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학 박사, 미싱사로 일하다] 이론·실무 겸비한 현장전문가 정명선 박사
[의류학 박사, 미싱사로 일하다] 이론·실무 겸비한 현장전문가 정명선 박사
  • 편집부 / ktnews@ktnews.com
  • 승인 2014.02.0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여 년간 대학·직업학교 ‘강의’ 및 산업현장 ‘경험’

사람들이 묻는다. “왜 박사학위 받은 사람이 공장에서 미싱시다 하느냐”고. 나는 대답한다. “산업이 살아나려면 기술을 알아야 한다. 머리가 아닌 손과 몸으로 직접 체득한 기술이 중요하다. 결국엔 이론이 바탕이 된 현장기술을 가진 사람이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

2011년, 인력난으로 힘들어하는 봉제공장에 취업했다. 30~50명이 라인작업 하는 곳에서 재봉기기 종류별로 봉제기술을 다양하게 습득했다. 이미 이론을 갖춘 내게 객공과 시다가 한 조를 이뤄 제품을 생산하는 ‘일대일 작업’ 등의 미싱 보조일은 큰 어려움 없이 즐거웠다.

필자는 정규대학과정을 졸업하고 의류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섬유회사 연구소에서 정부과제 및 섬유를 개발, 수출하는 연구원으로 재직하다 현재는 중국·조선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대학, 직업학교 강단에서 20여 년간 강의하며 이론 교육의 한계를 느끼고 현장기술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이론만 습득하는 것은 기존 산업을 유지시킬 수는 있어도 산업의 발전적 미래를 기대하기는 역부족이라 판단했다. 이론과 기술이 결합해야 비로소 새로움을 창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육체적 실습을 통한 기술은 생산과 바로 밀접된 현장으로부터 나오기에 과감히 강단에서 내려와 공장으로 발을 내딛게 됐다.

봉제공장에서의 기술자는 블루칼라다. 사무직인 화이트칼라에 비해 임금, 근로환경 등 많은 면에서 차이난다.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이 기술현장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도 이러한 사회적 인식과 차별대우 때문일 것이다.

이제 현장도 많이 바뀌고 있다. 젊고 좋은 인재가 몸소 느끼면서 섬유업, 봉제업에 대한 발전방안을 연구개발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이러한 발판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술자도 사무직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요구된다.

젊은이들은 교육이 대학과정으로 끝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학에서 배운 이론을 바탕으로 사회에 나가 실무를 익히고, 평생 자신의 인성을 갈고 닦음으로써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는 인재가 돼야한다. 그래서 교육은 이론을 배우는 대학교육과 실무를 익히는 직업교육, 인성을 갈고닦는 평생교육으로 나뉜다.

이 중 한 가지라도 소홀하게 되면 진정한 전문가가 될 수 없다. 과거에 누군가가 일궈놓은 것에 안주하지 말고 스스로 새로움을 찾아 개척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한 걸음, 반 걸음이라도 우리는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봉제현장공장에서 일하며 보고, 느끼고, 하고 싶은 얘기를 글로 표현하고 싶었다. 일반대중 및 업계에 봉제와 섬유패션의 현실을 알리고, 더 나아가 글을 통해 주장한 제안이 받아들여지는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나의 경험담이 업계에 몸담고자하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도전정신을 일깨우기를 소망함은 물론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 ㈜한국섬유신문
  • 창간 : 1981-7-22 (주간)
  • 제호 : 한국섬유신문 /한국섬유신문i
  • 등록번호 : 서울 아03997
  • 등록일 : 2015-11-20
  • 발행일 : 2015-11-20
  •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다산로 234 (밀스튜디오빌딩 4층)
  • 대표전화 : 02-326-3600
  • 팩스 : 02-326-2270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종석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김선희 02-0326-3600 ktnews@ktnews.com
  • 한국섬유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한국섬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ktnews@kt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