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으로 재조명되는 ‘롯데월드몰’ 가보니…불매 대상 유니클로·데상트·ABC마트 썰렁
일본 불매운동으로 재조명되는 ‘롯데월드몰’ 가보니…불매 대상 유니클로·데상트·ABC마트 썰렁
  • 정정숙 기자 / jjs@ktnews.com
  • 승인 2019.08.0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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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대체 토종 브랜드로 발길 돌려

일본 무역보복이 본격화된 지난 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내의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 ABC마트, 데상트 매장은 소비자 발길이 뚝 끊겼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일본 제품 불매에 나선 영향이다. 그러나 국내 브랜드 매장인 에이랜드를 비롯한 에이치커넥트, 빈폴, 탑텐 매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곳에서 국내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최근 2주간 롯데월드몰 내 국내 브랜드들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며 “어제보다 오늘(2일)이 방문객이 더 많다. 실시간 매출이 눈으로 확인될 만큼 높게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7월 매출은 전월대비 1억5000만원정도 늘었다. 또 가장 매출이 높은 명동 다음으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은 일본 불매운동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쇼핑몰이다. 대표적 일본계 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유니클로와 지유, ABC마트, 데상트 매장은 고객들이 발길을 끊어 한산한 모습이다.

조카를 데리고 쇼핑을 온 김모(40)씨는“최근 불거진 일본 제품 불매에 동참하기 전부터 국내 제품을 많이 이용했다. 앞으로도 1~2만원을 더 주더라도 국산 제품을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두 딸과 함께 쇼핑에 나선 최모(52)씨도 “최근 불거진 일본의 무역보복 때문에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발길을 돌렸다. 한국 제품도 퀄리티가 좋아 국내 브랜드 매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곳 롯데월드몰·롯데월드타워(지상 123층, 지하5층)는 일본 국적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롯데그룹의 상징이자 세계 5위에 드는 초고층 빌딩이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집무실을 비롯해 롯데물산, 그룹 이커머스사업본부 등이 입주하며 신동빈 잠실 시대가 열렸다. 데상트코리아도 국내 진출 후 사세가 커지면서 2017년 8월 이곳에 입주했다. 롯데그룹이 지분 49%를 보유한 에프알엘코리아도 올 가을 롯데월드타워에 입주할 예정이다.

쇼핑몰로 2014년 먼저 오픈한 건너편 롯데월드몰(지하 6층 지상 11층)은 SPA브랜드, 라이프스타일 및 여성복, 아웃도어 등 국내외 브랜드 매장이 들어서 있다. 오픈 초기 경기침체와 내수부진을 넘어 지난해 롯데월드몰과 면세점, 롯데월드타워, 롯데마트 합산 연 매출은 1조 8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7월 초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는 롯데월드몰 내 입점 브랜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본계 회사로 알려진 대표적인 브랜드 지유(지하1층), 유니클로(1~2층), 데상트(3층), ABC마트(4층)가 입점돼 있다. 대체 토종 브랜드 탑텐, 레스모아 등도 함께 있다.

이날 기자는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고 있는 유니클로와 지유 매장을 찾았다. 20여명이 방문해 옷을 보고 있었지만 한산한 분위기였다. 계산대에는 한 두 명의 고객이 계산을 하고 있었다. 지난 7월 유니클로 매출은 20~30%이상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클로 종로3가점은 계약기간이 만료돼 최근 폐점 절차에 들어갔다. 유니클로 모델이었던 이나영은 올 가을 겨울부터 국내 SPA 브랜드 ‘탑텐’ 모델이 됐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일본 불매 운동과 연관을 짓는데 종로3가점은 계약이 만료돼 폐점한다며 이번 사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롯데월드몰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브랜드 관계자는 “유니클로 매장은 롯데월드몰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위치하고 두 개 층을 사용하고 있고 수수료도 낮은 것으로 안다”며 “상대적으로 국내 브랜드 매장보다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유니클로와 지유는 롯데월드몰 내에서 다른 브랜드에 비해 크게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유니클로와 지유를 운영하고 있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일본 패스트 리테일링사(지분 51%)와 롯데쇼핑(지분 49%)의 합작회사다. 두 브랜드는 롯데에서 운영하는 쇼핑몰 등에 입점하면서 수수료로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됐다고 알려져 있다.

롯데월드몰 4층. 신발 편집샵 ABC마트에는 신발을 찾는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유통 브랜드 관계자는 “이전까지 소비자들은 ABC마트가 일본브랜드라는 인식이 거의 없었는데 일본 불매가 확산되면서 일본회사로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발 멀티 편집샵은 다른 브랜드 신발(나이키, 아디다스 등)이 입점돼 있고 간판(회사)만 일본이다. 실리를 추구하는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불매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3층에 입점한 데상트(일본 지분 100%인 데상트코리아가 운영)는 유니클로 다음으로 주요 불매운동 대상으로 지목됐다. 기자가 찾은 오후 4시 매장 안에는 소비자가 한 명도 없었다. 롯데월드몰 데상트 직원은 최근 변화에 대한 질문에 “점주를 포함한 매장 직원이 전부 교체된 지 2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다”고 대답을 회피했다. 데상트코리아 본사 측은 “불매운동 여파로 수치가 변동이 있는지 여부는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 돈은 한국서 벌고 사회적 책임은 외면
일본계 기업에 대한 소비자 발 길이 뚝 끊긴 배경은 돈은 한국에서 엄청나게 벌면서 기부와 봉사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니클로는 2005년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인천점에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2018년 8월 31일 현재 총 18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11% 늘어난 1조3732억원을 기록했다. 4년 연속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순이익은 전년대비 35% 성장한 1811억원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기부금으로 지출한 돈은 당기순이익의 1%에도 못미치는 10억원이었다. 1조 1822억원 매출을 기록한 2016년에도 기부금은 ‘공란’으로 기록돼 있다.

슈즈 편집샵 ‘ABC마트’를 운영하는 ABC마트코리아는 일본 회사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고 있다. 2002년 한국에 처음 진출할 당시는 일본 본사 지분율 51%인 한·일 합작회사였다. 멀티 신발 편집샵이 국내에서 활성화되던 2009년 연 매출 1300억원 성과를 냈다. 2010년 일본 본사 지분율이 68%로 늘어나면서 2011년 이후 100%에 가까운 일본 지분을 유지하게 됐다.

지난해 매출 5114억원, 영업이익 42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2.9% 오른 351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12월 기준 254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국내 멀티 신발 편집샵 대비 점유율이 50%를 넘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국 법인의 수익성 증가는 일본 ABC마트가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내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지난해 기부금은 3억원에 못 미치는 2억8566만원정도다. 2017년 기부금은 2674만원에 불과했다.

스포츠웨어 브랜드 데상트는 일본 본사 지분이 100%다. 유니클로 다음으로 주요 불매운동 대상으로 지목됐다. 1935년 일본에서 설립된 스포츠 브랜드다. 2000년 국내에 데상트코리아를 설립했다. 지난해 매출 7270억원, 영업이익 67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년째  전년대비 3% 가량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한국 매출은 일본 본사인 데상트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본사에 지불하는 로열티는 3년간 12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지급한 로얄티는 4억이었다. 국내 기부금은 2016년 35억원에서 지난해 16억원으로 2년 만에 반으로 줄었다.

지난 7월초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는 노노재팬 사이트, 맘 카페 등의 온라인을 중심으로 국내 브랜드 바로 알기 열풍으로 확산되고 있다. 노노재팬 사이트는 생활, 패션 등 카테고리별 일본 제품 정보와 함께 대체할 수 있는 제품 정보를 제공한다. 소비자가 정보를 올릴 수도 있게 돼 있다. 패션분야 일본제품으로 유니클로, ABC마트, 데상트, 아식스, 레스포삭, 몽벨 등 22여개 브랜드다. 대체 상품은 유니클로의 경우 탑텐, 자주를, ABC마트는 레스모아, 슈마커 등을 소개하고 있다.
/정정숙 기자 jjs@ktnews.com
/최정윤 기자 jychoi12@k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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