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코트라 윤강덕 아테네 무역관장 - “그리스 모피 산업 기반 탄탄, 재정위기 영향 적어”
[파워인터뷰] 코트라 윤강덕 아테네 무역관장 - “그리스 모피 산업 기반 탄탄, 재정위기 영향 적어”
  • 장유미 / yumi@ktnews.com
  • 승인 2012.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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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업체들 상담 시 ‘바이어 리스트·통역·숙박 알선’ 등 협력

경기 악화로 결제 문제 발생 가능성 높다
제조기반 약해 섬유·패션 산업 비중 낮아


베트남에서 첫 해외 근무를 시작한 코트라 윤강덕 아테네 무역관장은 오만, 뉴질랜드를 거쳐 1년6개월 전 그리스에 오게 됐다. 신화로 유명한 나라에 온 만큼 윤 관장은 업무보다 그리스 신화를 배우는 것이 더 힘들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데살로니끼, 코린도스 등 성지순례로 그리스를 찾는 한국인들도 많아 그동안 알지 못했던 성경 지식도 저절로 습득된다고 전했다.

그리스와 한국의 무역 교류를 위해 애쓰고 있는 코트라 아테네 무역관의 수장 윤강덕 관장. 자상한 모습과 부드러운 어투가 인상적인 그와 그리스 경제 현황 및 모피 산업에 대해 의견을 나눠봤다.

▲ 현재 그리스의 섬유·봉제 산업 수준은.
그리스도 옛날에는 섬유나 봉제 관련 공장들이 많이 있었다. 현재 경제 상황이 많이 나쁘다보니 이쪽 산업들이 위축돼 있다. 독자적으로 섬유 산업이 설 수 있는 수준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에서는 어렵다는 얘기들이 많이 돌고 있다.

80년대 이후부터 2000년 초반까지는 그리스가 발칸 반도 허브로서 여러 기술면에서 인정받았다. 그 당시 독일이나 프랑스 등 서부 유럽 국가들은 봉제 기술이 쳐져 있었다. 또 알바니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발칸반도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 그리스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그리스가 유로존에 가입한 후 경제가 점차 나빠지기 시작했다. 또 알바니아, 루마니아 등 인접 국가들이 부상하기 시작하면서 섬유·봉제 산업에서도 경쟁력을 잃게 됐다.

새롭게 제조업에 뛰어든다 해도 잘될지는 모르겠다. 그리스는 사실 제조업에서 어중간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 모피 같은 고급 제품은 모르겠지만 싼 봉제 제품의 경우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브랜드력에서는 이탈리아에 밀리고 수량에서는 중국에 밀리는 것 같다.

▲ 그러면 그리스 내 섬유·패션 산업의 비중은.
굉장히 낮다. 왜냐하면 이곳은 GDP 중 17~18% 관광산업, 해운업은 5%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다 금융·서비스업이지 제조업이 약하다.

▲ 한국 업체의 그리스 내 섬유 수출은 이뤄지고 있나.
있지만 비중은 낮다. 이곳에 있는 공장들이 다 죽어버려 자체 공정을 할 수 있을만한 시스템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국 섬유 업체에게는 크게 부각되지는 못하지만 PP, PE 등 플라스틱 원료, 타이어 같은 자동차 부품들의 수출은 진행되고 있다.

▲ 그리스로 수출하려는 한국 업체들이 주의해야 할 점은.
재정 위기로 그리스 중소기업들이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결제(payment)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물건을 보내고 돈을 못 받을 수도 있어 한국 업체들이 주의해야 할 것 같다. 이런 케이스가 예전에 비해 많이 늘어 요즘은 한국무역보험공사를 통해 수출 보험료를 지원받아 결제 부문의 피해가 줄어들고 있다.

▲ 그리스가 제조업에 약세를 보여 자동차, 전자제품 등 대부분의 공산품은 수입에 의존한다고 들었다. 그런데 모피 제조에서 강세를 나타내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그리스가 모피로 유명한 곳인지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며 알게 됐다. 우리는 그동안 태양광 사업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어 카스토리아 옆에 있는 코잔 시에 주목했다.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을 때 모피에 대한 여러 정보를 수집해보니 카스토리아 지역이 유명하다는 것을 알았다.

다른 제조 기반은 약해도 카스토리아를 중심으로 그리스 북부 지역의 모피 제조업은 활성화가 된 것 같다. 모피는 다른 것들과 달리 내수가 아닌 수출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러시아, 이탈리아, 중동 등에 수출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이번에 깜짝 놀란 사실은 예전에 100만~200만 불에 머물던 모피 수출이 지금은 500만~1000만 불로 껑충 뛰어 올랐다는 것이다.

▲ 국내 업체들은 그리스 내 판로를 개척하고 싶어 하지만 재정 위기로 그리스 업체들에 대한 신용에 불신을 갖고 있다.
최근 언론을 통해 그리스에 대한 안좋은 기사들이 많이 게재돼 이곳 업체가 현찰, B/L, T/T 등을 받고 물품을 공급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산업마다 틀리겠지만 조사한 바로는 그리스 모피 산업은 비교적 탄탄한 편이어서 그럴 가능성은 적을 것 같다.

한국에 IMF가 왔을 때 많은 기업들이 도산한 것은 20~30% 가량 되는 은행 이자를 감당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지금 그리스 일반 기업들은 은행 부채가 아닌 내수 경기 악화로 매출이 없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모피는 수출 위주로 산업 체계가 잡혀 있어 국내 경제 영향을 적게 받고 있다. 그리스가 모피 산업에 관심 갖고 더 잘하려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도 한국 업체들이 그리스 모피를 많이 사갈 수 있도록 장려하고 싶다.

▲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전체적으로 한국이 그리스로 수출을 너무 많이 한다. 한국은 그리스로 10억 불 이상 수출하지만 수입은 1억 불도 채 되지 않는다. 우리가 상대적으로 많은 이득을 보고 있기 때문에 양국 관계를 고려해 그리스 물품 수입량을 점차 늘려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춰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코트라에서 수입량을 늘리기 위해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 있나.
그리스가 제조 기반이 약해 수출 품목이 많지 않다. 모피도 유망 품목이긴 하지만 올리브, 페타 치즈, 와인, 꿀 등으로 한정돼 있다. 그동안에는 이런 품목을 다루는 한국 수입상들과의 상담을 지원하며 수입 장려를 해왔다. 조만간 ‘신들의 음식’으로 불리는 그리스 음식을 한국에서도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웃음)

모피는 이번에 중요한 수입품목으로 새롭게 알게 됐다. 앞으로 그리스 내 모피 수출업체 현황을 조사하거나 업체 미팅을 주선하는 등 상담이 잘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또 한국 업체들이 개인별, 그룹별로 그리스 업체와 미팅을 할 때 통역, 숙박, 교통수단 등을 알아볼 때도 지원할 생각이다. 만약, 5월에 열릴 카스토리아 퍼 페어에 참가할 업체 수요와 요청이 있다면 안내나 지원을 할 의향이 있다. 업체들이 그리스 업체와 거래하는 데 있어 궁금한 것들은 우리에게 적극적으로 상담을 요청했으면 좋겠다.

▲ 향후 코트라 아테네 무역관 운영 계획은.
업종에 따라 틀리겠지만 이메일이든 전화든 그리스의 상황을 알고 수출입 진출 방향을 잡아갈 수 있도록 한국 업체들에게 지속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그리스의 태양광, 풍력, 수자원 발전이라든지 공공부문 정보 시스템 구축에 관한 IT 사업 진출 등 한국 업체들의 그리스 내 투자진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더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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