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1인 봉제 창업…청년 취업난에 맞춤제작 창업 유망
떠오르는 1인 봉제 창업…청년 취업난에 맞춤제작 창업 유망
  • 최정윤 기자 / jychoi12@ktnews.com
  • 승인 2019.08.16 1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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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기술 익히면 안정적 기반의 블루오션 시장 진입
반려견 원피스, 아이돌 피규어 맞춤옷 등 고가에 팔려

서여사부띠끄 문자영 대표는 매일 아침 강다니엘 인형에 체크볼캡모자를 씌우고, 튀어나온 실밥이 없는지 꼼꼼하게 살핀 뒤 다림질한다. 택배상자와 보호용 에어캡을 준비해 택배 준비를 마친다. 새로 들어온 주문 목록을 확인하고 곧바로 작업을 시작한다.

서여사부띠끄는 두 명이 모든 일을 처리하기 때문에 재고를 만들어 놓을 시간이 부족하다. 제작이 까다로운 모자는 1시간에 겨우 1개를 꿰맨다. 빠르고 꼼꼼하게 재봉해야 하기 때문에 원단 가격보다 재봉시간을 가격 기준으로 삼는다. 가장 인기 있는 체크볼캡과 뉴요커볼캡은 1만6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문 대표는 2014년 블로그에서 1인 창업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유명해진 뒤부터는 어머니를 영입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서여사부띠끄 고객들은 주로 베이비돌이나 아이돌 솜인형, 애니메이션 캐릭터 솜인형에 걸치기 위해 옷과 소품을 구매한다. 문 대표는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면 정성스럽게 사진을 찍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업로드한다.

플라스틱 모형은 아이들이 입에 넣어 깨물면 잇자국이 난다. 키즈카페 직원들은 위생 문제로 잇자국이 생길 때마다 플라스틱 과일을 버리고 새로 사야했다. 푸루토는 주기적으로 세탁기에 던져 넣으면 된다. 부모들은 세탁기에서 깨끗하게 씻기는 푸루토를 보고 키즈카페를 신뢰하게 됐다는 피드백을 줬다.
플라스틱 모형은 아이들이 입에 넣어 깨물면 잇자국이 난다. 키즈카페 직원들은 위생 문제로 잇자국이 생길 때마다 플라스틱 과일을 버리고 새로 사야했다. 푸루토는 주기적으로 세탁기에 던져 넣으면 된다. 부모들은 세탁기에서 깨끗하게 씻기는 푸루토를 보고 키즈카페를 신뢰하게 됐다는 피드백을 줬다.

최근 1인·소규모 창업과 청년 창업이 관심을 끌면서 자연히 봉제 창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년째 소규모 봉제 사업을 진행하는 봉트리살롱 김윤주 대표와 특수 맞춤제작 전문 와이모드 스튜디오 양정현 대표는 ‘아직 봉제 사업이 눈에 띄게 큰 사업은 아니지만 그래도 도전해볼 만한 사업’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봉제 창업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사람들이 원하는 조건을 갖춘 제품을 만들면 성공에 가까워진다는데 동의했다.

청년 창업자들이 소규모 봉제 1인 창업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한국 경제 불황으로 인한 취업난이 직접적 원인이 됐다. 7월 기준 청년 실업률은 1999년 통계작성 이후 최고치인 9.8%까지 치솟았다.

정부 재정투입으로 일자리를 얻은 단기 알바생을 제외해도 열명 중 한 명은 직장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경제불황이 불러온 취업난이 가중되자 전문적 기술만 갖추면 꾸준히 안정적 수입이 보장되는 1인 봉제창업이 대안으로 떠오른 셈이다.

1인 봉제창업은 그동안 주류를 이루던 패션상품 온라인 창업과는 또 다르다. 동대문 도매에서 옷을 떼다 파는 유통에서 나아가 고가 의류와 반려동물 옷, 캐릭터 소품 같은 특수맞춤제작 생산이라는 점에서 변환점을 맞고 있다. 기술을 습득하기는 어렵지만 아직은 경쟁이 적어 창업초기 리스크를 견디고 인지도만 쌓으면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인 봉제창업을 교육하는 기관이나 학원도 여럿 생겼다. 한국패션봉제협회(회장 이상태)는 작년 10월부터 봉제를 가르치는 코워킹팩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상태 회장은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이 서로 도와 봉제창업 기초를 세울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고 있다”며 “점차 많은 사람들이 봉제 창업에 쉽게 도전할 수 있게 된다면 일반인들 인식도 바뀔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윤주 대표는 봉트리살롱에서 봉제 창업 노하우와 더불어 대량생산으로 성공하는 법을 가르친다. 그는 “창업자가 대량 생산을 하려면, 독특한 아이디어로 꾸준히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해 대중에게 각인시켜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돌 산업이 성장하면서 팬들이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언더 문화 규모는 거대하다. 팬이라면 알아볼 수 있을 특징이 담긴 굿즈(상품)가 팬 문화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아이돌 솜인형은 이제 팬들의 일상과 함께하는 상품이 됐고, 일부는 자신이 입는 옷과 아이돌 인형이 입는 옷을 맞춘 다음 함께 외출하기도 한다. 인형용 모자, 가방, 신발, 피어싱, 샤워가운을 잘 만드는 곳을 찾아 자기 솜인형에게 입히는 소비행태가 유행이다.
아이돌 산업이 성장하면서 팬들이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언더 문화 규모는 거대하다. 팬이라면 알아볼 수 있을 특징이 담긴 굿즈(상품)가 팬 문화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아이돌 솜인형은 이제 팬들의 일상과 함께하는 상품이 됐고, 일부는 자신이 입는 옷과 아이돌 인형이 입는 옷을 맞춘 다음 함께 외출하기도 한다. 인형용 모자, 가방, 신발, 피어싱, 샤워가운을 잘 만드는 곳을 찾아 자기 솜인형에게 입히는 소비행태가 유행이다.

봉트리살롱은 ‘푸루토’를 대량생산하는데 성공했다. 푸루토는 실제 크기로 만든 과일 봉제모형으로 주로 키즈카페에 팔리고 있다. 푸루토는 기존 플라스틱 과일모형과 달리 봉제품은 어린이가 깨물어도 잇자국이 남지 않고, 자주 세탁해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실제 과일과 크기가 같아 교재로도 쓰이고 있다.

23년째 의상을 제작하고 있는 양정현 대표는 피규어 전용 옷과 입시전문 드레스를 중심으로 맞춤제작 주문만 받는다. 양 대표는 “창업자가 독특한 디자인과 평면에 그려진 디자인을 입체로 완성할 수 있는 숙련된 기술을 갖췄다면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답했다.

1인 봉제 창업은 제작자가 신체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는 점과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양 대표는 “관절과 굴곡이 제각기 다른 신체에 맞게 옷을 설계하는 일은 많은 경험이 쌓여야 능숙해진다.

반려동물은 등이 짧고 목이 긴 친구가 있고, 피규어는 가슴 사이즈가 큰 모델이 있다. 대신 아무나 쉽게 따라하지 못하기 때문에 개인이 벌 수 있는 수입은 높아진다. 반려동물 한정판 니트원피스는 10만원 정도에 판매했다. 발레 유니타드는 디자인에 따라 120만원 정도로 가격을 책정한다. 블루오션인 셈이다”고 밝혔다.

광명풀잎문화센터 이양자 강사는 브랜드 형성보다는 지역 주민을 공략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지난 6월 속성 공방 봉제창업반을 연 광명풀잎문화센터는 봉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옷을 만들 수 있도록 가르친다.

공방은 봉제 창업을 처음 시작하는 사업자가 지역 주민과 소통하면서 퇴근길에 들르는 단골 손님을 만들기 편하다. 이 씨는 “반려동물 옷은 추가로 이곳저곳 수선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기 때문에, 공방에서 직접 반려동물 치수를 재고 만드는데 유리하다. 사업자는 (추가수선을 위해) 배송비를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고 언급했다.

쏘잉드로잉 전문 천인안 작가는 조금 더 특별한 방법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쏘잉드로잉은 재봉틀로 천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인데, 봉제 창업자들은 쏘잉드로잉을 이용해 문패나 홍보문구를 그리면 상대적으로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다.

POP글씨와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 실로 박아 그린 천은 잘 찢어지지 않고 세탁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평면과 달리 입체감이 뚜렷해 인기다. 천 작가는 진입장벽이 낮은 대신 폰트나 그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틈틈이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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