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봉 디자이너 - “패션은 문화와 자연스레 어우러져야 쉽게 받아들여져”
■ 이상봉 디자이너 - “패션은 문화와 자연스레 어우러져야 쉽게 받아들여져”
  • 이영희 기자 / yhlee@ktnews.com
  • 승인 2018.07.2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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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패션위크 오프닝쇼 이어 부천만화축제 패션쇼 준비로 분주
고교생패션컨테스트 9월 개최…후진양성 발벗고 나서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상봉’은 패션으로 한국의 문화를 전도하고 세계와 공감하는 거장이다.
어느나라, 어느 지역이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적 요소를 패션으로 승화시켜야 진정한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세계 각국을 누벼 온 이상봉 디자이너의 패션철학이다.

최근 광저우 패션위크 오프닝 갈라쇼에 이어 오는 8월 15일 부천만화축제에서의 패션쇼를 준비하고 있는 이상봉 디자이너와 쇼룸에서 티타임을 가졌다. 자신의 패션쇼가 미칠 영향, 또 고교패션컨테스트 진행과 신진 디자이너 육성에 대한 관심 등을 들었다. 무더위가 한풀 수그러진 한 여름의 저녁시간, 아버지보다 한층 마니아층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라이’ 이청청 디자이너의 일본 손님들로 북적이는 쇼룸 한켠에서 인터뷰는 계속됐다.

최근 광저우패션위크 개막식에서의 오프닝 패션쇼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이상봉의 패션세계를 보여주고 동양적 문화 교감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중국의 피카소라 불리우는 근현대 서화의 대가 치바이스(제백석 齊白石: 1864~1957)의 작품을 반영한 의상과 그 동안 국내와 해외 무대에서 호평을 받은 꽃, 책가도 등 민화와 나비시리즈, 창살과 단청을 모티브한 대표 의상들을 4가지 테마로 구성해 무대에 올렸다.

치바이스의 작품에서 기초한 의상들은 지난해 디자인해 뒀으나 중국과 한국의 혐한 기류로 인해 패션쇼가 지연되면서 펼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다. 현재 뉴욕의 쇼룸에 상당부분이 전시 중이고 일부를 오프닝 패션쇼에서 런웨이에 올린 것이다.

“패션쇼의 현지 반응은 좋았습니다. 전반부에 중국 국민작가인 치바이스의 작품이 프린트된 의상들이 노출되면서 상당히 감동했고 한국 전통문화에서 보여지는 모티브 역시 같은 동양적 정서에 부합되면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봅니다.

이런 맥락에서 패션은 문화와 어우러질 때 진정한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이번 광저우 패션위크 오프닝 갈라쇼를 치른 소감을 이와 같이 밝혔다. 패션쇼의 무대연출이나 모델들의 기량이 결코 뒤처지지 않고 오히려 일정 부분 한국과 비교할 때 우수하다는 평가도 했다.

“제 1회 광저우 패션위크때는 피날레 무대를 장식했습니다. 그때는 동계 올림픽에서 영감을 얻어 의상으로 표현했는데 좋은 인상을 남긴 듯 했어요. 이번에는 개인적인 여건이 녹록치 않았지만 우리 후배디자이너들이 중국 무대에서 패션쇼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된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프닝쇼를 하게 됐습니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광저우에서의 패션쇼가 당장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더라도 신진들이 좋은 무대에서 패션쇼를 할 수 있고 국제적 감각을 익히며 자신들의 포트폴리오를 그려갈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둬야 한다는 것.

이상봉 디자이너는 “한국의 대학과 대학원에 최근 많은 중국 학생들이 유학을 옵니다. 과거 우리가 유럽과 미국으로 유학을 간 것 처럼요. 현재 중국의 영디자이너들은 해외각국에서 공부한 독창적 감각의 영재들로서 거의 대한민국의 신진들과 수준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러나 틈새가 있다면 아직까지 중국현지의 어덜트시장에서 활약하는 40대 디자이너브랜드는 감도나 디자인의 깊이가 약하다고 생각합니다. 틈새시장인거죠. 그러나 앞으로 5년뒤쯤엔 그 경계도 무너질거라 봅니다. 그 사이 우리 후배 디자이너들이 부지런히 국제적 감각을 익혀야 합니다”고 당부했다.

“어디서 패션쇼를 하든 그 지역, 혹은 나라의 문화를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너무나 생소하다면 독특하다는 인상은 받겠지만 진정한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 내긴 어렵습니다” 이상봉 디자이너의 패션쇼는 항상 문화 예술과 복합적인 런웨이를 연출한다. 그 동안 많은 국가들에서의 초청쇼들이 그들의 문화와 한국적인 것이 어우러져 지향하는 바 맥락을 같이 해 왔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를 패션으로 승화하면 승산이 있다는 소신에서다.

이 무더위에서 이상봉 디자이너의 작업실은 분주하다. 오는 8월 15일에 부천 만화축제의 오프닝쇼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천 만화축제는 생소하다는 기자의 말에 “만화축제는 20년 전통의 특색있는 행사이며 패션쇼 역시 음악과 영상, 서커스, 무용, 코스프레 등이 어우러진 종합예술 무대에 부합할 것”이라며 관심을 유도했다.

부천 만화 박물관 야외 캠핑장 무대에서 저녁 8시경부터 펼쳐지는 패션쇼를 위해 이상봉 디자이너는 만화적 요소의 페인팅을 개발해 의상에 접목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얼핏 속도를 내고 있는 작업과정을 보니 훨씬 캐주얼하고 젊어진 의상들이 눈에 들어온다. 스트리트 패션으로 소화하기에도 멋스런 의상들이다. 이 패션쇼에는 이상봉 디자이너와 함께 대학생단체인 OFF회원들이 함께 한다.

현재 이상봉 디자이너는 고교생 패션영재발굴과 육성을 위해 ‘고교패션컨테스트 위드 이상봉’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진행과 참가자들의 멘토로 재능기부를 아끼지 않는 OFF회원들을 위해 기회를 준 것이다. OFF멤버들은 15벌의 의상을 만들어 이상봉 디자이너의 패션쇼 무대를 함께 장식한다. 자신의 패션쇼 무대가 학생들에게 교육의 장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고교패션컨테스트는 전국적인 분포로 확대되고 중국학생들도 참가하게 됐다. 내년에는 프랑스학생들도 동참할 의사를 밝혀와 발빠른 안착과 위상이 제고됐다.

이상봉 디자이너의 후배 사랑은 고교생과 대학생에 이어 신진 디자이너까지 이어진다.
“디자이너연합회 회장당시에 기획하고 유치했던 양주의 창작스튜디오 입주 신진들이 이제 많이 성장했습니다. 이번 광저우 패션쇼에 참가했던 대부분의 신진들이 창작스튜디오 출신이어서 흐뭇했습니다”고 기분 좋은 웃음을 보였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최근 청담동에 15층 규모의 건물을 완공했다. 이상봉 디자이너의 말을 빌리자면 “큰 돈을 쌓아두지 못한 탓”에 분양과 임대를 반반 비율로 진행하며 완공을 하게 됐다. 하늘과 맞닿은 자연과 어우러지는 이색 공간인 루프탑도 본인이 활용하지 않고 섬유패션계의 전시나 모임, 패션쇼 장소로 대여할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한다는 차원에서 소유욕을 내려놨다. 대신 2층의 230(이상봉에서 착안한 공간이름)은 이청청과 10여명 신진들의 쇼룸이자 매장으로 구성할 방침이다. 그 기준은 ‘매장도 쇼룸도 없는 신진’이라니 참 아이러니하다. 이상봉은 “국내외 바이어들이 오더하기 위해 매장이 있느냐, 쇼룸이 있느냐고 물으면 참으로 난감한 신진들이 많을 것입니다. 실력있는 디자이너들의 성장을 위한 공간이 되기를 원합니다”며 인테리어만 7개월째 하고 있다고 ‘공들임’에 대해 강조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서, 또 고교생, 대학생, 대학원생, 신진디자이너들까지의 인재육성에 힘을 쏟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이상봉 디자이너는 어깨가 무겁다. 심지어 소소한 발걸음마저 조심스럽게, 요란스레 보이지않게 하려는 의도적인 노력에 숙연해 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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