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몰, 장사 잘되니…한국 브랜드 ‘토사구팽’ 논란
롯데월드몰, 장사 잘되니…한국 브랜드 ‘토사구팽’ 논란
  • 정정숙 기자 / jjs@ktnews.com
  • 승인 2019.08.3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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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뉴엘’있는데 지하1층도 해외명품으로 MD 개편
대표 쇼핑몰 위상 감안하면 현재 브랜드 파워 약하다는 반론도
장사 안될때 버티며효자 노릇 했는데…울며 겨자 먹기로 수용

A업체는 롯데월드몰이 개장한 2014년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입점했다. 오픈 초기 아쿠아리움 누수 등 악재로 고전하면서도 버틴 결과 3년 전부터 매출이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다.

지금은 전체 매장 중에서 1~3위권 매출을 유지 중이다. 그런데 이 회사는 올해 10월31일자로 입점 계약 종료 통보를 받았다. 롯데자산개발 담당자와 만나 입점유지 의사를 밝혔으나 큰 이슈가 없는 한 계약이 종료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롯데월드몰을 운영하는 롯데자산개발이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입점한 국내 10여개 토종 브랜드 중 절반 이상을 내보내고 글로벌 브랜드로 MD를 교체할 것으로 예상돼 파장이 일고 있다.

롯데월드타워(사진 왼쪽)과 롯데월드몰은 하나의 복합공간으로 연결돼 있다. 올 연말 MD 개편으로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입점한 국내 10여개 토종 브랜드 중 절반 이상이 글로벌 브랜드로 교체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롯데월드타워(사진 왼쪽)과 롯데월드몰은 하나의 복합공간으로 연결돼 있다. 올 연말 MD 개편으로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입점한 국내 10여개 토종 브랜드 중 절반 이상이 글로벌 브랜드로 교체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은 오는 10월31일자로 계약이 끝나는 대부분의 국내 브랜드에 계약 종료를 통보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블루버틀’, 호주 뷰티 ‘이솝, ’크리스챤 디올 뷰티’ 등이 교체 브랜드로 거론되며 입점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롯데자산개발 홍보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롯데월드몰 MD 개편은 현재 시점으로 협의 검토 중인 단계다. 아무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입점업체들은 “10월31일로 계약이 끝나는 대부분의 국내 브랜드사와 재입점 계약이 끝났음을 통보 받았다. 초기 어려움을 함께 하며 몰을 살린 국내브랜드를 내보내고 두바이 타워몰처럼 글로벌 브랜드를 입점시키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국빈급 외국 관광객이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을 많이 찾으면서 롯데월드몰이 두바이타워몰에 준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몰로 인식돼야 한다는 것이 경영진의 생각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롯데그룹에서 하나의 쇼핑공간으로 연결된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은 그룹의 얼굴이다. 롯데월드몰을 롯데자산개발이 운영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그룹 차원에서 MD를 기획해야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브랜드 입점 추진은 1~2년 전부터 거론됐고 올해 3월 샤넬 뷰티 스튜디오가 입점한 이후부터 본격화됐다. 롯데월드몰은 지금은 명동, 강남보다 더 중요한 상권으로 꼽힌다. 백화점은 매출이 떨어져 하향세인 반면 쇼핑몰은 상승세를 타고 있어 명품 브랜드들도 홍콩, 두바이처럼 유명 쇼핑몰 입점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다.

유통 전문가들은 샤넬 등 명품 뷰티 브랜드 역시 백화점보다 젊은 고객들이 많은 쇼핑몰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롯데월드몰이 글로벌 브랜드로 지하1층을 채운다는 말은 2년 전부터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매출 실적이 부진한 브랜드 위주로 브랜드 교체가 됐다. 하지만 이번처럼 계약 종료되는 대부분 국내 브랜드를 해외 브랜드로 교체하겠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국내 입점 업체들은 에비뉴엘 명품관이 있는데 또 다시 지하 1층 대부분을 글로벌 브랜드로 교체하려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는 입장이다. 입점업체 관계자는 “오픈 초기 입점해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국내 브랜드가 초기 효자역할을 했는데 장사가 잘 되니 나가라고 하는 것이다”며  “롯데월드몰 바로 옆에는 명품쇼핑관인 에비뉴엘이 있는데 이곳을 글로벌 브랜드로 채우려는 결정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롯데월드몰 지하1층 매장은 3년 전부터 매출이 오르면서 회사 내  매출 상위 10위권 안에 드는 키(Key) 매장역할을 하고 있다”며 “브랜드 입장에서는 여러 백화점과 몰을 보유한 유통 공룡 롯데와의 관계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계약 종료를 수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롯데월드몰은 초기 악재가 많았다. 개장 초기 아쿠아리움(수족관) 누수, 영화관 부실공사, 승강기 안전 센서 이상 사고 등으로 안전 문제가 제기되면서 입점 업체들은 매출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었다.

한편에서는 롯데월드몰의 이번 MD개편이 필연적 수순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한 유통 업계 전문가는 “백화점과 쇼핑몰 패션 부문은 해외명품과 컨템포러리 상품군이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몰은 트렌드에 따라 브랜드를 교체해야하는 고충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월드몰은 우리나라 랜드마크가 됐는데 MD는 조잡하다는 의견이 있다. 외국 국빈들이 왔을 때 대표 쇼핑몰로서 보여주기에는 지하1층 브랜드 파워가 다소 빈약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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