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수정의 밀라노 스토리 (최종회)] 이탈리아의 아프리카계 디자이너 단체 ‘WAMI(We Are Made in Italy)’
[차수정의 밀라노 스토리 (최종회)] 이탈리아의 아프리카계 디자이너 단체 ‘WAMI(We Are Made in Italy)’
  • 편집부 / ktnews@ktnews.com
  • 승인 2021.03.0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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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밀라노패션위크가 아프리카 출신 디자이너들의 5개 브랜드 ‘더 팝 파이브(The Fab Five)’ 이벤트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더 팝 파이브 디자이너들.

지난 2월 23일부터 21/22 FW 컬렉션을 선보이는 밀라노 패션위크가 진행됐다. 매 시즌마다 패션위크 첫날과 마지막 날은 밀라노의 공식 패션협회인 카메라 델라 모다(Camera Nazionale Della Moda Italiana)가 준비하는 이벤트로 기획된다. 이번 시즌은 아프리카 출신 디자이너들의 5개 브랜드 ‘더 팝 파이브(The Fab Five)’가 준비한 이벤트가 화제를 모았다.

이 이벤트는 디자이너 스텔라 쟝(Stella Jean)이 시작한 WAMI(We are made in IYALY)의 프로그램 중 하나다. 더욱이 이번 시즌에는 밀라노 패션협회의 참여로 더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스텔라 쟝은 아이티(Haiti) 혼혈로 어머니의 고향인 아이티 특유의 스타일과 프린트로 유명해진 디자이너다.

더 팝 파이브 디자이너 중 목코두 폴(Mokodu Fall) 컬렉션.
더 팝 파이브 디자이너 중 목코두 폴(Mokodu Fall) 컬렉션.

또한 지난 수년간 이탈리아 패션계에서 인정받아온 밀라노 패션협회의 유일한 흑인 회원이다. 그가 밀라노 패션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다른 흑인 인사들과 손잡고 시작한 WAMI파운데이션은 ‘위 아 메이드 인 이탈리아(We are made in IYALY)’라는 이름대로 아프리카 출신의 디자이너들이 이탈리아에서 생산하는 패션브랜드들의 프로모션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다. 

이 재단의 설립자들은 스텔라 쟝 외에도 밀라노의 니트 브랜드 ‘산소비노 세이(Sansovino 6)’ 수석 디자이너인 에드워드 뷰캐넌과 미셸 프랜신 넌곤모 등 세사람이었다. 특히 미셸은 아프로 패션위크(AFRO Fashion Week)의 창시자이자 디렉터로 지난 7년간 아프리카 출신 디자이너가 밀라노의 패션 시스템내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프리다 키자(Frida Kiza) 컬렉션.
프리다 키자(Frida Kiza) 컬렉션.

현재 WAMI 재단에는 카를로 카파자 패션협회장까지 참여해 패션에서 저널리즘 분야까지 일하고 있는 7명의 구성원으로 확대된 상태다. 더욱이 이번 이벤트가 가능하게 된 것은 지난 시즌에 시작된 활동이 6개월 사이 패션협회의 승인까지 받아냈기 때문이다. 

이렇게 프로젝트는 두번째 에디션에 이르렀고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그들의 목표는 더 큰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다. 패션분야뿐 아니라 이탈리아 사회에 만연한 차별을 딛고 경쟁력 있는 다문화 시스템으로 자리잡는데 기여하겠다는 다짐이다.

디지털 쇼로 밀라노 패션위크의 막을 연 ‘더 팝 파이브’의 디자이너들은 각자 아프리카에서 시작해 여러 다른 인생의 여정을 거쳐 현재 이탈리아에서 살며 활약하고 있다. 흑인, 아프리카 원주민 및 유색 인종을 나타내는 ‘BIPOC(Black, Indigenous and People Of Color)로 구성된 5개 브랜드는 아래와 같다.

지젤 클라우디아 인티사마(Gisele Claudia Ntsama) 컬렉션.
지젤 클라우디아 인티사마(Gisele Claudia Ntsama) 컬렉션.

지젤 클라우디아 인티사마(Gisele Claudia Ntsama)는 카메룬 출신으로 현재 코모에서 일하고 있다. 볼로냐 미술원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텍스타일을 전공한 그는 카나파를 이용해 예술적이면서 친환경을 테마로 하는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프리다 키자(Frida Kiza)는 부룬디 출신으로 가족과 이탈리아로 이주했다. 그는 산업과 예술이 공존하는 이탈리아 중부의 작은 도시 파브리아노에서 디자이너로 살고 있다. 아프리카의 문화와 색을 통해 이탈리아 예술을 표현하고 싶다는 브랜드 철학을 갖고 있다.

로마에 거주하는 세네갈 출신 디자이너 목코두 폴(Mokodu Fall)은 외교관 가정에서 태어나 이탈리아에 정착했다. 독학으로 만화가, 화가로도 활동했을 만큼 창의적이로 나이브한 프린트가 돋보인다.

슈즈 디자이너 카림 다우디(Karim Daoudi)는 모로코 출신이다. 그는 신발 생산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중부 도시 산 마우로 파스콜리에서 슈즈 디자이너와 패턴사로 일해오다 2017년 자신의 브랜드를 런칭했다.

이탈리아 파르마에서 국제 비즈니스를 전공한 조이 메리베(Joy Meribe)는 나이지리아 출신이다. 자신의 뿌리에서 오는 색상과 여성스러운 실루엣이 조화를 이루는 컬렉션을 소개했다.

이탈리아 패션협회가 처음으로 아프리카계 이탈리안 패션그룹을 프로모션하며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 어원을 모른다면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말이지만 속에는 많은 의미가 숨어있다. 동양인인 필자도 이탈리아 패션계에서 일하며 커리어를 쌓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더구나 아프리카 출신의 디자이너들에게는 더 큰 선입견과 차별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해 본다.

밀라노 패션협회가 외국인 디자이너를 상대로 제시하는 새로운 방향들이 단순한 보여주기 식이 아닌, 이탈리아에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이들에게 진정성 있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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