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품은 작은 거인 디자이너 이림(李林)
우주를 품은 작은 거인 디자이너 이림(李林)
  • 편집부 / ktnews@ktnews.com
  • 승인 2013.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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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없는 순수한 마음 ‘친화력’ 높아
파리, 뉴욕 곳곳에 우정 나누는 친구들
배려와 사랑, 당당한 자존감이 큰 매력

이림은 머릿속으로 계산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그런 순수한 모습이 고객을 매료시키는 것 같다. 소위 폼 재는 것도, 있는 척, 잘난 척하는 것을 잘 못하는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사람을 잘 사귀고 우정을 오래 이어가는 편이다. 지인과 고객은 물론이고 외국에 가서도 친구를 잘 만든다.

이림은 최근 뉴욕에서 4명의 친구를 사귀었다. 그것도 디자이너, 배우등 독특한 개성의 현지인을 말이다. 딸 진화는 “제가 미국에서 3년 있으면서 사귄 친구보다 아빠가 두달 동안 사귄 친구가 더 많을 정도”라며 특유의 친화력에 감탄해 했다.

비단 미국의 뉴욕에서 뿐만 아니라 프랑스 파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표가 없어 우두커니 서 있다가 인근의 앤틱샵과 가구점을 돌아보며 배회하고 있었다. 그러다 재즈 홀에 도착해 연주시간을 물어보니 저녁 열시가 넘어야 한다고 했다.

그 때 점잖은 영국 신사가 다가와 인사를 했고 취향과 문화적 호기심이 같은 이 노신사(미스터 브루노)와 디자이너 이림은 친구가 됐다. 영국 신사는 “파리에서 어디를 제일 가 보고 싶은가?”라고 물었고 이림은 “베르사이유 궁을 가보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는 “내일 아침에 데리러 오겠다”고 호텔앞에 내려주고 같다. 저녁에 한 방에 머물고 있는 후배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게이나 이상한 인물일 수 있으니 절대 쉽게 따라 나가지 말라”고 펄쩍 뛰었다. 그러나 이림은 친구를 맺었으면 신뢰가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아침에 어김없이 그 노신사는 이림을 안내하러 왔고 베르사이유에 가기전 시테섬에 가서 골목골목을 돌며 친절하게 설명을 해 줬고 피카소 뮤지엄까지 안내했다. 베르사이유에서 즐거운 관람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

이림은 감사의 표시로 점심을 사겠다고 제안했다.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나서 차를 마시면서 이림은 피곤이 몰려와 잠시 졸았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미스터 브루노는 이림이 깰때까지 잠자코 기다려 주었고 음식값을 조용히 계산했다.

우연히 만나 시작된 우정이었지만 배려와 서로에 대한 감사가 내재된 만남은 계속됐다. 파리에 갈때마다 이림이 연락하면 기꺼이 달려와 안내를 해 주고 여러 가지 문제들을 도와 줬다. 미스터 브루노는 올해 현지나이로 87세가 됐다. 이림은 얼마전 그에게 전화를 걸어 여행경비일체를 부담할 테니 한국으로 오라고 초청을 했다. 미스터 브루노는 “이제 건강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언제든 파리에 오면 예전처럼 만나자고” 했단다. 이림은 여전히 브루노를 친구로, 그의 우정을 감사하고 있으며 건강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미스터 웨더’도 이림이 여행중 사귄 친구이다. 프랑스 드골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지하철에서 만난 웨더는 자신이 묵는 호텔과 주변의 갤러리, 가구점등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함께 거닐자고 제안했다. 이림은 다음날 오후3시에 만나 밤 11시까지 그와 주변을 거닐고 눈을 호강시켰다. 체류동안 맥주집도 7~8개를 다니면서 선술집 주인들과도 친해졌다. 웨더는 “내 친구는 디자이너야!”라며 가는 곳마다 자랑했다. 서울로 오기전에 한국에서 가져간 인삼차를 그에게 전달했다.

진화가 뉴욕에 있는동안에도 유명 연극배우를 우연하게 사귄 이림은 그가 하는 샵에 초청돼 독특한 인테리어와 의상의 컨셉, 진행 과정등을 물어봤고 금방 친구가 됐다. 진화양이 혀를 내두를 정도의 친화력이 아닐수 없다. 최근 이탈리아로 현지시장조사를 갔던 이림은 마음에 드는 매장을 보면 거침없이 들어가 디자이너를 만나고 매니저와 대화하면서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을 해 대곤 한다. 무엇이 그를 거침없고 솔직하며 많은 이들이 좋아하도록 만들었을까?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DNA를 갖고 있는 것일까?

이림은 거림낌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배려와 사랑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특히 자신은 더욱 소중한 사람이어야 마땅하다는 강한 신념, 즉 자신감이 있다. 속세의 잣대로 보여지는 모습으로 평가하는 기준이나 관념을 어김없이 무너뜨리고야 마는 따스함과 천진함이 이림만의 강력한 무기이다.

“머릿속과 마음을 바꿔야 해요. 이 세상에 아주 거창한 것이란 없어요. 쉽게 시작하고 계산없이 접근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면 되는 거예요.” 이림만의 친구사귀기 레시피는 바로 이것이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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