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비드 엠 이주하 대표 - “공간은 메시지를 담는 그릇…브랜드만 강조하면 안 돼”
■ 다비드 엠 이주하 대표 - “공간은 메시지를 담는 그릇…브랜드만 강조하면 안 돼”
  • 조동석 기자 / zoddong@ktnews.com
  • 승인 2018.08.0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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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공간, 개인 맞춤형 상황 제안하라

“사람들은 더 이상 브랜드를 맹신하지 않습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다 보니 스스로 필터링 노하우를 얻게 된 것이죠. 온 오프라인 공간 모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옮겨 타야 하는 차별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렇다 보니 공간 자체에 브랜드가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극명히 드러나야 하죠.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닐지라도, 브랜드의 메시지가 담겨 있어야 미래 고객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VMD 1세대로서 패션, 뷰티, F&B, 전시, 유통,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공간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다비드 엠의 이주하 대표를 만나 새롭게 진화하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오프라인은 어떤 공간인가?
“공간이란 온·오프라인 중 채널을 선택해 고객에게 브랜드를 소개하는 하나의 도구이다. 지금의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오프라인 공간에서 보다 많은 경험을 얻고 싶어 한다. 휴대폰 하나로도 편하고 쉽게 많은 상품을 볼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소비자들은 오프라인에서만큼은 일반적인 이야기가 아닌 재미와 오감을 자극하는 볼거리를 원한다.

하지만 국내 대부분 회사들의 공간 전략에는 문제가 있다. 브랜드가 팔고자 하는 제품 이야기만 냅다 늘어놓는 형태다 보니 소비자들이 금방 싫증을 낸다. 일례로 최근 인스타그램 영향으로 매장 곳곳에 포토존을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들은 매장을 방문해 사진을 찍지만, 사진만 찍고 두 번 이상 방문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시각적으로 주목을 끄는 공간에 즉각적인 호기심을 나타내지만 이와 동시에 금방 질려 한다. 아무리 멋진 공간일지라도 한두 번 방문하면 더 이상 가야 할 이유를 못 찾는 것이다.

이는 공간에서의 콘텐츠 확보가 미흡했음을 의미한다. 그곳에 감으로써 소비자가 무얼 얻을 수 있는지, 고객 개개인에게 맞춤이 되는 새로운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브랜드의 스토리와 감성을 제품 하나하나와 연결 지어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처음부터 물건을 팔겠다는 의도가 드러나서는 안 된다. 구매 방법을 다르게 한다든지, 머무를 거리를 제공해야 함은 물론 국내 정치, 경제, 산업 환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역 상권의 특성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한번 만들어 놓고 고정돼버리는 공간은 무의미하다. 공간을 매개체로 브랜드의 이야기를 어떻게 커스터마이징 하는가가 핵심이 돼야 한다. 시대와 고객 환경이 바뀌더라도 브랜드의 스토리를 전달해야 함에는 변함없지만 브랜드 이야기만 해서는 안 된다. 과거에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이 부족했기 때문에 브랜드의 제안을 고객들이 추종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 이주하 대표가 생각하는 체험형 매장은 무엇인가?
“차별을 위한 소스가 필요하다. 체험형 공간은 브랜드 메인 아이템과 직·간접적인 연계성을 갖춰야 한다. 예를 들어 카페형 매장이 대세라고 우후죽순 따라 하는 형태는 대단히 잘못됐다. 단순히 카페만 있어서는 안 되고 음료 한 잔에도 브랜드의 스토리와 무드가 담겨 있어야 한다.

카페를 비롯해 전시, 라이프스타일 등 갖가지 키워드들이 브랜드 메인 아이템과 연결성을 갖추지 못하면 큰 의미가 없다. 단순히 머물기만 하는 것이 아닌 고객 체험과 경험이 구매로 연결되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

- 라이프스타일을 키워드로 오프라인이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라이프스타일 제품군은 보통 구색 상품의 성격을 띠고 있다. 그렇다 보니 재고 부담이 큰 편이고 또 국내 소비자들은 관련 제품에 관심은 보이지만 지출이 적은 편이어서 수익성이 낮다. 수익구조로 남으려면 브랜드의 스토리를 담은 PB 상품이 뒷받침돼야 하며 구색 상품이 아닌 브랜드의 메인 아이템과 연계되는 서브 제품이 돼야 한다.

또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은 입객을 유도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이용해서는 안 된다. 가치 소비 시대에 있어 작은 소비에도 만족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현대의 ‘라이프스타일’이라 함은 단순히 제품으로서 개념보다는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정확히 분석하고, 각 브랜드가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것은 단순히 제품을 추천하는 것이 아닌 생활 환경 그 자체를 보여주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 온라인 공간 전략은?
“사람들은 온라인 접근을 굉장히 쉽고 간단하게 생각하지만, 사실 오프라인보다 훨씬 어렵고 복잡한 시장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내방 후 걸어 나가는 시간이라도 있지만, 온라인은 클릭 한 번으로 페이지를 닫아버리면 끝이다. 또 국내뿐 만 아니라 전 세계와 경쟁을 해야 하다 보니 글로벌 감각 없이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 십상이다.

온라인 공간 구성은 지금 세대의 비주얼 환경을 고려한 환경 분석이 먼저 진행돼야 한다. 사용자 환경에 맞는 디자인을 갖춘 다음 스토리텔링이 들어가야 한다. 온라인 역시 소비자 구매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계획구매나 생필품 구매가 아니라면, 구매에 대한 공감 없이는 힘들다.

일단 시각적인 임팩트가 중요하다. 눈에 현혹돼야 입객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단, 시각적 유인에서 그치면 안 된다. 연결고리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구매를 유도해야 한다. 제3자가 돼 관찰자 시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내가 소비자라면 ‘여길 들어갈까?’, ‘구매를 할까?’를 생각해보자. 내가 싫으면 남들도 싫어한다.

온라인은 오프라인보다 고객에게 상품을 이해시키기 어렵다. 수많은 상품이 셀 수 없이 나열돼 있고 평면상 이미지로만 보다 보니 이해력이 다소 떨어지게 된다. 비주얼, 가격, 스토리 등 뭔가 하나의 어택이 필요하다. 또 뭐부터 어떻게 봐야 할지 카테고리와 페이지 경로를 쉽게 구성해야 한다.

특히 온라인에서는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제품 사진만 있을 경우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을까? 모델 착용 컷? 이런 구성은 어느 사이트에나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다. 과거에는 “이게 트렌드니까 이걸 구매하세요”라는 방식이 먹혔다.

하지만 요즘 소비자는 “이게 트렌드라고?”, “남들이 사니까 나도 사야 된다고?”하며 의문을 갖는다. 소비자 개개인의 성향이 세분화되고 SNS와 같이 자기과시가 드러나는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남과 다른 특별함을 연출할 수 있도록 구체적 상황과 개인 맞춤형 제안을 해야 하는 것이다.

라탄 소재 가방으로 예를 들어 보자. 피크닉 상황을 연출해 고객에게 직관적으로 보여주면 된다. “이거 들고 해수욕장 가면 좋겠다”, “호텔 수영장 갈 때 스타일링하면 딱이겠다”와 같은 생각이 들도록 구매 공감을 위한 개인 맞춤형 상황이 제시돼야 한다.

이렇듯 피크닉, 서머 바캉스 등 매달 시즌 특성을 반영해 상품에 맞는 상황 설정을 제안, 소비자가 더욱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해야 한다. 상품 카테고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해야 한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왜 각광받는지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 공간 기획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더 이상 브랜드를 맹신하지 않기 때문에 공간 자체에 브랜드가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녹여내야 한다. 우리나라의 병폐는 어느 하나가 유행하면 너나 할 것 없이 다 따라 하는 행태다. 각 브랜드 상황에 맞는 최적화 과정 없이 이뤄지다 보니 억지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주입식 도입은 옳지 않다. 잘 되는 곳을 벤치마킹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내 상황에 필요하고 또 고객과 브랜드 성향에 물 흐르듯 적용할 수 있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자산, 네트워크 등의 환경에 따라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이 뭔지를 찾아서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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