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중국 상표사냥꾼, K-패션을 노린다
악명 높은 중국 상표사냥꾼, K-패션을 노린다
  • 정정숙 기자 / jjs@ktnews.com
  • 승인 2019.04.19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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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열풍 후광 업고 한 곳이 수천 건씩 상표권 등록
3CE는 상표권 선점당해 브랜드 이름까지 바꿔
수억원 주고 상표권 사들이는 일 비일비재
상표권등록 및 출원에 대한 경각심 가져야

#‘스타일난다’로 유명한 난다의 색조화장품 브랜드 ‘3CE(쓰리컨셉아이즈)’의 원래 이름은 ‘3 CONCEPT EYES’였다. 난다는 2016년 중국 진출이 본격적인 물꼬를 트면서 상표권 등록을 시도했으나 중국의 한 기업이 ‘스타일난다’의 후광을 먼저 알아보고 빠르게 상표를 선점하자 어쩔 수 없이 브랜드명을 교체한 것이다. 난다는 상표권 등록이 막히자 삼각형 안에 앞 글자를 따 ‘3CE’로 이름을 바꿨다.

‘3 CONCEPT EYES’를 먼저 등록한 중국 기업은 유사한 화장품을 팔며 현재 100여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에는 스타일난다와 유사한 스타일의 옷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난다의 패션 및 화장품과 비슷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 중국 기업은 스타일난다와 3CE의 광고 및 홍보 기법까지 베끼고 제품 포장에는 한글로 ‘쓰리컨셉아이즈’라고 선명히 적어 넣었다.

난다의 화장품 브랜드 ‘3CE(쓰리컨셉아이즈)’의 원래 이름은 3 CONCEPT EYES였다. 중국내 상표권 등록이 막혀 삼각형 안에 앞 글자를 딴 ‘3CE’로 이름을 바꿨다. 사진 왼쪽은 한국 난다의 3CE. 오른쪽은 상표권을 먼저 등록한 중국 기업의 ‘3 CONCEPT EYES’. 두 브랜드는 상품 뿐만 아니라 광고 이미지 컨셉도 유사하다. (출처=각사 홈페이지)
난다의 화장품 브랜드 ‘3CE(쓰리컨셉아이즈)’의 원래 이름은 3 CONCEPT EYES였다. 중국내 상표권 등록이 막혀 삼각형 안에 앞 글자를 딴 ‘3CE’로 이름을 바꿨다. 사진 왼쪽은 한국 난다의 3CE. 오른쪽은 상표권을 먼저 등록한 중국 기업의 ‘3 CONCEPT EYES’. 두 브랜드는 상품 뿐만 아니라 광고 이미지 컨셉도 유사하다. (출처=각사 홈페이지)

K패션이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중국에서 K브랜드 상표 도용과 디자인의 오남용 사례가 많아 우리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1년에 거래되는 가짜 상품 규모는 연간 5090억 달러, 한국 돈 약 575조원으로 세계 교역의 3.3%를 차지한다. 이중 절반이 중국에서 만들어진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진출에 앞서 브랜드 진출 국가에 상표권 확보가 우선이라며 지식재산권 중요성에 대해 조언한다.

중국 상표법은 먼저 상표명을 등록하는 사람에게 권리를 주는 선출원우선제도를 취하고 있어 국내 기업이 상표권을 찾아오기 쉽지 않다. 난다는 몇 년 전 화장품 브랜드 상표권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다 막히고 결국 삼각형 안에 브랜드 앞 글자를 따 넣은 ‘3CE’로 상표권을 획득했다. 중국기업은 화장품 쓰리컨셉아이즈로 온라인몰과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면서 법적 보호를 받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소위 짝퉁인 ‘3 CONCEPT EYES’를 한국 3CE로 오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중국 3 CONCEPT EYES는 한국 3CE와 비교해보면 브랜드 이름·색깔이 유사하고 제품 이미지도 거의 비슷하다. 제품 포장박스에는 한글로 제품명을 적어 넣었다. 특히 광고와 이미지 등을 활용한 마케팅 기법도 난다의 그것을 똑같이 복사하고 있다. 유사한 사례는 얼마든지 차고 넘친다.

대구에 본사를 둔 아웃도어 브랜드는 중국 심양에 있던 대리점주가 상표권을 이미 등록해 울며 겨자 먹기로 4억원에 상표권을 샀다. 폴햄은 13여년 전 중국 회사로부터 로얄티(브랜드 사용료)를 받는 중국 총판권 계약을 눈앞에 뒀지만 하마터면 상표권 때문에 계약이 무산될 뻔했다. 폴햄 협력업체가 중국 상표권을 이미 등록해 놨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 총판권 업체가 나서 상표권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야 폴햄은 중국에 진출할 수 있었다.

특허청에 따르면 이처럼 중국 브로커들이 상표를 선 등록하는 일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중국 상표 브로커가 국내 브랜드를 선점한 사례는 1125건에 이른다. 상표권에 정통한 국내 한 법률사무소에 따르면 실질적 피해는 이보다 휠씬 더 많다. 특허청에 따르면 2016년 11월 기준, 상표권만 노리는 중국 상표 브로커 23곳에 의한 피해권리 수는 1125건에 달한다.

중국국가지식산권국 상표국 공식사이트를 통해 본 자료에 따르면 한 명의 브로커가 등록 한 브랜드 숫자가 3087개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 기업을 노리는 중국 상표 사냥꾼들이 적게는 수십 건에서 많게는 수천 건씩 마구잡이로 상표권을 선점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패션산업협회에 따르면 패션 수주전시회 ‘인디브랜드페어’에 참가하는 브랜드 중 30%는 중국에 상표권을 등록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시장을 겨냥한 전시회 참여기업들조차 상표권 대응에 너무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한국패션산업협회 지적재산권 담당 이정구 차장은 “국내에서는 내 브랜드지만 중국에 진출할 때는 내 것이 아닐 수가 있다. 패션페어에 나오는 브랜드의 경우 중국에서 상표권 등록이 안돼 계약이 파기된 사례까지 있었다”며 “브랜드를 만들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상표권 등록과 출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은 K브랜드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IP DESK 사업을 하고 있다. IP DESK는 한국 중소 중견기업에게 중국에서 상표나 디자인 출원을 할 경우 출원비용과 세관 지재권 등록비용을 최대 50%까지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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