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NO1. 패션의류 집적지 “동대문이 무너진다”
글로벌 NO1. 패션의류 집적지 “동대문이 무너진다”
  • 정정숙 기자 / jjs@ktnews.com
  • 승인 2020.03.1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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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매출 10분의 1토막
긴급생산·운영자금 지급 신속하게 이뤄져야
“현금 확보하려고 원가에 팔아도 안나가”
온누리 상품권 사용할 수 있게 하면 동대문 상권 소비진작에 도움

지난 10일 오전 9시 테크노상가는 숨죽인 듯 정적이 흘렀다. 사람은 층마다 1~2명만 있을 뿐이다. 여느 때 같으면 따뜻한 봄여름 시즌 상품을 구매하러 온 소매인들로 한가할 틈이 없을 때다. 3월~5월은 시장에서 옷이 가장 잘 팔릴 때다. 그러나 코로나 19가 발생한 1월 말부터 이곳을 찾는 사람은 하루 20여명 내외다.

지난 9일 매장을 찾은 손님은 10명 정도에 불과했다. 전정곤(45) 꼬라지 사장은 “지금은 사스와 메르스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 2월부터 10~20% 매출 밖에 안 나온다”고 시름에 겨운 표정으로 말했다. 적자가 계속되면서 소상공인 긴급생활자금대출을 했다.

도매상가가 밀집한 동대문시장은 밤 11시가 되면 쇼핑상가 앞에 해외시장과 전국 각지로 나가는 대봉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지게꾼과 오토바이 배달 및 도소매 상인들로 제일 붐비는 시간이다. 코로나19가 닥친 지난 10일 밤 동대문은 인적없이 한가했다.
도매상가가 밀집한 동대문시장은 밤 11시가 되면 쇼핑상가 앞에 해외시장과 전국 각지로 나가는 대봉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지게꾼과 오토바이 배달 및 도소매 상인들로 제일 붐비는 시간이다. 코로나19가 닥친 지난 10일 밤 동대문은 인적없이 한가했다.

그는 “대구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오면서 대구 동성로 도매 고객이 제로에 가깝다”고 토로했다. 꼬라지 매장 대표는 어제(9일) 밤 11시 오픈 후 2시간 만에 일을 끝냈다. 이 회사 5명 직원 중 3명이 자진 무급휴가를 요청했다. 안산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로 장사가 안 돼 한 달 만에 도매시장을 찾았다.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겠다는 생각뿐이다”고 전했다.

동대문에서 일본과 중계무역을 하는 김 모 대표(53)는 “최근 한국과 일본간 무비자입국 중단 조치가 시행되면서 일본업체가 소싱을 맡겨 지난주 금요일부터 동대문 도매상가를 돌고 있다”며 “앞으로 클레임 증가와 비즈니스 차질이 우려돼 걱정이다”고 바삐 걸음을 옮겼다. 6층 10호 씨드 매장. 그곳에는 디자이너와 사장이 디자인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2시간 동안 고객은 1~2명이 지나갈 뿐이었다. 신정아 대표는 “우리를 비롯해 동대문은 일 주일에 3번 이상 신상품을 생산한다. 지금은 주문 들어오는 소량오더만 만들고 있다”며 “아예 손님이 안 와서 판로가 막혔다. 작년과 비교해 신상품 생산량이 10% 이하로 줄었다”고 말했다.

테크노상가는 270여개 매장이 입점돼 있다. 코로나 19 확진자가 늘어난 2월 대부분 사장들은 직원 2~3명을 무급휴가 보내는 실정이다. 4개 매장은 폐점 위기가 닥쳤다. 지난 10일 밤 10시 동대문시장 거리는 황량한 만이 감돌았다.

코로나 19로 직격탄을 맞은 동대문은 기획 생산, 도소매 판매 공급사슬이 연결된 특수상권이다. 공장에서 생산된 원단을 실어 도매 매장에 배달하는 지게꾼과 오토바이 배달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동대문운동장역 앞 apM플레이스와 apM럭스를 오고가는 셔틀버스는 많은 자리가 빈 채로 달리고 있다. 물건을 떼러 온 국내외 소매상들 발길이 뚝 끊어졌기 때문이다. 중국고객이 80% 이상인 apM플레이스는 사람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매장들 바닥에는 대봉이 쌓여 있고 고객이 주문한 옷이 담긴 작은 비닐봉투가 굴비엮듯 줄줄이 묶여 길게 놓여 있다. 그마저 재고거나 미송(미배송 입고지연) 상품이었다. apM플레이스 1층 링서울 매장 고우영(35) 대표는 “봄 시즌이 지나가기 전에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옷값을 도매원가 수준으로 팔고 있다.

그것조차 소비 시장이 위축돼 소매상들이 사지를 않는다”고 호소했다. 지난 9일 이곳을 찾은 매장 구매 고객은 한 곳 뿐이었다. 코로나 19가 확대된 2월부터 이곳 직원들은 돌아가며 일주일씩 쉬었다. 5층 브릭레인 오주영(34) 대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대되면서 2월부터 적자다. 여름 신상품 생산도 3분의 1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apM플레이스 김정현 본부장은 “코로나 19 영향이 장기화 되면 제조업 전체가 위험해진다”고 말했다. 도미노 연결고리인 동대문제조업을 살리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섬유패션 시장 현실에 맞는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박중현 동대문관광특구협의회장은 “동대문 시장은 원부자재, 원단, 봉제,  도매, 유통까지 연결되는 패션 최대 집적지로 제조유통업 종사자가 대부분이다. 코로나 19 사태가 해결된 이후 상품제조에 필요한 비용을 빠르게 지원해야한다”고 제안했다.

기존 대출과 별도로 동대문 맞춤식 초단기 자금 지급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상인들에게 맞춤식 생산 자금을 지원해 공급부족을 해소한 이후 정부는 수요 활성화에 사회적 분위기를 총동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간 임대료 인하분에 대한 세제지원과 함께 온누리 상품권 지급도 한 방법이다. 온누리 상품권으로 동대문 도소매 전통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소비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섬유패션시장은 기업들이 2~3월 신상품을 거의 만들지도 팔지도 못해 공급부족과 수요 감소 문제가 생겼다. 봄여름 장사에서 다음 시즌(가을겨울)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 상인들은 가울겨울까지 장사까지 망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동대문 시장에는 1년 장사를 망치면 버틸 수 없는 중소상인이 거의 없다. 모 상인 회장은 “정부는 연 매출 6000만원 이하인 영세 개인사업자의 부가세 납부세액을 내년 말까지 간이과세자 수준으로 경감한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동대문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 동대문 소상공인에 대한 대책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동대문 소상공인은 부자재, 봉제 값 내지 직원 월급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영세상인과 비슷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많은 상인들이 대출받으러 갔다가 질문만 30가지 듣고 허탕만 치고 돌아왔다. 엉뚱한 데 돈 퍼주기 위한 명분을 만들 뿐이다”며 “정부를 믿을 수가 없다. 임대료 인하한 건물주에 대한 세액감면도 국회를 통과해야한다는 공허한 답변 뿐이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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