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마켓 ‘뉴 시니어’를 말한다”
“새로운 마켓 ‘뉴 시니어’를 말한다”
  • 장유미 / yumi@ktnews.com
  • 승인 2011.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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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핵심 소비계층 부상…젊은 감각·안정된 소비력 갖춰
패션계 ‘블루 오션’ 등극…트렌디·고감도 제품 추구

올해 63세인 윤희숙 씨는 IT업계 대기업에서 30년간 근무하다가 퇴직한 남편과 수도권 인근 전원주택에서 오붓하게 살고 있다. 그녀는 결혼한 두 아들과 미국으로 유학 간 막내딸을 두고 있고 일요일이 되면 서울에서 놀러오는 손자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퇴직한 남편은 두 달 전 IT분야 경영자문컨설팅 업체를 창업해 매월 1000만 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평소 남편과 함께 백화점 나들이를 가는 윤희숙 씨는 곧 있을 가족 휴가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물품 구매 목록을 작성하고 나섰다. 백화점에서는 7월 휴가 시즌을 맞아 선글라스, 수영복 등의 할인 행사가 다채롭게 마련돼 있고, 명품들도 줄줄이 시즌 오프에 들어가 있어 눈길이 갔다.

입구에 들어선 순간 알록달록한 레드, 옐로, 그린 컬러의 ‘헌터’ 레인부츠가 보였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큰 손자와 5살 난 손녀딸이 문득 떠올라 10만 원 정도의 레인부츠 두 개를 골라서 바로 구매했다.

손주들에게 줄 선물을 산 윤 씨는 선글라스 구매를 위해 1층 행사 매장을 둘러보던 중 남편의 손짓에 명품매장 근처로 다가갔다. 남편은 시즌 오프일 때 다음달 결혼기념일 선물을 미리 사주겠다며 윤 씨를 ‘샤넬’ 매장으로 이끌었다. 윤 씨는 남편과 함께 즐겁게 매장을 둘러보며 히트 아이템인 블랙 컬러의 ‘샤넬 코쿤백’을 집었다.

뉴 시니어, 50대 베이비붐 세대
해가 갈수록 노년인구가 급증하면서 백화점 내 주요 고객 연령층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뉴 시니어’란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50대 이상 연령대의 고객들이 백화점 핵심 소비계층으로 등장하기 시작했기 때문. ‘골든 실버’, ‘골든 시니어’ 등 다양한 타이틀로 불러지고 있는 이들 계층은 1950년대 중반 이전에 태어난 세대다. 한국전쟁 이후 첫 베이비붐 세대로 태어나 경제 도약 시기인 70년대에 대학교를 다니고 사회에 진출해 대한민국 발전과 함께해왔다.

삼성경제연구소 ‘뉴 시니어 세대의 3대 키워드’ 보고서에 따르면, 50대 베이비붐 세대는 여유 있는 자산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소비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시니어 세대와 구별된다고 분석했다. 이미 총인구 중 50대 인구 비중은 13.7%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구주 연령이 50대인 가구의 소비지출 비중은 국내 전체 소비의 22.5%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뉴 시니어 세대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소비력을 갖추고 문화적 욕구도 30~40대 젊은 세대를 넘어선다”면서 “해외여행 자유화 혜택을 처음으로 누리며 글로벌 스탠다드 눈높이를 가진 주도적 소비층”이라고 전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2011년 4월까지 연령대별 신세계카드(시티·삼성·포인트) 매출분석 결과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33%로 나타났다. 31%를 차지한 30대와 27%를 차지한 40대를 누르고 연령대별 매출 1위를 기록해 새로운 소비주체로 등극했음을 입증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지난해 50대 이상 매출 신장률이 21.3%를 기록했다.

이들은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를 겪으며 힘들게 살아온 부모세대나 조부모세대와 달리 ‘절약’과 ‘절제’의 미덕을 처음으로 벗어버린 세대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쇼핑과 문화 체험은 자신을 표현하고 인생을 즐겁게 살아가도록 하는 생활의 친숙한 일부분으로 인식 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안신현 선임연구원은 “신세대 고령인구인 뉴 시니어는 삶의 과정 동안 문화적·경제적으로 급속한 발전을 목도한 세대다. 그 과정에서 젊음과 창의성의 가치를 중요시하고 문화적 감수성이 발달했다”며 “최근 은퇴시기를 맞으며 여유를 되찾은 이들은 젊은 시절의 감성을 되찾고 싶은 깊은 향수를 느끼는 한편, 은퇴와 자녀의 독립 등으로 인한 삶의 단계 변화에 따른 불안감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유통가 감성·향수 자극 마케팅 활발

이를 반영해 각 유통 및 패션업계에서는 그들의 감성을 자극하고자 하는 다양한 문화 컨텐츠나 상품을 선보이며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는 ‘뉴 시니어’ 잡기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4월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나라사랑 콘서트 with 세시봉’을 개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최근 윤형주, 송창식, 김세환, 조영남 등이 ‘세시봉’으로 활동하며 높은 연령층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에 착안해 콘서트를 열었다. 또 지난 5월에는 실버매장을 접고 시니어 토털 편집샵 ‘휴모니아(Humonia)’를 개설했다. 이곳은 79㎡(약 24평) 규모로 화장품, 의류, 헬스케어 제품 등을 선보여 시니어 층의 반응이 좋다.

신세계백화점은 뉴 시니어를 위해 다양한 맞춤형 기프트 상품과 아카데미 문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먼저 지난 5월 기프트 카탈로그에는 백화점 상품뿐 아니라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기타와 기타 강좌가 소개됐다. 또 여행, 소셜미디어, 매너 아카데미 등 제 2의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다양한 취미관련 강좌가 뉴 시니어 세대를 위해 개설돼 좋은 반향을 얻었다.

신세계백화점 마케팅 담당 김봉수 상무는 “최근 들어 50대 후반 이상의 뉴 시니어들은 매출 구매력뿐 아니라 문화 감성적 측면에서도 30~40대를 능가하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며 “감각적 소비를 주도하며 핵심 고객층으로 부상한 이들의 트렌드와 니즈를 맞추기 위해 올해 다양한 상품 도입과 문화 교육 컨텐츠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렌디 해외 명품 소비 높아
뉴 시니어들은 백화점 내 해외 명품 장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기존 시니어들 사이에서 인기 있었던 ‘루이비통’ 같은 전통적 머스트 해브 아이템 명품백 외에도 ‘샤넬’ 명품백을 더 선호하고 있다. 남자들도 ‘제냐·보스’ 같은 클래식한 브랜드보다 더 감성적인 ‘폴스미스’나 ‘듀퐁’도 즐겨 입는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고급 정장시장에 비해 상품 다양성이 부족한 고급 캐주얼 시장을 겨냥해 ‘블리커’ 남성의류 편집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9월 강남점 6층에 국내 최대 규모의 ‘남성 명품 전문관’을 오픈, 중장년층 공략에 나설 방침.

백화점 관계자는 “이들은 스니커즈에 ‘캘빈클라인 진’, ‘아르마니’ 캐주얼 자켓을 스스로 코디해 입을 수 있는 세대”라면서 “예물용 ‘롤렉스’ 시계뿐 아니라 ‘브라이틀링’이나 ‘오메가’ 크로노그래프 시계의 가치를 이해하고 구매로 많이 이어진다”고 전했다.

젊은 감각 패션 의류 선호
또 뉴 시니어들은 2030 젊은 세대들을 위한 의류 브랜드들을 선호하며 예전과 같은 클래식함을 고수하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이들은 등산과 운동으로 20대 못지 않는 몸매 관리를 해 최근 트렌드인 ‘슬림 핏’의 옷도 무리 없이 소화한다. 이에 2030을 위한 의류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뉴 시니어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층을 타겟으로 아이돌 스타를 쓰고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구매고객 중 506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내 매장 직원은 “50대 아주머니에게 50대에 어울리는 옷을 권하는 판매사원은 단 한명도 없다”면서 “이들은 실제 나이보다 자신이 젊다고 느끼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을 위한 옷이라고 해야 관심을 보이고 구매한다”고 말했다.

캐주얼 의류 역시 이런 경향은 두드러졌다. 코오롱FnC(대표 백덕현) ‘시리즈’의 홍성택 과장은 “젊은층을 겨냥한 트렌디하면서 강한 이미지의 상품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셔츠, 팬츠, 점퍼를 중심으로 뉴 시니어 고객이 꾸준히 찾고 있다”며 “젊은층뿐 아니라 높은 연령대도 입을 수 있는 다양한 핏구성이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백화점 영캐주얼 매출은 20~30대가 아닌 50대 매출이 전년 대비 22% 증가, 전체 매출 신장률 16%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션 업계 ‘젊은 감각’ 차별화 내세워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패션 브랜드들은 뉴 시니어의 욕구를 충족시킬 시장 형성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50대 상품만큼 고급스럽고 30~40대 상품처럼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스타일로 브랜드를 차별화시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나섰다.

대표적으로 제일모직(대표 황백) ‘르베이지’는 30대 감성의 디자인으로 뉴 시니어 시장을 공략해 2009년 120억 원, 2010년 3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급성장했다.

제일모직은 ‘르베이지’ 인기를 이어 올 F/W에는 여성스러움을 추구하는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데레쿠니’를 새롭게 선보인다. 자켓과 스커트, 원피스 등 클래식함을 더한 의류를 비롯, 백과 슈즈, 주얼리 등 액세서리 아이템도 강화해 선보일 계획.

시니어 여성 의류 전문 쇼핑몰 마담4060(대표 탁상철)은 40~60대 여성들을 타겟으로 질 좋은 제품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이곳은 고객 연령대에 맞는 모델을 내세워 고객이 쇼핑하는데 좀 더 공감대를 느낄 수 있도록 세분화 한 것이 특징이다.

고령화로 떠오른 ‘주력 시장’
점차 인구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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