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수정의 밀라노 스토리 (3)] 문화예술 자산으로 세계시장 제패한 이탈리아 패션
[차수정의 밀라노 스토리 (3)] 문화예술 자산으로 세계시장 제패한 이탈리아 패션
  • 편집부 / ktnews@ktnews.com
  • 승인 2019.11.1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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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브랜드 대부분 문화예술에 폭넓은 사랑과 관심
프라다, 아르마니…예술 전시공간 확보에 막대한 투자

오늘날의 패션계는 무수히 많은 관련 산업과 다른 직종과의 비즈니스로 인해 그 주제가 광범위해지고 있다. 패션산업 관계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도 무궁무진함을 자주 실감하곤 한다.

이 복잡한 패션산업 선두에서 큰 브랜드를 일궈낸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이라면 한결 같은 문화예술에 대한 폭넓은 사랑과 관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빠른 시간안에 비즈니스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더라도, 그들의 관심은 단순히 미학적 존재에 대한 동경을 넘어 패션과 예술의 상호관계에서 생겨난 자연스러운 애착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패션산업을 주도하는 중요한 이름들이 문화예술 세계와 어떤 형태로든 함께 어우러진 모습을 이탈리아에서 찾아보는 것도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프랑스 케링 그룹 설립자 프랑수아 피놀(Francois Pinault)은 뿐따 델라 도가나(Punta Della Dogana·사진)를 2009년 개장하며 현대예술에 대한 지식과 애정을 대중과 공유했다.   사진=위키미디어
프랑스 케링 그룹 설립자 프랑수아 피놀(Francois Pinault)은 뿐따 델라 도가나(Punta Della Dogana·사진)를 2009년 개장하며 현대예술에 대한 지식과 애정을 대중과 공유했다. 사진=위키미디어

꼴레찌오네 마라모띠(COLLEZIONE MARAMOTTI)
이탈리아의 세계적 여성복 브랜드 막스마라(MAXMARA) 창업자 아킬레 마라모띠가 개인적으로 모아오던 예술품들을 그의 공장내 복도에 전시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다. 1950년대 창업이래 레지오 에밀리아(Regio Emilia) 인근 지역 경제에 큰 몫을 해 오던 막스마라 규모가 확대·이전됨에 따라 예전 공장이 전부 꼴레찌오네 마라모띠라는 이름의 미술관으로 남게 된 것이다.

그렇게 2007년 영국 디자이너 브랜드 앤드류 합굿(ANDREW HAPGOOD)이 1957년에 만들어진 옛 공장에 모던한 공간을 접목해 새로운 전시공간으로 탈바꿈 시키며 창업자 가족이 컬렉션 해오던 200여점의 예술품을 퍼머넌트 전시공간에 공개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 미술관은 이탈리아 근·현대 예술이 크게 발달한 지역적 특성상 20세기 중후반의 주요 이탈리아 및 국제 예술 트렌드를 잘 보여주는 회화와 조각작품들이 주로 전시돼 있다.

특히 1950년대 표현주의, 추상주의 작품부터 로마 팝아트 그리고 루초 폰타나(LUCIO FONTANA), 미켈란젤로 피스톨레또(MICHELANGELO PISTOLETTO)와 이탈리아 현대예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르떼 포베라(ARTE POVERA)를 거쳐 8~90년대 작품들까지 전시되어 있다.

또한 꼴레찌오네 마라모띠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영국 화이트차펠 갤러리(WHITECHAPEL GALLERY)와 협업으로 영국내 거주 여성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막스마라 아트 프라이즈를 들 수 있다.

폰다찌오네 프라다(FONDAZIONE PRADA)
미우차 프라다(MIUCCIA PRADA)와 남편 파트리찌오 베르텔리(PATRIZIO BERTELLI)가 1990년대부터 보여오던 현대예술에 대한 관심과 투자로 2015년 밀라노의 스칼로 로마노 인근 지역에 폰다찌오네 프라다가 확대 이전되었다. 1910년 준공된 2만㎡ 가까운 옛 브랜디 공장부지에 3개의 새로운 구조물이 들어서면서 기존 공장의 7개 건물들도 미술관의 한 부분으로 조화를 이루게 된 것이다.

프라다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디자인하기도 했던 렘 콜하스(REEM KOOLHAAS)의 프로젝트로 특이하면서 대조를 이루는 재료와 색상 조합이 아주 인상적이다. 특히 퍼머넌트 전시공간으로 쓰여진 옛 알코올 증류소 수직건물이 멀리서도 돋보이는데 ‘호운티드 하우스(HAUNTED HOUSE)’로 불리는 이 건물은 예전 실내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금박으로 재창조된 외관과 큰 대조를 이루며 그 아름다움이 극대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팔라쪼 그라씨(PALZZO GRASSI)
예술 애호가인 프랑스 케링 그룹 설립자 프랑수아 피놀(Francois Pinault)은 유명한 현대예술품 수집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피놀 컬렉션의 현대 미술관 팔라쪼 그리씨와 뿐따 델라 도가나(Punta Della Dogana)가 각각 2006년과 2009년에 개장되며 현대예술에 대한 지식과 애정을 대중과 공유하고자 하는 바람을 내 비췄다.

프라다의 예술작품 전시공간인 ‘폰다찌오네 프라다’. 옛 알코올 증류소 수직건물이 멀리서도 돋보이는데 ‘호운티드 하우스(HAUNTED HOUSE)’로 불리는 이 건물은 예전 실내 모습과 금박으로 재창조된 외관과 큰 대조를 이루며 그 아름다움이 극대화되었다. 사진=위키미디어
프라다의 예술작품 전시공간인 ‘폰다찌오네 프라다’. 옛 알코올 증류소 수직건물이 멀리서도 돋보이는데 ‘호운티드 하우스(HAUNTED HOUSE)’로 불리는 이 건물은 예전 실내 모습과 금박으로 재창조된 외관과 큰 대조를 이루며 그 아름다움이 극대화되었다. 사진=위키미디어

팔라쪼 그라씨는 18세기말 베니스공화국 끝자락에 지어진 건물로 피앗(FIAT)에 이어 2005년 컬렉터 프랑수아 피놀의 자산이 되었다. 그리고 뿐따델라 도가나는 현대미술센터 프로젝트에서 우승한 피놀 컬렉션에 의해 복원돼 재개장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2006년부터 이어진 그의 문화 프로젝트는 베니스 내의 박물관 활동, 베니스와 이탈리아 밖에서의 전시 프로그램 그리고 예술가를 후원하고 예술사를 홍보하는 목적을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다.

피놀 컬렉션은 파리, 모스크바 등 전세계에서 끊임없이 전시를 이어왔고 2020년 파리의 구 증권거래소에 새로운 미술관 개장을 앞두고 있다.

아르마니 실로스(ARMANI SILOS)
조르지오 아르마니 런칭 40주년인 2015년, 1950년대에 지어진 곡물창고를 개조해 총 4층, 4500㎡의 전시공간을 실로스(SILOS)라는 이름으로 오픈했다. 기존 곡물 창고이던 건축물의 특성을 보존하면서 브랜드의 대표 이미지인 심플함과 기하학적인 감각을 살리며 재구성된 실로스는 아르마니가 자신의 뿌리와 패션의 미래를 잘 접목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무수한 사진, 건축, 그래픽 작품전 뿐 아니라 아르마니의 역사적 컬렉션을 음미할 수 있는 퍼머넌트 전시공간에서는 남성적 색상과 직물에 더해진 여성의 부드러움과 유동성이 돋보이는 옷들의 그룹인 안드로지노(ANDREGINO),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비 서구지역 국가민족성을 찾아볼 수 있는 에트니에(ETNIE) 그리고 영화와 엔터테인먼트 세계의 스타들에게 사랑받았던 의상그룹 스타(STARS) 등 세가지 테마에 따라 40여년간 이어져온 아르마니의 대표 컬렉션이 선별돼 선보이고 있다. 이렇게 실로스는 아르마니의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상상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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