울렛에 이어 구멍가게를 내어놓았다.

우리가 쉽게 꼬집어 내는 신규 사업에 색깔을 입히면 2~ 3년 간 버텨내겠다는 판단은 아닐 것이다. 대형 그룹사가 망가지는 모습은 비슷하다. 신규사업전략을 마구 마구 쏟아내며 이것에 시선을 집중시키는 전략을 펼치는 수순을 밟는다. 모 그룹은 회사가 문을 닫기 전, 리조트를 한다고 했다가 생명공학을 발표하더니 it 도 한다고 했다.

대기업은 사업계획서를 잘도 만들어낸다. 뒤에 있는 허수는 누가 읽어낼 수 있으랴, 영원한 브랜드가 없는 가운데 브랜드가 필요한 유통은 영원할 수 있을까? 묻고 싶다. 늘어나는 유통망에 수퍼 갑 브랜드는 나이키 아디다스 밖에 없다는 국내 패션시장의 현실이 참혹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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