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1주년 본지 연중 시사 시리즈] 한국 ‘트렌드·문화 콘텐츠’ 세계 전파할 때
[창간 31주년 본지 연중 시사 시리즈] 한국 ‘트렌드·문화 콘텐츠’ 세계 전파할 때
  • 이영희 기자 / yhlee@ktnews.com
  • 승인 2012.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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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공략 위해 태생부터 차별화…추가 성장동력 엔진 장착해야

투철한 현지화·끈기로 성공
중국진출에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은 단연 이랜드이다. 한국보다 더 ‘명품화’된 이미지로 현지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미 알려졌다시피 한국에서 1조7400억 원, 중국에서 1조6000여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해는 중국매출이 2조1000억 원으로 드디어 국내 매출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랜드의 성공요인은 ‘투철한 현지화와 끈기’에 있다.

이랜드의 중국선점을 초창기 관계자들은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전파하기 위한 것”이라 했는데 이는 경영자의 도덕적 의지와 원대한 목표를 읽게 하는 대목이다. 이랜드 중국 법인장이 광활한 중국대륙의 지역별 소비행태를 조사하기 위해 6개월간 탐방할 만큼 사전조사과정부터가 철저했다는 것.

지역별 기후와 체형, 선호하는 색상과 스타일이 확연하게 다른 것을 감지하고 체계적 시장공략을 시도한 것이 주효했다. 또한 초반부터 중산층이상을 겨냥해 고급스런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힘썼고 외형보다는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을 심어주고자 했다. 이제는 일반 소비자들도 사고 싶어하는 로열티 높은 패션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초반에 유통확대가 가능했지만 무분별한 볼륨화를 지양하고 유혹을 참은 것이 이제는 해외유명 명품과 백화점에서 나란히 경쟁하는 성과로 나타났다. 또한 품질을 고수하기 위해 하자가 있는 상품들은 전량 과감하게 가위질을 해 리콜하는 결단력을 보여 현지소비자들로부터 좋은 기업이미지를 갖게 했다.

보끄레머천다이징의 이만중 회장은 “현지의 직원들도 본사와 같이 교육하고 문화적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해 자긍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 최우선”임을 언급한 바 있다. 우수사원은 한국으로 초청해 교육보다는 문화를 느낄 수 있게 함으로써 매장단위별 고객응대를 자연스럽고 친절하게 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현지화 일단계로 현장 직원들간의 소통을 실현했다.

복리후생과 포상제도, 더불어 학교설립 등 공헌하는 기업의 이미지를 실천하는데 주력했다. 첫 진출단계에는 우리의 체형과 비슷한 남방을 공략했고 다음단계로 체구가 좋은 북방쪽으로 영역을 넓혀 무리없는 진군을 계속해 오고 있다. 또한 이랜드의 성공사례에서 보여지듯 보끄레 역시 ‘끈기’가 강한 기업이다.

단기적 계획보다 중장기 해외진출계획을 세우고 미리 나라별 언어를 구사할 직원을 채용, 수년에 걸쳐 실무에 바로 돌입할 수 있는 과장급으로 성장시키는 꾸준한 인력육성 전략을 써 왔다. 중국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로 확장하려는 중장기 계획의 밑그림을 완성해 놓은 것이다.

진정한 글로벌전략이란 ?
진정한 글로벌 전략이란 무엇인가? 단순히 내수시장이 과포화상태라 마켓을 확장하는 차원이라면 시작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내수시장에서 하나의 브랜드 런칭을 위해 사전 마켓조사를 통해 틈새를 노리듯 태생부터 현지화를 염두에 둬야 한다.

대표적으로 제일모직의 ‘알쎄’는 아예 중국시장을 겨냥해 런칭하고 현지법인에 의해 전문적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올 추동 런칭하는 이 브랜드는 중국에서 기획, 생산한 현지 맞춤형 브랜드이다. 35~45세 중년 직장인을 겨냥하는데 이는 현재 중국시장에서 커리어우먼의 파워가 커지고 있는데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제일모직은 전문 팀장급 디자이너를 영입해 10여 명의 디자이너와 함께 상하이 법인 신규사업팀으로 파견했다.

지난해 100조로 추정집계된 중국 패션시장이 2020년 700억규모로 커질 것이란 전망아래 사전 포석을 놓고 체계적인 전략을 구상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여성의 해당연령층 신체 사이즈를 철저하게 수렴해 출근용으로 입을 수 있게 하며 품질대비 좋은 가격을 제안할 방침이다. 이 같은 전략은 그동안 제일모직이 ‘갤럭시’, ‘엠비오’, ‘빈폴’, ‘라피도’ 등 국내에서 전개해 오던 브랜드를 중국에 진출시켜오면서 느낀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효과적인 현지공략을 위한 차별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알쎄’가 중국에서 태동했다면 ‘에잇세컨즈’는 태생부터 대륙겨냥을 모토로 한국에서 선보인 글로벌형 SPA브랜드이다. 한국에서 먼저 주요 패션거리에 자리매김해 인정받은 다음 중국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운 ‘에잇세컨즈’는 한국에서 맛보이고 중국에서 본격 전개로 승부할 셈이다.

토종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도 현지법인을 통해 대륙에 아웃도어문화를 확산시키는 1호로 자리매김한다는 각오다. 한국의 트렌드를 그대로 가져가되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색상과 스타일을 적절히 접목해 매 시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K-POP과 드라마를 통한 한류바람을 타고 시너지를 내려는 움직임도 강하다. 국내 유명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와 제일모직이 손잡고 공동투자로 합작법인을 설립해 젊은층을 위한 신규브랜드를 내년 봄 런칭할 계획이다.

17~23세를 겨냥한 신규 브랜드로 아이돌 스타들의 콘텐츠와 기업의 노하우를 접목해 다양한 해외마케팅을 펼칠 방침이다. 이처럼 태생부터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세계의 젊은이들과 공유하는데 있어 ‘패션브랜드’가 일익을 담당한다는데 기대가 모아진다.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해외공략에 있어 우리브랜드가 정체성과 상품력 외에 별도의 차별화된 ‘성장동력’이 부가돼야 함을 의미하고 있다.

우리기업들과 소비자들이 동경해온 유럽의 유명 명품브랜드들이 대거 매물로 나와 있고 한국업체들을 향해 러브콜을 날리고 있다. 이제는 명품따라하기 전략이 아니라 한국트렌드와 문화콘텐츠를 세계에 전파하고 패션상품화해서 공감하게 하는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전략구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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