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시대 저물고 위기 일상화되는 ‘뉴노멀’이 온다
소비시대 저물고 위기 일상화되는 ‘뉴노멀’이 온다
  • 정기창 기자 / kcjung100@ktnews.com
  • 승인 2020.04.10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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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 12~18개월 내 수많은 글로벌 패션기업 파산
재고 줄이고 상품에 가치 부여하는 혁신 도입해야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의류와 신발 등 패션부문 매출이 27~30%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명품부문은 35~39%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매킨지와 BoF(Mckinsey & Company and Business of Fashion)는 코로나 영향을 반영한 4월 ‘2020 패션산업 전망(the State of Fashion 2020 : Coronavirus Update)’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앞으로 극심한 경기 후퇴 및 소비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맥킨지는 “앞으로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18개월 내에 많은 숫자의 글로벌 패션기업이 파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소싱저널이 이 보고서를 인용한바에 따르면 전염성 강한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전세계 오프라인 매장(Brick and Mortar Sector)은 거의 대부분 2주일간 문을 닫았고 미주지역 브랜드의 80%는 재정적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고 온라인 매출이 좋은 것도 아니다. 온라인 부문의 경우 미국은 30~40%가 줄었고 유럽은 5~20% 감소한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 역시 15~25% 감소했다.

맥킨지는 코로나19 발생 전 패션산업은 세계 최대 산업 중 하나로 연 2.5조 달러 시장을 형성했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좋지 않다고 밝혔다. 실(絲)에서 직물, 패션 완제품까지 모든 가치 사슬에 종사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실업과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뜻이다.

전 세계적인 공급망(Supply Chain)은 붕괴 위기에 놓여 있다. 막대한 의류를 생산하는 방글라데시, 인도, 파키스탄, 미얀마 지역 공장은 오더가 취소되면서 근로자들이 파업과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현지 정부는 기업이나 공장을 지원할 만한 안정적 장치를 갖추지 못해 현 상황은 단시일 내에 개선되기 힘든 상황이다.

맥킨지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수익과 운영 모델을 전면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맥킨지는 “극단적 소비지상주의(consumerism)는 끝났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며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을 찾아내는 기업만이 더 많은 잠재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패션 기업은 재고를 줄이는 한편 상품에 가치를 부여하는 혁신적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개인화하고 경험소비를 중시하는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기업의 운영 방식 역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용에 기반해 인력을 줄이고 매장 폐쇄에 대비한 계획을 세우는 한편 생산 계획을 다시 들여다보고 공급망 강화를 위한 재정비도 필요하다.

맥킨지는 “글로벌 패션 산업에 전례 없는 변화의 시기, 즉 뉴노멀(New Normal)의 시대가 오고 있다”며 “위기의 핵심은 스피드와 적응력”이라고 강조했다.

재정난에 처한 소비자들은 소비를 줄이거나 더 많은 할인을 하는 유통으로 넘어감에 따라 지난 10년간 만들어진 상품 세일 방식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맥킨지 조사에 응한 응답자의 56%는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 동안 의류를 구매하는 유일한 이유는 대규모 할인(special promotion)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전보다 더 치열한 가격 경쟁의 도래를 예고한 것이다.

디지털화도 빼놓을 수 없다. 맥킨지는 “글로벌 패션산업의 디지털 채널 의존도는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백화점과 일반 소매점은 물론 디지털 퍼스트 방식(digital-first mentality)에 적응하기 어려운 소규모 업자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변화의 흐름을 타지 못하는 기업은 파산을 신청하거나 정부 지원에 더욱 의존하게 돼 결국 사모펀드 같은 기업들의 타겟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맥킨지는 이미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던 미국 백화점 니만 마커스(Nieman Marcus)는 파산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국의 유명 브랜드 로라 애슐리(Laura Ashley)는 지불 불능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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