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붕 칼럼] 알기 쉬운 패션소재 - 양장미인 윤고라 여사 이야기
[공석붕 칼럼] 알기 쉬운 패션소재 - 양장미인 윤고라 여사 이야기
  • 편집부 / ktnews@ktnews.com
  • 승인 2014.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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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기>
―양장미인 윤고라 여사 이야기―

필자가 소위 섬유공학을 전공하고 실 사회에서 접했던 경험은 옷이 전제되지 않는 섬유산업이 과연 무슨 뜻이 있을까(?) 해 옷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러다 보니 패션계에까지 끼어들게 됐던 것인데……. 요즘은 산업용 섬유산업도 많아져 좀 상황이 다르지만 예전에는 섬유산업 즉, 의류산업의 기초적인 소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옷에 대한 관심의 첫째는 (1) 누가 가장 먼저 서양 옷을 우리에게 보여줬는가? (2) 우리나라에서 누가 가장 먼저 서양 옷을 입었는가? 하는 것들이다. 누가 먼저 서양 옷을 보여줬는가? 하는 것은 다음기회 있을 때 소개하기로 하고 오늘은 누가 먼저 서양 옷, 즉 양복을 입었는가? 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아본다.

양복을 입은 사람도 남성과 여성을 나눠 봐야 한다. 남자는 1881년 신사 유람단이란 이름으로 일본에 파견된 개혁파 정객들인 김옥균, 서광범, 유길준, 홍영식, 윤치호 등이 양복을 입고 돌아온 것이 양복 입은 남성의 효시가 됐다.

다음이 양장 여인이다. 양장 여인으로 떠 오르는 이가 윤고라(윤고려라고도 함) 여사다. 윤고라 여사는 구한말의 외교관이었던 김윤정(金潤晶)의 딸로 아버지를 따라 미국 워싱턴에 가서 여학교 과정을 마치고 다시 일본에서 동경여자학원을 졸업한 뒤 귀국했다. 1899년 양장스타일로 사진을 찍어 놓은 것이 현재도 남아 있다. 이 무렵 고종황제의 비였던 엄비도 양장 사진이 남아 있으나 연대가 뚜렷하지 않아 누가 먼저인지는 단정할 수 없으나 보통 윤고라 여사라고 말하고 있다.

당시 처녀나이 16세면 결혼하던 때에 외국에서 공부하느라 18~19세가 돼 혼기를 놓쳤고(?) 마침 상처를 하고 신문광고를 통해 재혼 신부 감을 구하던 윤치오(尹致旿)의 공개구혼에 응모해 그의 부인이 됐다.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김고리아(Kim Korea)라는 이름으로 살았으나 한자의 이름으로는 두 글자만 사용하던 습관으로 김고라(金高羅)로 했다가 윤치오와 결혼하면서 남편의 성을 따라 윤고라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 4대 대통령이던 윤보선의 큰 아버지의 재취 부인이다. 초기에 윤고라 여사가 양장을 하고 양산이라도 받쳐들고 거리에 나서면 구경하려는 여성들이 둘러싸는 바람에 앞으로 나갈 수가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윤고라 여사는 양심여학교(養心女學校=동덕여학교 전신)를 설립해 교장으로 취임하고 또한 양원여학교의 교장으로 취임해 신여성 양성에 기여했으나 불과 22세의 꽃다운 나이로 병사했다. 사진으로 남아 있는 윤고라 여사가 입었던 옷은 가슴에 레이스가 달린 롱 드레스에다 깃털과 리본이 달린 넓은 모자 등 당시 유럽 패션의 첨단 스타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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