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ial 4.0/창간특집] ■ 이정훈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 “디지털 혁신시대…산업의 게임 룰 바꾸죠”
[Industrial 4.0/창간특집] ■ 이정훈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 “디지털 혁신시대…산업의 게임 룰 바꾸죠”
  • 정정숙 기자 / jjs@ktnews.com
  • 승인 2017.07.1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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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즈니스 시대…제품보다 ‘As a Services’ 팔아라
남보다 더 많이 팔 수 있을까에서
남이 더 사고 싶은 것 빠르게 확보해야

- 요즘 화두가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을 설명해 달라.
“4차 산업혁명은 산업 전 영역에 혁신적인 디지털 변화가 일어나면서 기존 산업의 게임 룰을 바꾼다. 진보된 기술이 산업과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그 변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온다. 자동차산업과 유통부문에서 변화를 볼 수 있다. 전기차로 주목받고 있는 테슬라 기업가치가 글로벌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 보다 높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 기업가치가 전통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월마트보다 높다.

아마존은 디지털 환경과 결합해 유통의 모든 것을 혁신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계산대 없는 식료품 매장 아마존고를 선보였고 지난 6월에는 유기농 식품 체인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을 인수했다. 아마존 본사가 있는 시애틀에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아마존 고(Amazon Go)는 오프라인 쇼핑 시장으로 확대될 것이다. 소비자는 스마트폰 앱을 스캔한 뒤 매장에 들어가 구매하려는 제품을 고른 후 계산할 필요 없이 매장을 나오면 된다. 아마존은 AI, 카메라 및 센서를 이용해 자동으로 선택한 제품을 확인하고 모바일로 계산이 된다.”

-4차 산업혁명은 산업의 패러다임과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까지 바꿔나가고 있다.
“온오프라인 벤처 사업가들 화두는 새로운 가치와 통찰력 제공이다. 제품 서비스 업그레이드는 기본이다. 제품을 제품 자체로 파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로 팔겠다는 인식이 명확하다. 이들 기업은 애즈 어 서비스(As a Services)를 판다.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뷰티 스타트업 미미박스는 2010년 런칭하고 매달 1~2번 배달해주는 정기배송 서비스로 시작해 유명해졌다. 지난해 미국 투자벤처사들이 이 회사 성장 가능성을 믿고 1430억원 투자했다. 미미박스는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종류 화장품을 담아 패키지로 배달된다. 소비자는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라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셀렘을 선물받는다.

항공기 엔진 제조사인 영국 롤스로이스는 이전에는 제품만 팔았지만 지금은 유지 보수 서비스인 토털 케어 상품을 판다. 이 항공사는 수백 개 센서를 통해 엔진 결함과 교체 시기를 분석한다. 또 생산자와 판매자가 있었던 생태계가 제3자와 연결되면서 훨씬 복잡하게 얽혀 돌아간다. 온라인 업체가 소비자에게 음료를 판다면 소비자가 먹는 식습관을 분석하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업체, 배송업체, 인터넷 사업자 등 여러 업종이 연결돼 있다.

또 한 가지 축은 비포 마켓(Before market)과 에프터 마켓(After market)이 서비스를 하는 형태가 같아졌다. 테스코는 소비자 구매 패턴을 분석해 고객 라이프스타일 특성에 맞춰 상품쿠폰을 연간 1억 개 이상 발행했다. 철저한 분석에 의한 쿠폰 발행은 테스코 쿠폰 사용률이 업계 평균 보다 훨씬 높아졌고 충성 회원도 많아졌다. 몇 년 전까지 테스코가 직접 데이터를 분석했다면 지금은 소비습관에 대한 정보를 빅데이터로 분석할 수 있다.

에프터마켓은 산 다음에 소비를 하는 것이다. 자동차 회사가 자동차 판매 뿐만 아니라 고객 엔진오일 사용 패턴을 분석해 제품을 먼저 서비스 할 수 있다. 서비스 비용은 자동차 팔 때 포함돼 개인마다 판매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면 된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것이라고 한다. 디지털 혁신이 가져오는 변화는 무엇인가. 또 인류는 일자리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부른다.
“4.0으로 야기된 디지털화는 산업의 게임 룰을 재정의한다. 재정의된 게임 룰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다. 뉴 비즈니스는 단순히 비행기를 팔다가 우주선을 판다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모델이 바뀐다는 의미다. 4차 산업혁명으로 뉴비즈니스 기회가 폭발적으로 많아질 것이다. 지금 시작됐고 모든 분야에서 가능하다. 2020년에는 더 많은 영역에서 과거 산업과 디지털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

디지털혁신이 이끌어 내는 원동력은 획기적인 기술적 진보와 데이터 폭증 및 초연결성이다. 이는 디지털 혁신이 태동할 수 있었던 토대가 됐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는 기술 요소의 하나이고 원리자체는 아니다. 실제 디지털 혁신 방향성은 80~90년대도 있었다. 지금 달라진 환경은 유례없이 속도가 빨라졌다. 인공지능 발전은 속도와 맞물려 과거와 단절을 가져오고 있고 사람들 인식을 바꿨다.

만일 산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손을 흔들고 찍은 사진이 있다. 컴퓨터한테 사진을 주고 분석하라고 명령하면 금방 해석된다. 요즘도 2시간만 교육하면 가능하다. 모든 사람들이 집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해 쉽게 만들고 처리할 수 있는 일을 상상해보자. 가까운 미래에 고등학교 숙제로 나올 수도 있다. 과거 컴퓨터가 할 수 없다고 여겨졌던 감성적 영역까지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 사람들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가능하면서 무인자동차가 등장했다. 인공지능은 사람이 못하는 것을 잘 하고 과거 사람만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도 가능해졌고 수월해졌다.”

-매출은 오프라인 전통 기업들이 높은데 디지털 기업가치가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테슬라가 출시한 2008년 전기차 로드스터 가격은 11만불이었다. 올 7월 출시를 앞둔 저가 모델3 가격은 3만5000불로 떨어졌고 기술은 더 좋아졌다. 첫 전기차는 배터리 가격이 가장 비쌌고 스포츠카로 출시됐다. 현재는 기술의 발달로 배터리 가격이 낮아졌다. 테슬라는 전통 자동차 기업과 비교하면 매출은 높지 않지만 미래 가치 때문에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받고 있다.

기존 자동차 산업은 성능이 향상되면 가격은 높아지기 마련이다.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은 업계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디지털 혁신이 일어나면서 사회 전체가 바뀌고 있다.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 기반의 우버나 숙박 공유 서비스 업체 에어비앤비(Airbnb)도 산업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 특히 전자 IT산업 분야는 기존 산업 구조 형태와는 달라 이들 종사자들은 생각하는 방식도 다르다. LCD 40인치 TV가 처음 나왔을 때 가격은 900만원을 넘었지만 지금은 5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전자산업은 기술이 비약적으로 성장하지만 가격이 하락하는 속도는 훨씬 빠르다. 4차 산업혁명은 이런 구조가 다른 산업 전체에서 일어난다.”

-한국의 4차 산업혁명 경쟁력 수준을 평가한다면.
“미국은 대기업들이 큰 자본으로 4차 산업 혁명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 기업들은 신생기업이거나 벤처기업에서 성장했다. 애플이나 테슬러는 긴 역사를 지닌 기업은 아니었지만 혁신적이다. 한국은 대기업보다는 신생기업이나 벤처기업이 앞서고 있다. 그들은 혁신적 사고가 뒷받침돼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같은 역사가 짧은 디지털기업들이 대기업보다 혁신적이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센서를 붙여 공장을 스마트하게 운영하는 것만 4차 산업은 아니다. 그것은 일부다. 4차 산업혁명은 다른 비즈니스를 창출해 영업 비즈니스를 바꾸는 것이다.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 마켓컬리가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옛날에는 신선식품은 배달이 안된다고 여겼다. 마켓컬리는 식도락가들이 좋아하는 신선한 식품을 좋은 재료 상대 그대로 소비자가 다음달 아침에 받아볼 수 있게 배달한다. 뉴 비즈니스 모델은 제품과 서비스에 있을 수 있지만 새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많은 비즈니스 모델이 폭발적으로 고객경험을 바꾼다.

섬유산업은 파이버, 패브릭, 가먼트, 브랜드를 거치는 많은 구조가 있다. 복잡한 가치사슬은 디지털 확산으로 훨씬 간편화될 수 있다. 자라는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2주 내에 생산과 배송이 된다. 의류산업에서의 도요타 시스템이다. 신제품을 여러 장 만들어 반응이 괜찮은 상품 위주로 빨리 생산하는 도요타 저스트 인 타임(Just-in-Time) 시스템 가져왔다. IT와 물류시스템 발달로 가능한 일이다. 자라 시스템처럼 주문에서 생산, 배송까지 사이트를 단축할 수 있다면 재고를 쌓아 두지 않아도 된다.

기존에는 내가 남보다 더 많이 팔 수 있을까를 고민했지만 디지털 시대는 남이 더 사고 싶어하는 것을 빨리 확보하는 것이다. 한국에 패션 공급망 혁신이 일어난다면 동대문이 한국의 실리콘 벨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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