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학 박사, 미싱사로 일하다] 2. 봉제산업의 마무리 ‘마도메’
[의류학 박사, 미싱사로 일하다] 2. 봉제산업의 마무리 ‘마도메’
  • 편집부 / ktnews@ktnews.com
  • 승인 2014.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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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장애가 있는 한 마도메사는 기초생활대상자다. 딸아이를 키우며 정부보조금 80여 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마도메 일을 통해 60만 원 가량 벌고, 정부 보조금은 30만 원만 받는다. 그녀는 일이 있고 아이에게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오히려 행복하다고 한다.

월급제로 일하는 다른 마도메사는 아이들이 다 컸지만 아침에 출근할 곳이 있어서 좋다고 한다. 그녀는 옷을 보고 좌우균형대칭이 어떻게 다른지 금방 발견해 봉제의 불량을 걸러낸다. 내가 돈 주고 사서 입는다는 생각으로 더욱 꼼꼼히 살피고, 옷의 마지막이 내 손에 달렸다는 책임감을 갖고 일한다.

이미 많은 경험을 쌓은 이들에게 단추 다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다. 단추를 단의 좌우전체에 조화되게 다는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실과 바늘, 쪽가위, 골무를 예쁜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보물처럼 여긴다.

마도메는 봉제작업 완료 후 손바느질을 하는 것으로 단처리, 단추 및 장식물 부착, 실밥제거 등 마무리 작업을 총칭한다. 봉제가 미싱기계로 이뤄지는데 반해 마도메는 손작업이며 수트의 마지막을 담당하는 최고의 기술 작업이기도 하다.

라펠 끝과 상의 주머니 뚜껑을 좀 더 납작하고 정갈하게 보이기 위해 손바느질을 하는 ‘호시’, 자켓 안쪽의 원단과 안감에 바느질하는 ‘밑가시’, 단추구멍(버튼홀) 테두리를 보다 굵은실로 꿰메는 ‘버튼홀 스티치’, 이 모든 작업을 마도메라 부른다. 5·16 이전에는 상의 만드는 사람이 모두 담당했으나 미싱일이 많아지고 세분화되면서 마도메만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마도메사’가 생겼다.

마도메는 봉제된 옷을 단 정리, 단추 달기 등을 함으로써 장당 얼마씩 받기도 하고 일당제, 월급제로 일하기도 한다. 가내수공업으로 마도메하는 분들은 오토바이로 일감을 주고 받는다. 그들은 손자까지 돌보며 눈이 보이는 한 꾸준히 일한다. 물론 이들 대부분은 몇 년씩, 몇 십년씩 마도메를 해온 분들이다.

일당은 시다가 5만 원 정도, 마도메사가 8만 원 정도다. 마도메는 미싱 만큼 일이 많지 않은데다 옷을 만드는 마무리 단계이므로 일당제가 많다. 이들은 숙련된 솜씨와 기술이 있지만 일자리 연결이 안돼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아직 마도메가 직업군 직종으로 자리매김 하지 못했으며 마도메사가 봉제생산산업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해주지 않는 현실 때문이다.

봉제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옷 값이 저렴할수록 원단과 봉제 면에서 뒤떨어지고 옷의 수명도 짧아질 수밖에 없다. 봉제산업이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가기 위해서는 마도메사의 역할이 크다. 완성된 옷에 스티치 한줄 넣었을 뿐인데 명품 가치로 탈바꿈 한다. 새로 산 옷이 기계로 단 단추가 떨어져 실망시키는 경우가 빈번하다. 명품은 오래돼도 튼튼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다. 명품의 탄생은 마도메사의 솜씨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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