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대기자의 화판(化板)-11] 살짜기 경자年이 온다
[김종석 대기자의 화판(化板)-11] 살짜기 경자年이 온다
  • 김종석 기자 / jskim118828@ktnews.com
  • 승인 2019.12.3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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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글로벌 무대 성공
좋은 컨텐츠와 사람 투자의 중요성
인재 육성은 신성장 동력의 발판
경제정책은 장기적 접근이 필요

누군가 필자에게 문자를 보냈다. 처음에는 심각하고 어이없이 읽고 있었는데 결국은 웃음으로 끝났다.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한다. 내용은 이렇다. ‘소식 없던 경자한테서 연락이 왔다. 이름도 촌스럽고 세련되지 못한 年이 보따리 몽땅 싸가지고 나하고 1년간 살려고 갈 테니 그리 알란다.

오랫동안 못 본 것도 정이 되는지 반가운 마음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막무가내라 겁이 덜컹 나기는 하지만 생각해보니 나를 알아주는 고마운 年이다. 이러다 덜컹 내년에 늦둥이 보면 어쩌지?’

2020년은 경자년(庚子年)이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한 해가 저무는 모양새다. 정치적으론 ‘조국 전 장관 논란’이 계속해서 기사를 도배하다시피 했고 ‘한일간 무역갈등’이 불매운동으로 번졌고 아직도 진행중이다. 경제적인 면에선 단연코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이 전 업종에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업종 특성에 맞는 다양한 보완 정책이 준비 시행돼야 하는데 현재 아무 보완 조치가 이뤄진 것이 없어 기업들이 혼란속에 시름 중이다.  특히 섬유업계는 정부정책 결여와 관심 부족으로 고사 직전까지 갔고 지금도 구렁텅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民·官·産이 서로를 보듬어 새해를 계획하고 난국을 타개할 묘책을 만들어야 한다.

취재를 하다 보면 ‘사업을 하는 동안 마음 편했던 적이 거의 없었다’ ‘대한민국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는데 해결책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난감하다. 꼬인 실타래는 풀리게 마련인데 손 쓸 곳을 모르는 형국이다. 경자년에는 기업을 운영하는 업주 포함해서 국민 모두에게 웃는 날이 많기를 글자 한 자 한 자에 힘주어 간절히 바래 본다.

지금과 같은 변혁의 시기에는 인재가 답이라는 얘기가 있다. 손석희 앵커가 JTBC뉴스룸에서 하차한다는 기사를 접했다. 방송국 대표 앵커가 바뀌는 것이다. 수십년 동안 앵커로서 대표격이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만큼 한사람의 존재감이 기업의 위상과 관련성이 깊은 것이다.

11월25일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기념해 마련한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서 방탄소년단 소속사 방시혁 대표(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강연에서 사람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아시아 동쪽 작은 기획사에서 출발한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인 반향을 이끌어 냈다. 방탄소년단 성공이 유튜브 기술의 존재 가치와 파급력을 증명한 것이다. 우리는 역사속에서 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탓에 아픈 경험을 했다. 지금 당장 우리가 기술 문화를 선도할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건 어려울 수도 있다.

컨텐츠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단기간 집중을 통해 완성해 낼 수 있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좋은 컨텐츠의 힘이었다.” 결국 대부분 문제는 ‘사람의 몫’으로 귀결되는 것을 재확인했다. 4차 산업혁명이 선보일 새로운 기술의 존재가치를 증명해 낼 사람에게 투자해야 초 연결 시대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얘기를 끝맺었다.

파레토법칙(Pareto’s principle)은 80대 20 법칙으로 불리며 오랫동안 대중적 마케팅 기법으로 인식돼 왔다. 상위 20% 매출을 차지하는 상품이 전체 매출액의 80%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경제학자 사이에 관점의 차이는 있지만 지금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기업 인사에선 ‘상위 20% 직원이 80% 성과를 거둔다’라고 활용되고 개인적인 측면에선 ‘잘하지 못하는 것 80%에 노력과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내가 잘하는 20%에 집중하라’는 식으로 인용된다. 조직에선  한 두 사람의 성과가 전체를 먹여 살린다고 해석할 수 있다.

‘헬조선.’ 열심히 노력해도 살기 힘든 곳이란 뜻이다. 이를 입증하듯 해외로 떠나는 국내 인재가 매년 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해외에 취업한 청년 인력은 2013년 1600명대에서 2018년 5800명대로 늘었다. 정부기관에서 집계한 숫자로 보면 실제 해외 취업자는 더 많을 것이다. 해외에 취업한 인재가 다시 한국에 돌아오는 경우도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제5차 혁신성장 전략회의에서 “2023년까지 혁신인재 20만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인재 유치가 중요함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정책이 너무 단기적이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정책도 바뀐다. 경제정책은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때 입체적이고 건설적일 수 있다. 이번 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돌았는데 나머지 반을 염두에 둬야 할 시점이다. 올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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