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타래] 정신이 들고 기운이 나는 “향기”를 찾아라
[실타래] 정신이 들고 기운이 나는 “향기”를 찾아라
  • 한국섬유신문 / news@ktnews.com
  • 승인 1998.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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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에 따라 사람마다 풍기는 「냄새(향기)」가 있다. 제일 쉽게 느낄 수 있는 것에는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일 게다. 오랜시간 약냄새나는 병원안에서 지내기 때문에 약물냄새가 몸에 배서다.다음은 음식점에서 일하는 종업원들한테선 제각 기 특유의 음식냄새가 난다. 화장품 생산공장에서 일하는 사 람에게선 자연 화장품 냄새가 배어있다. 더구나 생선가게에 서 생선을 주무르는 사람들한테선 그 비린 생선냄새를 어찌 할 수 없다. ▼향기(냄새)는 자기 자신은 물론 그것을 맡게될 주변에게도 크게 영향을 준다. 그래서 자고로 인간들은 자신의 체취(體臭)를 커버하려는 노 력의 일환으로 「향수(香水)」라는 <걸작품>을 만들어 낸지 도 모른다. 구미(歐美)사람들은 동양인들보다 식생활에서 오는 특유의 체취가 유달리 강하다. 그래서 그들은 일찌기 <향수>의 필요성을 느꼈을 게다. 어 느 통계에 보니까 구미에서의 화장품분야의 총매상의 30%를 향수가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1·2%미만 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사람을 가리켜 「향기롭고 아름다운 여인」이니 「저 친구한테선 인간적 향기가 난다」는등 <향 기>에다 그 사람의 인간성을 비유하곤 했다. -해방이 되면서 외국인과 결혼한 한국여성이 많아졌었다. 거 기서 들려오는 얘기에는 그들 외국인한테서는 「암내」가 심 해서 동거가 불가능할 정도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그 외국인들은 한국의 김치냄새로 해서 한국여 성과는 같이 생활하기가 힘든다는 푸념까지 들렸다(요즘은 김치싫어하는 외국인이 없다지만). -아마 동·서양의 생활풍습이 갑자기 바뀌는 바람에 가장 예 민하게 작용했던 것이 서로에게서 나는 향기(냄새)가 아니었 나 싶었다. ▼남녀간의 <냄새>에 대해 얼핏 생각나는것에 “나폴레온” 과 그의 애인 “죠세핀”과의 재미(?)나는 일화가 있다. “나 폴레온”이 하루종일 정무에 시달리다 일찌감치 침대에 나가 떨어져 잠이 들어버리면 “죠세핀”은 가차없이 그의 얼굴을 가로타고 앉았다. 밑에 깔린 “나폴레온”은 숨이 막혀 허위 적거리며 “웬 <치즈>냄새야?”하고 잠을 깨곤 했단다(그 진부와 그후에 일어난 사건은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 ▼냄새하면 인간뿐 아니라 자연의 세계에서도 크게 영향한 다. 「나비」는 꽃의 색깔이나 냄새에 이끌려 달콤한 꿀을 찾고 는 화분(花粉)을 먼 곳까지 나르곤 한다. 또 번식기의 동물들 이 내뿜는 분비물의 냄새는 <종족보존>의 본능을 자극시킨 다. 동물뿐만 아니라 솔나무와 같은 수지(樹脂)가 많은 나무가 오래 살 수 있는 것은 부패나 해충을 막아내는 나무 특유의 냄새 때문이다. 제사때나 절(寺刹)같은데서 피우는 <향나무>의 향연(香煙)속 에 곁들여진 소원이나 기도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피안(彼 岸)에 까지 풍겨나가 그것이 <영혼>에게 전해진다는 믿음을 우리는 간과할 수 없다. 그래서 향(香)은 냄새를 코로 맡는다고 하기 보다는 귀로 듣 는다고 문향(聞香)이라고도 했다. 그렇다면 죽은 사람의 눈이나 귀는 작용을 상실했어도 끝까 지 냄새의 감각은 남아있다는데서 선향(線香)을 피우는 것일 지도 모른다. ▼문명의 발달로 요즘에는 향기를 내포한 <합섬(合纖)>까지 생산되어 생활에 활기를 주고 있지만 예전 우리의 <귀부인> 들은 사향(麝香 = 노루의 “향주머니”를 말려서 만든 향료) 을 속옷에 차곤 했다. -그만큼 동서고금 향에 대한 애착과 집념은 깊었던 것이다. -어쨌거나 IMF다 뭐다 해서 혼돈에 빠진 요즘 절실한 것은 인공적인 향기보다는 <보다 순수한 보다 인간적인 향기>가 아쉬운 때도 없을 것 같다. 趙 能 植 (本紙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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