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즈서울 김수정 대표 - “남자 옷처럼 편한 여자옷 어디 없나요?”
퓨즈서울 김수정 대표 - “남자 옷처럼 편한 여자옷 어디 없나요?”
  • 최정윤 기자 / jychoi12@ktnews.com
  • 승인 2020.07.24 13: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Z세대 가치소비 리딩 브랜드
여성복 한계점 보완
혼란스러운 규격 바로잡는다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지 약 반 년이 지났다. MZ세대가 추구하는 가치소비가 주요소비테마가 되면서, 이들이 관심갖는 친환경, 젠더, 공정거래 이슈가 ‘돈이 되는’ 주제로 주목받고 있다. 퓨즈서울은 젠더이슈를 패션에 반영해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는 브랜드다.

김수정 대표가 직접 디자인한 옷을 판매한다. 인스타그램에 기존 여성복이 차용하지 않았던 ‘편한’ 옷이 가진 소재와 패턴, 봉제를 적용한 디자인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해 소비자와 소통한다.

-옷은 몸이 움직이는 범위를 제한하는 요소이며, 더 나아가 사회적인 인상까지 결정합니다. 퓨즈서울은 기존 여성복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튼튼한 소재와 여유로운 핏, 커다란 주머니 등이 대표적인 예시죠. 퓨즈서울이 만드는 옷은 어떤 가치를 지향합니까.

“점점 여성복 사이즈가 줄어들고 있어요. 지난 5년간 눈에 띄게 보이는 현상입니다. 예전에는 27인치가 M사이즈였는데, 지금은 27인치가 L사이즈가 됐습니다. 브랜드마다 사이즈도 다릅니다. 왜 여성복은 규격이 일정하지 않은지, 여성복 디자이너로서 그 이유를 알고 싶었어요.

어느날 남동생 옷을 입었는데 정말 편했습니다. 남자 형제가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성복이 얼마나 편한지 알 겁니다. 그 때부터 남성복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남성복은 여성복에 비해 사이즈 혼란도 변동도 거의 없습니다. 브랜드가 달라도 규격은 거의 같아 편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MZ세대가 상품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드러내는 현상은 2020년 현재 길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습니다. 뱃지를 가방에 달거나 브랜드 로고 스티커를 폰 뒷면에 붙입니다. 퓨즈서울이 가치소비 시장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MZ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미디어에 둘러싸인 채로 자라났습니다. 언제나 유튜브를 볼 수 있고, 온란인 콘텐츠로 교육받죠. 미디어의 기준이 이들의 기준입니다. 모방소비라고도 부르죠. MZ세대는 선망의 대상인 아이돌이 입는대로 자연스럽게 따라 입습니다. 헐렁한 옷을 입던 2000년대 아이돌에 비해 지금의 아이돌은 짙은 화장과 달라붙는 짧은 옷을 입습니다.

저는 초등학생 때부터 옷을 만들었어요. 주로 여성복이었어요. 여성복은 남성복에 비해 만들기 쉽습니다. 남성복, 특히 정장은 다루기 어렵습니다. 봉제 방법과 군데군데 추가하는 라펠심지같은 작은 요소를 고려하면 수많은 경우의 수가 생겨나죠.

저는 퓨즈서울 소비자에게 퓨즈서울의 옷으로 ‘여성복의 기본값은 최소한 이 정도여야 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여성복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올리고 싶어요. 저도 남동생 바지를 입기 전까지 바지주머니에 휴대폰을 넣고 의자에 앉아도 괜찮다는 사실을 몰랐으니까요.

여성복과 남성복이 다른 점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여유와 사이즈 정형화입니다. 여성복도 두가지를 충족시킬 수 있음을 알리고 싶어요. 편한 여성복도 후줄근하지 않고, 상황별로 깔끔하게 입을 수 있다는 걸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게 디자인으로 보여줄 겁니다.”

-퓨즈서울이 이끄는 젠더이슈를 포함한 여성복 시장은 어떻게 바뀐다고 보십니까.

“3년 전 텀블벅, 와디즈와 같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관계자들이 ‘사람들이 젠더 이슈, 특히 페미니즘 이슈에 투자한다’고 분석하더군요. 당시 저는 여성복을 판매하고 있었고, 여성복 디자이너라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었던 초반, 게시물에 ‘여성복의 불편한 점’을 이야기하고 요청하는 댓글이 순식간에 100개 정도 작성됐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참고 있었던 거죠.

리뷰를 보면 입어보니 편해서 공동구매했다는 내용이 대다수입니다. 직접 입어보니 편해서 주변 사람과 함께 구매한다는 리뷰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요.

퓨즈서울을 중심으로 여성복의 한계를 넓히는 브랜드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어요. 꾸준히 연구하고 시간이 흐르면, 이 시장도 점점 확장될 겁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 ㈜한국섬유신문
  • 창간 : 1981-7-22 (주간)
  • 제호 : 한국섬유신문 /한국섬유신문i
  • 등록번호 : 서울 아03997
  • 등록일 : 2015-11-20
  • 발행일 : 2015-11-20
  •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다산로 234 (밀스튜디오빌딩 4층)
  • 대표전화 : 02-326-3600
  • 팩스 : 02-326-2270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종석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김선희 02-0326-3600 ktnews@ktnews.com
  • 한국섬유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한국섬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ktnews@kt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