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페 사태, 4차 협상서 타결…극한 대립 진정 국면
미소페 사태, 4차 협상서 타결…극한 대립 진정 국면
  • 정정숙 기자 / jjs@ktnews.com
  • 승인 2019.06.0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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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만에 천막농성 풀어, 1억2000만원에 합의

[단독] 지난달 25일부터 대치하던 미소페 협력공장 제화기술자들은 지난 4일 밤 11시 극적 합의를 이뤄 천막 농성을 풀었다. 미소페 협력공장인 (주)원준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제화지부(이하 민주노총 제화지부) 소속 기술공은 지난 4일 오후 2시부터 4차 협상에 들어가 장시간 회의 끝에 공장 청산으로 인한 합의금 1억2000만원 지급과 고용 보장에 노력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미소페 협력공장 (주)원준(대표 김칠성·오른쪽 두번째)과 민주노총 제화지부(지부장 정기만·왼쪽 세번째)는 지난 4일 밤 11시 극적으로 합의하고 사측이 합의금 1억2000만원 지급과 고용 보장에 노력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미소페 협력공장 (주)원준(대표 김칠성·오른쪽 두번째)과 민주노총 제화지부(지부장 정기만·왼쪽 세번째)는 지난 4일 밤 11시 극적으로 합의하고 사측이 합의금 1억2000만원 지급과 고용 보장에 노력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김형수 위원장과 원준 김칠성 대표는 합의서를 작성하고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 합의로 사측은 6월18일까지 1억2000만원을 지급하게 된다. 일자리를 잃은 제화공 13명에 이 금액이 지급되면 퇴직금 소송 등 민형사상 문제를 제기하지 않키로 했다. 원청인 비경통상과 협력공장 원준은 6월20일까지 일자리를 알선하는데 최선을 다하기로 합의했다.

정기만 민주노총 제화지부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원준과 민주노총 제화지부는 오후 2시부터 4차 협상을 이어갔다”며 “4일 밤 11시경 원준 대표가 제화기술공에게 1억2000만원을 지급한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13일 미소페 협력업체인 원준이 파산하면서 제화기술공들은 지난달 15일부터 1인 시위에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제화지부 소속 제화공들은 지난달 24일부터 원청인 비경통상 본사 앞에서 고용보장과 퇴직금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다음날인 25일부터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3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에서 원준이 퇴직금 소송에서 폐소하면서 촉발됐다. 원준은 제화기술공 19여명과 직원 7여명 정도 규모다. 제화기술공은 3~16년 일했고 월 평균 7000~1만족을 생산했다. 성수동에서는 가장 큰 규모로 알려졌다.

■퇴직금 소송 불씨 여전
이번 협력 공장 합의는 업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업계는 수제화 공임인상으로 촉발된 수제화 노사 갈등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는 반면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다는 의견으로 양분된다. 제화기술공 시위가 공임 인상 후 퇴직금 소송으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탠디 5개 하청업체 소속 제화공들이 작년 4월3일 공임인상과 퇴직금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이후 협상에서 공임 인상이 됐다. 이 여파가 수제화 메카인 성수동으로 번져 슈콤마보니, 세라, 미소페의 협력공장 기술공도 공임이 인상됐고 제화공들은 협력공장을 상대로 퇴직금 소송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1년이 지난 2019년 6월은 수제화 리딩 제화 브랜드 협력공장이 최소 5곳 이상이 폐업했다. 이 같은 사태가 퇴직금 소송으로 이어지면서 공장 사업주가 지불해야하는 퇴직금이 3000만원에서 12억원까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번 합의가 새로운 합의점에 도달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서울 성수수제화생산자협회 변서영 협회장은 이번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앞으로 민주노총 제화지부와 MOU를 맺고 같이 살아나갈 수 있는 상생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퇴직금 지급 문제는 숙제로 남아 있다. 성수동 지역에는 브랜드 협력 공장 40여 곳이 있다. 이들 업체 중 4~5곳을 제외하고는 연 매출이 4억~ 10억원 정도다. 대부분 소공인이다. 이들 공장은 고정경비인 임대료와 인건비를 빼면 협력공장 사장이 가져가는 영업이익이 3~4%(켤레당 2500~4000원선)다. 만약 회사가 퇴직금으로 7억을 내려면 70억 매출이 나와야한다는 것이다.

한 공장 대표는 “성수동에서는 가장 큰 업체인 원준이 다른 공장들에도 화두가 됐다. 퇴직금 소송이 확대되고 있는 와중에 민주노총에 명분을 살려준 결과다”며 “간신히 버티고 있는 공장들에게 제화공들이 공식적으로 퇴직금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불 능력이 없는 성수동 공장 쇠락이 더 가속화될 것”이라며 “원준이 파산해 돈을 못 받은 원·부자재업체는 속 앓이를 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협력공장 대표는 “갑피 기술공 공임은 평균 1300~1500원 올랐다. 갑피와 저부를 합치면 2600~3000원이 원가에 반영된다. 대부분 신발 원가는 4만~4만5000원선이다. 납품가가 5만원선으로 올랐지만 실제 납품가는 기존보다 줄고 있다.

수제화 경기침제와 브랜드사가 해외 생산을 늘면서 국내 생산물량이 줄고 있다. 또 브랜드 담당자는 업체 마진을 깎아달라고 요청해 울며겨자먹기로 납품가는 줄어든 상태로 납품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산대학교 IT 신발산업과 양승훈 교수는 “이번 사태는 신발 업계의 특수형태인 도급제라는 제도적 문제 때문에 발생했다”며 “노동자도 권리를 찾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산업이 축소된 상황에서 노동자도 경영인도 같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빅3 수제화 업체가 나서서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상생방안을 강구해야한다”고 전했다.

미소페 사태 추이
▶4월 1일=미소페 협력공장 (주)슈메이저 중국 이전, 공장폐업 25명 해고자 복직 투쟁, 백화점 미소페 매장 27곳 1인 시위
▶4월 3일=유통수수료인하 제화노동자사업단-경제민주화네트워크 간담회
▶4월11일=공정거래위원회/중소벤처기업부, 을지로위원회, 민주노총 수제화산업상생 노사간담회, 공장 방문
▶4월30일=고용노동부 서울지청 동부지청 성동구청 지역협력담당자 성수동 수제화 산업 간담회
▶5월14일=미소페 협력공장 (주)원준 폐업, 16일차
▶5월25일=미소페 원청(비경통상) 규탄 천막농성 돌입, 6일차
▶6월4일=4차 협상 극적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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