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물 수출 상반기 결산 및 하반기 전망 - 흔들리는 대구경북 섬유산지, 5대 주력 품목 모두 하향세
■ 직물 수출 상반기 결산 및 하반기 전망 - 흔들리는 대구경북 섬유산지, 5대 주력 품목 모두 하향세
  • 김영관 / ykkim@ktnews.com
  • 승인 2014.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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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관·달성·성서공단 등 섬유기업 밀집 지역, 휴·폐업 공장 속출
중국 보다 싼 한국 원단 “기가 막힐 일” 탄식
“7~8월중 최악의 사태 직면 우려”

나일론, 폴리에스터, 화섬복합직물(교직물), 면 및 혼방직물, 화섬니트(ITY스판니트) 등 대구산지 주력 품목군 중 나일론직물을 제외한 전 품목들이 2014년 상반기를 어렵게 보내야만 했다. 특히 독주하고 있는 나일론 직물 역시 연간 수출 총액이 6000만 불 전후로 그칠 가능성이 확실시되고 있어 지역 섬유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전반적으로 올 상반기 산지 섬유업계가 겪은 고통은 수출 집계치보다 훨씬 깊었다. 관련 업계는 마냥 세계적인 불경기 탓으로 돌리고 싶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과 여건이 그동안 추세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에서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주력 품목군들의 생태계가 벼랑에 도달했음을 인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폴리에스터 강연 감량, 비 감량직물과 ITY니트스판류가 그 중심에 서 있다. 면 및 면 혼방직물은 이미 중국으로 넘어간 제품들이다. 국내에서 수출되는 면 및 혼방직물의 절대 과반 이상이 생지를 수입해와 염색 후 재수출하는 물량이어서 대구경북지역의 원사, 준비, 제직생산 기반과는 엇박자를 보일 수밖에 없다. 상반기 수출실적이 이를 여과없이 보여줬다.

스판덱스 직물(폴리에스터, 나일론), 아웃도어용 화섬복합교직물 중 일부만 비교적 선방했을 뿐, 전 품목이 날개없는 추락세를 피할 수 없었던 상반기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 품목이 추락세에 휩쓸리면서 이젠 주력 품목군의 재편성을 이끌어내야만 하는 절박한 시기로 접어 들었다.

이미 예견된 중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후발국들의 추격이 파죽지세여서 우리만의 생태계 지킴이 품목이 절실함을 보여준 상반기였다. 이들 후발국의 국산 직물류 수출시장 잠식은 이젠 막을 수 없는 대세로 기울어지고 있다. 향후 세계시장 경기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국산 직물류의 위상과 수출 실적이 하강추세를 면하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상반기 중 5대 품목 모두 평균 단가가 최저 3%에서 최고 9%까지 추락했다. 품목별 결산과 전망은 나일론과 면직물은 각각 수출 비중이 낮고 수입 직물이 과반 이상이어서 제외한다. 대표 품목인 폴리에스터직물, 중동용 폴리에스터직물, 화섬복합직물, ITY니트직물을 중심으로 상반기 실적과 하반기 이후의 전망을 살펴본다.

■ 폴리에스터 직물
콩 값은 뛰는데 두부 값은 추락하는 격

야드 당 최고 750원을 호가했던 쉬폰 생지 가격이 450원까지 추락하는 형국을 맞았다. 중국산 생지가격도 550원을 호가하는 흐름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기가 막힌 현상”이라며 믿기 어려운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수출 실적도 내리막이었다. 5월말 현재 6540만 불의 수출 실적을 보여 전년 대비 16.2%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4월과 비교해도 14.7%, 마이너스 성장이다. 5월 누계 수출 실적은 3억 2390만 불, 전년 같은 기간 실적에서도 2.9% 마이너스를 보였다. 평균 단가 역시 전월 대비 2.5% 마이너스, 전년 동월비 6.1% 마이너스, 전년 누계대비 3.9% 추락했다.

이 같은 실적 집계치는 관련 업계가 체감하고 있는 실물경기와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 입장이다. 생지를 후발국에서 들여와 국내에서 염색 후 재수출하는 물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체감경기 차이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5월 누계 수입생지(중국산) 금액이 2436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대비 14.2% 증가한 것으로 한국무역협회 집계치에서 나타났다.

환율 하락에다 중국 및 인도네시아산 직물의 저가 공세를 방어할 대안으로 수입생지를 택한데 따른 결과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수입으로 환차익을 보고 염색 후 재수출하면 한국산으로 둔갑해 단가도 높게 받을 수 있어 쉽게 유혹에 빠질 수 밖에 없는게 작금의 현실”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향후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 최대 주력품목인 폴리에스터 직물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특히 중국이 독점하고 있는 염료 가격이 전년 대비 2배까지 폭등해 폴리에스터 직물업계가 고사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내년 경, 다시 오른 만큼 오른다는 정통한 소식통의 전언에 따르면 국산 폴리에스터 직물의 수출 경쟁력은 곤두박질을 칠 수 밖에 없는 급박한 상황이다.

대구경북 최대 수출 품목이자 간판품목이 생태계 싸이클에서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쉬폰과 ITY니트는 ‘같이 간다’는 속설이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 상반기였다. 양대 품목은 상반기 중 체면을 크게 구기며 앞날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중동으로 가는 블랙(차도르,아바야)과 화이트(로브)직물 역시 상반기 중 감소추세를 면하지 못했다. 화이트 직물이 블랙직물보다 다소 우위에 선 흐름을 보였지만 수출지역과 국내 수출기업별로 극심한 대조를 보이며 두자리 수 이상 마이너스 기업과 오히려 수출증가세를 보인 기업들로 양분되는 상반기였다.

콩 값은 뛰고 두부 값은 추락하는 악순환에다 수출까지 감소하는 3중고가 엄습한 상반기. 6월 현재 대구산지 폴리에스터 직물업계의 공통된 애로다. 폴리에스터 연사, 제직 등 핵심공정 중 임연사, 임직기업들은 이미 패닉상태에 접어들었다. 워터제트룸 80대를 보유하고 있는 논공단지 D사는 이미 폐업을 선언했다.

연사 가동율 50%, 직기 가동율 60~70%로 관련업계가 견뎌내는데 한계치에 도달했다. 자가 생산보다 임직과 임연사 기업들이 겪는 고통은 더욱 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칠곡 왜관공단, 달성공단, 성서공단 등 섬유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대표적인 공단이지만 직기, 연사기를 세우거나 일부 정리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으로 “7~8월중 최악의 상황까지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세계적인 불경기에다 거대 중국이 물량과 가격으로 국내 섬유 산업을 초토화시킬 태세다. 국내 섬유업계도 문제다. 폴리에스터, ITY니트 등 단일 품목에만 의존하고 있어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에 속수무책이다. 수입 생지 증가와 수출 감소 여파로 대구경북 외곽지역에 산재한 임직, 임연사, 기업들의 휴·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하루가 다르게 영세 제직 및 연사공장이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수출창구를 보유한 기업은 견뎌낼 힘이라도 있지만 임직, 임연사 공장은 물량이 없으면 공장가동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며 “하반기 역시 이 같은 흐름에 더욱 가속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 창구를 갖춘 중견기업들 역시 직기를 가동하기 위해 비축 물량 생산에 들어가는 등 불경기에 따른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달러당 원화 환율이 연초 대비 10%대까지 추락한데다 중국발 염료 폭등(2배)까지 겹치면서 섬유산지 직물업계는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 화섬복합 및 교직물
주요 수출 시장 큰 폭 마이너스 성장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분석한 5월 수출실적 집계에 따르면 전월 대비 -16.8%, 전년 동월 대비 -20.7%, 전년 누계 대비 -19.8%로 나타났다. 평균 단가는 ㎏당 9%까지 떨어졌다. 중국을 비롯 미국, 일본, 홍콩, 아랍에미레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출시장에서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2년 연속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형국이다. 연초 대비 감소폭이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는 화섬복합 및 교직물 업계는 유럽, 미주시장을 겨냥한 고가의 자켓, 코트류 소재 부문에서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단가에 따른 원가 부담과 이에 따른 판매 부진에 따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내수 부문에서도 극심한 물량감소에 시달려야만 했다. 6월말 현재 화섬복합 및 교직물 업계는 극심한 물량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직기 일부 가동중단과 비축 물량 생산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게다가 세월호 참사 이후 국내 대형 의류브랜드들이 잇따라 소싱을 축소하면서 안팎으로 물량감소세가 탄력을 받고 있는 흐름이다. 섬유산지 대구경북 지역 동종업체 대다수가 평균 가동율 60~70%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N/P/C, N/P, N/C 등 베이직 아이템의 경우, 프로그램 물량과 중국산 생지 유입으로 어느 정도 물량확보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채산성 확보에는 비관적이었다.

이 같은 흐름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내년에도 큰 호재를 보이지 않을 것이란 업계의 견해가 속속 나타나고 있어 장기간의 불황터널에서 벗어나기가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ITY 싱글스판니트
비축 물량 투매로 시장 가격 혼란

5월말 현재 10억 5690만 불을 수출했다. 전년 누계 대비 3.4% 마이너스 성장이다. 5월 당월 실적은 전월 대비 9.7%까지 추락했다. 평균 단가 역시 전년 누계대비 4.6% 하락세를 보였다. 전년 동월 대비에서도 4% 떨어졌다. 지난해 말 S니트가 부도를 낸데 이어 대구산지에서도 석산, 대도 등이 도산하는 등 동종업계가 극심한 불황에 따른 참혹한 결과를 맞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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