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Interview] 김종철 (주)세명정밀 대표이사 사장 -“가격보다 품질로 승부해야 명품”연단기 전문화 ‘글로벌 3강’ 이끌어
[Power Interview] 김종철 (주)세명정밀 대표이사 사장 -“가격보다 품질로 승부해야 명품”연단기 전문화 ‘글로벌 3강’ 이끌어
  • 전상열 기자 / syjeon@ktnews.com
  • 승인 2014.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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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도적질은 산업의 미래 망치고
기업은 신뢰 잃으면 생존 보장 없어”

“봉제업체마다 일감이 없다는 하소연으로 넘쳐납니다. 이젠 숙녀복까지 해외생산에 들어갔어요. 미국 유럽처럼 국내 의류 시장에 메이드 인 코리아 옷이 사라지는 사태가 곧 닥칠 것 같습니다. 봉제기반이 있어야 봉제기계도 사는 것 아닙니까?”

김종철 (주)세명정밀 사장은 올 들어 불안한 봉제경기 때문에 근심이 태산이다. 연초 고객사 방문차 대구 부산 호남지역을 찾았지만 문 닫은 봉제공장이 많았다. 또 공장은 돌아가지만 대부분 재단물량이 없어 곧 일손을 놓아야 하는 처지로 내몰릴 판이었다. 봉제기반 씨 말리기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국내 봉제기반 붕괴는 필연적으로 봉제기계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질텐데…. 막막한 현실 앞에 입술만 바짝 타들어간다.

(주)세명정밀은 섬유강국 한국이 낳은 연단기 글로벌 명가다. 세계 연단기 시장에서 프랑스 렉트라, 미국 거버 제품과 당당히 어깨를 견준다. 봉제기계 뿐만 아니라 섬유기계 전 분야에 걸쳐 토종 기술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 업체는 찾아 보기가 힘들 정도다. 기술장벽과 함께 척박한 국내 영업환경을 극복하지 못한 채 대부분 중도하차한 탓이다.

김 사장은 연단기 국산화 주역으로 불리운다. 1989년 그는 자체 기술로 연단기 개발을 알렸다. 당시 섬유·봉제공장마다 외국산 기계가 주류를 이루던 때였다. 연단기 시장은 더 심했다. 봉제공장은 일본 ‘가와까미’ 제품만 찾았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난공불락의 시장에 김 사장은 출사표를 던졌다. ‘못할 것 없다’는 엔지니어 특유의 오기도 뒤따랐다. 지금 세명정밀이 생산하는 연단기의 국산화율은 85%에 이른다. 모든 부품 또한 표준화시켰다. 연단기 글로벌 3강은 25년 전문화의 길을 걸어온 기술로 승부하자는 오기의 결정판이다.

“기계의 생명력은 성능과 품질에서 나옵니다. 가격경쟁은 기계발전 후퇴와 기업만 골병들게 하는, 제 발등을 찍는 것이나 같아요. 성능과 품질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췄다면 금상첨화가 아닙니까? 자랑하는 것 같습니다만 세명정밀 생산 연단기는 이 3박자를 갖춘 세계 유일 제품이라 자부합니다.”

김 사장은 평소 경쟁업체가 있어야 서로 발전할 수 있다는 지론을 펼친다. 선의의 경쟁은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에너지라는 뜻이다. 그런데 주위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성능과 품질보다 가격으로 경쟁하겠다는, 공멸의 논리만 팽배하다. 마음속 깊이 ‘싼 게 비지떡’이라며 “신뢰를 잃으면 설 땅조차 없다”고 자위는 하지만 답답한 심정은 지울 수 없다며 아쉬움을 토했다. 그는 산업안전보건공단의 클린사업장 조성 지원사업이 큰 예라 말했다. 자동 연단기 지원과 관련 “대부분 봉제업체가 세명제품을 찾는 것은 가격보다 성능과 품질을 우선하는 것 아니냐”며 되물었다.

“올해부터 수출을 더욱 강화할 생각입니다. 외상 수출은 아예 않습니다. 더 나아가 성능과 품질은 뒷전인 채 가격만 따지는 덤핑 판매는 배격해 나갈 거에요. 또 한국 벤더 중심 마케팅에서 각 시장의 현지인을 찾아가는 비즈니스로 전환합니다. 중국시장 확대가 신호탄이죠.”

그는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획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를 높였다. 내적으로 클린사업 수요팽창과 외적으로 수출시장 확대 전략 효과가 맞물려나갈 것이란 계산이다. 수요 확대에 따른 대비책은 지난해 말 마무리했다. 생산현장 재구축이었다.

가공 제관 조립의 생산현장은 메인라인 조립 동 확대에 나서는 등 수요팽창 대응체제로 전환시켰다. 중국시장 공략은 현재 가격대로 충분하다는 자신감도 섰다. 중국산 ‘오시마’나 중국 생산 미국 거버 제품에 비해 성능 품질경쟁력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또 렉트라 제품에 비해 월등한 가격경쟁력은 마케팅 활성화의 강점으로 꼽았다.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공생하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기술 도적질이나 하면 대한민국 산업 발전은 앞날이 없어요. 봉제기계 만드는 회사가 작다고 우습게 보는 얄팍한 생각부터 지워 나가야 합니다. 단체도 마찬가지에요. 봉제와 함께 살아가는 방향을 찾아야 하는데 조타수가 없습니다. 봉제가 무너지는 데 봉제기계업체인들 무사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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