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봉제가 살아야 섬유․패션이 산다 - 우리가 强小봉제의 주역 윤영균 (주)산들로 사장
[기획시리즈] 봉제가 살아야 섬유․패션이 산다 - 우리가 强小봉제의 주역 윤영균 (주)산들로 사장
  • 전상열 기자 / syjeon@ktnews.com
  • 승인 2013.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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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제기술 가르쳐 ‘자기사업의 꿈’ 키워줍니다”

<프롤로그> 기획시리즈에 붙여

입고 쓰고 멘다. 그리고 신고 끼우며 덮는다. 이는 봉제산업의 얼굴이다. 그 봉제를 배우려는 사람이 없다. 지금 국내 봉제종사자 백이면 백 예외 없이 이 말을 내뱉는다. 입증이라도 하듯 국내 봉제산업은 심각한 인력난에 방향타조차 상실한 상태다. 현실도 비참하지만 봉제산업의 미래는 더 막막하다. 젊은 인력들이 아예 봉제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탓이다.

현재 국내 봉제종사자 평균 연령대는 50대를 웃돈다. 업계는 앞으로 4∼5년 내 젊은 피 수혈이 없으면 국내 봉제산업 기반은 형체조차 파악하기가 힘들 것이라 목소리를 높인다. 그렇지만 현실은 처량하기만 하다. 열악한 작업환경에 임금은 월 180∼200만 원(잔업 포함)에 불과하다. 이 정도로는 젊은 피 눈높이 맞추는 것은 시도조차 할 수가 없다.

지금 동대문시장에 가면 중국인들이 ‘메이드 인 코리아’ 옷을 사려는 발길로 분주하다. 그러나 시장엔 ‘메이드 인 차이나’ 옷들만 판친다. 불과 3∼4년 사이에 일어난 큰 변화다. 중국인들이 메이드 인 차이나 옷을 사려고 한국을 찾았겠는가? 곧 중국인들의 발길이 사라진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한국의 연간 섬유수출 규모는 국내외를 합쳐 약 300억 달러에 달한다. 연간 140억 달러를 웃도는 해외 생산 수출의 대부분은 봉제가 차지한다. 한국의 봉제산업은 해외에서 더 강하고, 강한 봉제파워는 진출국의 경제를 이끄는 기관차다. 또 한국의 의류벤더는 글로벌 기업으로 기치를 드높인다.

국내와 해외에서의 봉제산업의 얼굴은 이 같이 판이하다. 이제 더 이상 국내 봉제산업의 유기는 곤란하다. 봉제는 섬유산업과 패션산업을 잇는 큰 인프라다. 섬유산업이 없는 봉제나, 봉제가 없는 패션산업은 시쳇말로 ‘앙꼬 없는 찐빵’과 다를 바 없다. 당장 국내 봉제를 살려나가자는 대명제를 곧추 세워야 할 때다.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봉제공장은 수없이 많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작지만 강한, 소위 강소기업 반열에 오른 봉제업체 또한 부지기수다. 본지가 ‘봉제가 살아야 섬유·패션이 산다’는 어젠다 아래 ‘우리가 강소 봉제의 주역’이라는 타이틀로 기획취재에 돌입한다.

기획취재는 역동적인 강소 봉제업체를 찾아 ‘왜 강한가’라는 질문을 통해 봉제업체의 살 길과 비전을 조명해 본다. 또 국내 봉제산업의 활성화와 관련 근본문제 재조명과 해결방안을 지면에 담아낸다. 봉제산업의 아킬레스건을 도려내는데 국내 강소 봉제업체의 뜨거운 관심과 성원을 기대해 마지않는다.

亡하지 않기 위해 일한다는 일벌레
인력난 탓보다 기술 가르쳐 정면돌파
점조직 협력봉제…强小봉제 반열에


“주위의 아시는 분들마다 저를 일벌레라 부릅니다. 저는 단지 亡하지 않겠다는 각오만 다지는 것인데…. 그렇지만 일하는 습관은 천성적으로 타고나나 봅니다.”


윤영균 (주)산들로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일벌레다. 잠자고 먹고 쉬는 시간을 제외하면 늘 작업대에 매달린다. 그의 집과 공장은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질 정도다. 지난 10월3일 개천절 날, 기자가 찾은 충남 부여군 (주)산들로 공장.

이 날은 공휴일이었지만 산들로 직원들은 몰려든 주문에 바쁜 손놀림으로 분주하기가 그지없었다. 국내외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는 각종 텐트 제품 생산 때문이었다. 윤 사장 또한 본 공장과 협력공장에서 사용할 원단 연단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산들로는 그늘막 골프넷 난방텐트 등을 생산하는 텐트전문 봉제업체다. 3개 텐트 제품은 성수기에는 홈사이트가 마비될 정도로 주문이 폭주한다. 그 인기는 호주 등 해외에서까지 주문을 낼 정도다. 강소 봉제업체 현장이라는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늘 주위에서 아이템을 찾아요. 생활하는데 불편한 부분과 또 필요한 것을 찾아 제품으로 연계합니다. 내게 필요한 것은 남들도 필요하잖습니까?” 그의 상품개발은 언제나 나로부터 시작한다. 난방텐트 개발은 단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겨울이 오면 일반 가정 대부분은 전기매트를 사용한다. 그러나 전기매트를 켜더라도 바닥은 따뜻하지만 방안의 공기는 켜기 전과 큰 차이가 없다. 겨울철 실내 생활이 많은 아이들에게 따뜻한 공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전기매트의 열을 가둘 수가 있다면…. 난방텐트 개발이었다.

윤 사장은 사실 난방텐트는 일본 수출용으로 개발했었다고 말했다. 일본의 온천문화를 겨냥한 사우나 대용품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판로가 여의치가 않았다. 그 때 그의 머리를 스치는 아이디어가 생활의 응용이었다. 5년 전 일이었다.

“그늘막 제품으로 텐트 봉제와 연을 맺었어요. 그늘막은 글로벌 텐트 브랜드 진웅을 알리는 견인차였습니다. 텐트 봉제는 협력생산을 근간으로 합니다. 협력의 텐트 봉제, 올해로 벌써 17년 차가 되네요.”

그는 텐트 원단은 조금 비싸더라도 중국산보다 국산사용을 고집해왔다. 그렇지만 경쟁업체의 중국산 원단 사용에 비해 ㎡당 가격차 극복은 쉽지가 않았다. 해결책으로 직접 원사를 구매해 대구 협력업체에 원단 생산을 맡겼다. 연간 텐트 원단 소요량은 60만㎡에 이른다. 또 텐트 봉제에 필요한 금형 등 모든 자재 역시 협력생산시스템을 통해 조달한다. 탄탄한 협력생산시스템은 경쟁 브랜드가 부품 AS를 요청할 정도로 끈끈한 네트웍을 자랑한다.

“오늘 같이 일하던 다섯 분을 협력 봉제업체로 독립시켜 내보냈습니다. 봉제를 배우려는 사람이 없는 것도 큰 문제이지만 당장의 인력난 해결은 ‘발등의 불’ 아닙니까? 봉제기술을 가르쳐 자기 사업의 꿈을 갖게 해줘야 합니다.”

윤 사장은 필요한 인력은 철저하게 기술을 가르쳐 협력 생산업체로 시스템화 시킨다. 자체 양성한 봉제 기술자가 독립할 수준에 이르면 미싱 등 생산에 필요한 자재까지 지원해 준다. 小봉제공장 휘하에 또 다른 초미니 봉제공장을 협력업체로 삼아 나가는 전략이다.

그는 “초미니 봉제공장 사장은 일상적인 자기 일 처리와 함께 열심히 하면 서울기준으로 하루에 23만원 벌이가 된다”며 “부여 논산지역에서도 17만원 버는 것은 어렵지가 않다”고 말했다. 또 봉제산업 활성화는 정부가 봉제학원을 설립해 기술자 양성과 집에서도 봉제일을 할 수 있는 점조직화를 방법론으로 제시했다.

“텐트 시장에도 자외선 정전기 방지 등 기능성 바람이 거셉니다. 저희도 황토 사용 제품의 특허출원에 이어 앞으로 텐트시장 혁신을 예고할 첨단 기능성 타프지까지 개발을 완료했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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