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전주-익산’ 호남 봉제 벨트 집중 취재 - “봉제는 살아 있다”
[스페셜] ■‘전주-익산’ 호남 봉제 벨트 집중 취재 - “봉제는 살아 있다”
  • 정기창 기자 / kcjung100@ktnews.com
  • 승인 2013.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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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열정·노력 쏟아 부은 ‘경영자 의지’가 성공 요인
“내수에서 복닥대느니 해외시장 개척하겠다”

익산에서 차를 타고 달려 40분 거리의 전주시 외곽에 위치한 금경은 지방에서는 드물게 생산품 거의 전량을 해외에 수출하는 의류 봉제 기업이다. 유아동복을 주종으로 하며 미국을 중심으로 연간 500만 달러를 수출하고 있다.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 아가방을 통해 수출하고 있지만 미국 표준법인 랩(WRAP : Worldwide Responsible Apparel Production Principles) 심사를 통과했다. 이 회사는 현재 골드 등급을 받아 다른 곳은 매년 받는 검사를 2년에 한번씩 받고 있다. <금경 김판기 대표<사진 왼쪽>는 “중소봉제업체로 자금력만 뒷받침되면 충분히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스트코가 주력 바이어지만 예전에는 타겟, 갭 등에도 수출해 까다로운 해외 바이어들 입맛을 대부분 충족시키는 경쟁력 있는 공장이다. 이 회사 김판기 대표는 국내 봉제 업체들이 해외 공장과 겨뤄도 충분히 이길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본봉, 삼봉, 랍빠 등 모든 작업이 가능해 유아동복 뿐만 아니라 성인용 의류도 생산이 가능하다. 마진을 10~15% 줄이면 국내 생산으로도 충분히 해외 수출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내의의 경우는 개성과 비교해도 가격차이가 없고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김 대표는 뼈를 깎는 노력을 했다. 2개 공정을 1개로 합치고 실밥 사절용 칼 없는 미싱기 같이 현장에 맞는 기계를 고안했다. 노루발, 랍빠 등을 모두 현장에 맞게 개선해 쓸 수 있었던 것도 현장을 잘 아는 김 대표의 노력 덕분이었다.
그는 “봉제 공장 운영하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그건 생각이 부족해서이다. 목숨을 걸고 해야 한다. 섬유는 3D 업종이 아니다. 이탈리아, 유럽은 섬유로 먹고 산다. 우리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금경의 가장 큰 장점은 한 사람이 다기능을 보유해 시간 로스를 최대한 줄이고 효율을 높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A공정을 하다가 일감이 없으면 일이 몰려 있는 다른 B 공정으로 즉시 근로자를 투입하는 식이다. 하루 9시간 근무를 지키면서 생산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비결이다. 그는 정부 지원만 뒤따라 주면 충분히 독자적으로 해외 수출 루트를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자금 문제만 아니면 직수출이 가능하다.

회사가 작다 보니 클레임이 오면 회사 운영에 큰 타격이 온다. 이를 방어할 장치만 있으면 충분히 수출 단가를 맞춰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은 강소기업이 특히 많은 국가이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한 업종에 종사하며 세계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는 작은 기업들이 독일 제조업을 떠 받치는 근간이다.

전북 익산시 마동에 있는 제이패션도 이런 기업이다. 이 회사는 작년에 600만 켤레의 패션 덧신을 생산해 비비안, 비너스, 닥스, 엘르, 나니리찌 등 라벨을 달고 미국, 유럽, 일본 등 전세계로 팔려 나갔다.

이 회사 역시 남다른 열정과 노력을 쏟아 부은 경영자의 의지가 성공의 요인이었다. 고미희 대표는 “처음에는 전용 기계가 없어 수영복 기계로 덧신을 만들었다. 성수기에는 지위 고하 막론하고 온 직원이 달려들어 48시간씩 근무해도 빠듯하더라. 보람있었지만 너무 힘든 시기였다. 첫해 월 2000 켤레를 생산했는데 그 다음해 2만, 또 다음해는 20만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 고미희 제이패션 대표
“이 세상 모든 남성들에 덧신 신기는 게 목표”

고미희 대표는 독실한 크리스찬이다. “신원의 박 장로(박성철 회장)님이 직원 10만명 회사가 목표라고 하시더라구요. 우리는 1/10이라도 해야할 것 같아서 목표를 1만명으로 잡았습니다. 그때 까지는 열심히 달려야죠.”

직원이 1만명이나 되면 도대체 여기서 나오는 그 많은 패션 덧신을 누구한테 팔 것인가? 고 대표의 생각은 간단했다. “지금 개발실에서 남성용 패션 덧신을 개발중입니다. 이 세상 모든 남성들에게 덧신을 신기는게 목표에요.”

문득 생각하기에 패션 덧신이라면 진입 장벽이 낮을 것 같다. 이에 대한 우려는 없을까? “중요한 제품은 특허 출원으로 상품을 보호하는 한편 계속해서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타 업체들이 우리 샘플을 사서 중국에서 만들어오는 것을 보고 지금은 신제품으로 무봉제 덧신을 개발했어요. 이 제품은 장비가 비싸 단순히 카피하려는 회사는 모방하기 어렵습니다. 이 제품도 특허로 진입 장벽을 만들어 놨어요.”

신제품을 계속 만들어내면 구제품들은 오더가 줄어들기 때문에 제이패션처럼 지속적으로 대량의 신제품과 디자인을 만들어내지 않는 한 경쟁 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구조다. 제이패션 고미희 대표는 상도덕을 제일의 가치로 여기는 듯 하다. “유통이 백화점, 마트, 재래시장 등으로 나뉘어 있는데 백화점 같은 곳은 우리 제품 출고가의 10배 가까이 되더군요. 그래도 고가 시장은 공략 안합니다.

기존 고객들이 있는데 여기서 경쟁하는 건 상도의에 어긋나는 일 아닌가요? 올해 일본에는 100만 켤레를 납품하기로 했는데 모두 벤더를 통해 하고 있습이다. 직수출도 가능하지만 상도덕을 지켜야죠.”

제이패션은 베르누베, Soksj 등 자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고 대부분 재래시장에서 팔리고 있다. 같은 제품인데도 백화점보다 1/4 정도 가격이다. 그는 “오히려 고가시장보다는 해외 수출 시장 개척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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