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한국섬유신문 경기섬산련 서울봉제산업협회 ‘자원순환재활용’ 캠페인 출범
[신년특집] 한국섬유신문 경기섬산련 서울봉제산업협회 ‘자원순환재활용’ 캠페인 출범
  • 정기창 기자 / kcjung100@ktnews.com
  • 승인 2013.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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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봉제 및 경기도 전역 제·편직, 염색업계까지 사업 확대
환경 보호 트렌드 부응하는 탄소저감 운동 참여 알리는 신호탄

■ 원단조각 수거는 어떻게? 리텍스 수거팀의 하루
아침부터 간간이 눈발이 날리던 작년 12월19일, 자원종합 재활용 업체인 리텍스 수거팀은 아침부터 성북구 장위동 일대에서 원단조각 수거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기자와 함께 가장 먼저 들린 곳은 장위동에서 잠옷을 생산하는 루비사(사장 홍덕용·48) 공장. 이 곳 홍덕용 사장은 이전에는 무허가 개인 수거 업자에게 원단 조각을 담는 마대 자루당 5000원을 주고 폐원단을 치웠다. 그러다가 약 4개월전 리텍스와 계약한 후 월 처리 비용이 10만원에서 6만원으로 40%가 줄었다.

홍 사장은 “마대자루당 가격을 올해 6000원에서 5000원으로 깎았으니까 원래 가격대로 하면 기레빠시(원단조각) 처리 비용이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허가 업체와 거래하니 믿을 수 있고 환경 개선에 기여한다는 생각 때문에 흐뭇하다고 말했다.

“전에는 자루에 이것 저것 다 넣었는데 지금은 분리배출하고 있다. 처음에는 불편했는데 우리가 버린 원단 조각들이 재활용되고 환경 보호에도 기여한다는 생각이 들어 좋왔다. 지금은 습관이 되서 분리배출이 불편하지 않다.”

이동춘 리텍스 사장은 “처음부터 분리배출하는 곳은 많지가 않다. 대부분 거래를 시작할 때 원단 조각을 분리해 주면 이런 저런 이점이 있으니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한다”고 했다.

왜 분리배출이 필요할까? 이렇게 하면 나중에 소재별로 원단을 분류할 때 작업이 수월해 업무 능률이 올라간다. 또 일반 생활 쓰레기는 종량제 봉투에 따로 버리지만 공장 작업장에서 나오는 원단 조각이라고 한꺼번에 자루에 담으면 수거하는 작업자들에겐 상당히 위험한 무기로 변하기 때문에 분리배출은 필수다.

리텍스 수거팀 이영대 과장의 왼쪽 팔뚝에는 4~5cm 정도의 흉터가 있다. 작년에 한 공장에서 원단조각을 담는 마대 자루에 담당자 부주의로 바늘이 들어가는 바람에 짐을 옮기다 찢긴 자국이다. 이 과장은 “지금은 분리배출이 비교적 잘 이뤄지지만 마대 자루를 공장이 있는 건물 1층 입구에 놓아두는 곳은 별로 없다”며 “자루당 무게가 30~40kg이나 나가 하루에 140개 정도를 처리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힘이드는 일이다”고 말했다. 한사람이 하루에 약 4~5t 정도를 져 나르는 셈이다.

리텍스 수거팀은 1t 트럭에 2인 1조가 한팀을 이뤄 서울시내 전역을 누빈다. 재활용 원단 분류는 남양주의 리텍스 공장에서 이뤄지지만 서울에서 수거한 마대자루는 1차적으로 성동구 용답동의 적환장에 모인다. 이 적환장은 작년 서울시가 시범사업을 시작하면서 제공한 부지로 약 400여평 규모. 한 팀은 보통 적환장을 하루에 5번 오가며 수거한 마대자루를 쌓고 리텍스의 5t 집게차가 다시 이를 수거해 남양주 공장으로 가져간다.

수거팀은 가장 힘든 문제로 날씨와 주차를 꼽았다. 이 회사 수거팀 조남주 과장은 “눈이나 비가 오면 수거를 못한다. 옮기고 이동하는 중 원단 조각들이 물에 젖어 나중에 분류가 어렵고 불에 잘 타지도 않기 때문이다. 무허가 개인 업자들은 가져가는데 리텍스는 왜 안하냐고 항의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개인 업자들은 마른 원단조각들과 섞어 불법 소각하거나 묻어버리기 때문에 완전연소가 되지 않아 공해물질이 배출된다. 원칙적으로 금지돼야 할 사항이다.

또 하나는 교통체증과 주차 문제다. 대부분 봉제공장들이 입지적으로 안좋은 곳에 있어 차를 댈 곳이 마땅치 않다. 특히 창신동 같은 골목길 일대는 기피 대상 1호다. 서울시 시범사업이 출범한지 1년이 지난 현재, 이제는 알음알음 자원순환재활용 취지를 이해하고 동참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장위동에서 여성 니트의류를 생산하는 한솔 전영미(44) 사장은 성북구청 권유로 리텍스에 원단 조각 처리를 맡긴 케이스다. 성북구청은 작년 1월 시작된 서울시 ‘자투리 원단조각 재활용 시범사업’에 동참, 적극적으로 관내 공장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곳은 리텍스와 월 10만원 월정액으로 계약해 원단조각을 분리배출하고 있다. 보통 양이 많고 불규칙적으로 원단조각이 나오는 곳은 월정액 계약을 한다. 전 사장은 “180리터 기준 일주일에 10~12개 정도의 마대자루가 나온다”며 “전에는 무허가 업자를 통해 자루당 5000~7000원을 줬다. 이에 비하면 비용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대부분 공장 사장들은 관행적으로 원단조각을 처리해 왔으나 동대문구 답십리의 홍창석(43) 사장은 이전부터 합법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고민해 왔다고 한다.

“처음에는 100리터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넣어 버리다가 개인업자가 와서 가져가기 시작했고 지금은 아는 봉제 공장 사장님 소개를 받아 리텍스에 맡겨 처리하고 있다. 섬유산업에 대해 외부에서 보는 시선이 안좋은데 이렇게 해서 깨끗한 산업으로 인식이 개선될 수 있지 않나. 전에는 불법이라는 걸 알아도 방법이 없었는데 서울시 시범사업인 데다 비용도 줄이고 환경 보호도 할 수 있다고 해 기꺼이 동참하고 있다.”

■각 구청의 협조 미흡, 넘어설 과제
그러나 아직도 원단조각 재활용 사업에 대한 인식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서울시는 작년 1월 ‘자투리 원단조각 재활용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폐섬유류가 많이 나오는 7개 구청에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띄웠다. 이중 강북 성동 성북 3개구는 사업에 동참키로 했고 나머지 동대문 종로 중구 중랑구는 불참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작년 9월경 자원순환재 활용 차원에서 각 구청들의 참여를 요청했으나 이 역시 묵살당했다. 서울시와 산업부 모두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어 권고에 그치고 만 것이다.

업계는 구청과 관내 쓰레기 수거업자들과의 유착관계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치구 협조가 절실한데 결국 (종량제 쓰레기) 봉투값이 문제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통상 쓰레기 수거 업체들은 관내에서 쓰이는 종량제 봉투 판매 대금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데 큰 물량을 차지하는 원단 조각 수거가 안되자 수입이 줄어 이에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업계는 종로구의 반대가 가장 심하고 동대문구 중구 중랑구는 추이를 관망하는 상태라고 보고 있다.

서울시는 분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작년 3월 환경부에 ‘재활용 가능자원의 분리 배출에 관한 지침’에 나일론, 폴리 등 구체적인 원단 소재까지 포함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현재 폐기물 관리법 3조2항에 의해 현재 상태로 수거가 이뤄져도 법적 문제는 없지만 봉제 원단 조각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섬유자원 순환재활용 공공캠페인
본지는 이 같은 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업계 차원의 관심사를 이끌어내기 위해 구랍 27일 경기섬유산업연합회 서울봉제산업협회 리텍스와 ‘섬유 봉제 및 원단조각 순환재활용 사업 추진 협약’을 맺었다.

현재 서울시내 구청 협조 미흡으로 원단 조각 재활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봉제 공장 밀집 지역과 경기도 일원으로 대상을 확대, 업계 차원의 지지와 관심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섬유신문 경기섬산련 서울봉제산업협회 주최, 서울시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리텍스 후원으로 ‘섬유자원 순환재활용 공공캠페인’을 개최한다. 대내외적으로 한국 섬유산업의 친환경 조성 이미지를 알리고 세계적인 환경 보호 트렌드에 부응하는 탄소저감 운동에 업계 차원의 참여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본지는 올해 지면을 통해 자원 순환재활용 사업을 이해하고 환경 보호에 동참하는 기업들 명단을 지속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또 탄소절감 등 효과를 정기 보도하고 각종 세미나 개최를 통해 업계의 적극적인 참여 분위기를 조성할 예정이다.

의류패션 대학교에서 필요로하는 실습용 원단 및 원사를 제공하는 사업도 진행한다. 본지와 서울봉제산업협회, 리텍스는 순환재활용 사업을 통해 각 봉제공장에서 수거된 실(絲)과 자투리 원단을 정기적으로 성신여대, 동덕여대, 세종대학교에 제공할 예정이다. 작년 11월 관련 단체 및 기업, 대학교 교수들과 이 같은 내용을 논의하고 올 1월부터 구체적인 사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경기섬산련과 서울봉제산업협회는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친환경 경영 분위기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경기도 전역으로 대상지역 확대
섬유 자원 재활용은 비단 서울시내 봉제공장들만의 일은 아니다. 이미 섬유산업 종사자와 기업체 숫자면에서 대구 섬유산지를 추월한 경기도 일대 편·제직, 염색 업체들도 적극 동참한다. 본지와 경기섬산련은 작년부터 공공캠페인 시범사업을 펼쳐 지역을 대표하는 섬유기업들은 이같은 취지에 대해 이해하고 적극 참여키로 했다. 성신섬유, 삼원섬유가 우선 참여하고 향후 대상 기업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서울봉제산업협회 역시 이에 앞서 협회 회원사들 및 봉제 공장을 대상으로 자원순환재활용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들을 선별하고 수개월간 작업을 진행해 왔다. 현재 약 200여개 업체가 동참했으며 지속적으로 참여를 희망하는 공장 숫자가 증가추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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