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Interview] ■ 최광주 오륜편직 대표 - “무차별 가격경쟁 지양해야 ‘니트 메카’ 재도약 합니다”
[Power Interview] ■ 최광주 오륜편직 대표 - “무차별 가격경쟁 지양해야 ‘니트 메카’ 재도약 합니다”
  • 전상열 기자 / syjeon@ktnews.com
  • 승인 2014.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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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으로 우직하게 달려온 42년 편직엔지니어의 길
늘 나보다 남을 우선…배려·분수 지키는 참 섬유인
임편은 생계의 수단…섬유산업 새 변화 키는 ‘靜中動’
올 섬유의 날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 수상

“문명의 발달이 자연스럽게 유행을 낳듯이 유행의 전도사는 옷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멋을 부리는 것인데 바로 새로운 수요 창출과 맥락이 닿아요. 이는 섬유가 영원한 성장산업이라는 큰 명제가 됩니다. 사람을 편안하게 하면서 유행을 리드하는 옷은 다름이 아닌 차별화된 기술에서 나옵니다.”

뚝심으로 우직하게 42년 편직의 길을 걸었다. 앞으로 역시 이 길을 마다 않는다. 문명과 유행이 맞 닿아가듯 천직 편직의 길에서 섬유산업의 새로운 변화를 꿈꾼다. 그렇지만 자신은 靜中動의 자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철저히 분수를 지켜나가는, 그 만의 약속이자 신념의 경영관이다. 주인공은 특수 니트원단 전문 최광주(61) 오륜편직 대표다.

오륜편직은 생산 기종 모두 컴퓨터 시스템을 자랑한다. 니트 메카 경기북부지역 편직업체 가운데 설비 모두 컴퓨터 시스템을 갖춘 곳은 5%가 채 되지 않는다. 2004년 최 대표는 ‘노멀 제품을 생산해서는 더 이상 경쟁력 발휘가 어렵다’는 편직기술자로서 판단을 내린다. 그리고 하나하나씩 생산기종 교체에 들어갔다. 교체작업은 올해로 마침표를 찍었다.

전 기종을 컴퓨터시스템으로 바꾸는데 딱 10년이 걸렸다. 이 공장엔 현재 더블 컴퓨터 자카드 14대, 더블 컴퓨터 뎅깡(4컬러 스트라이프 원단) 6대, 벨로아 자카드 5대, 싱글 자카드 2대, 노멀 싱글 3대 등 총 30대가 돌아간다. 편직기는 독일산 테롯과 칼 마이어, 스페인산 줌베르크가 주류다.

“73년 유림 입사와 함께 니트편직과 연을 맺었습니다. 당시 유림은 원림산업, 풍천화섬, 신성통상과 니트원단 수출을 이끄는 견인차였어요. 또 여성 의류 ‘메르꼴레디’ 브랜드로 패션사업에 뛰어들어 편직공장은 쉴 틈 없이 돌아갔지요. 이 때 다양한 니트 원단 조직을 접한 게 독립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는 80년 유림을 퇴사하고 독립의 길에 나섰다. 82년이었다. 그를 포함 3명이 뜻을 모아 동업으로 공장운영에 들어갔다. 그러나 생산현장에 익숙하다보니 비즈니스와는 거리가 멀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1년도 채 안 돼 1320만 원 부도를 맞았다. 전셋돈 200만 원까지 빼 부채 갚는데 썼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는데…, 부도는 그를 철저히 기술자의 길로 이끄는 교훈으로 작용했다. 최 대표는 87년 다시 재기에 나섰다. 오늘의 오륜편직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24년 동안 철저하게 ‘임편의 길’만 걸었습니다. 대신 남들보다 더 품질생산에 신경을 기우렸어요. 내 것이 아니고 남의 것인데 앞가림에 치우치면 오래 못갑니다. 지금도 거래선 입장에 서서 요구사항을 반영하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직접 제가 원단을 판매하는 게 아니잖습니까?”

그는 같은 일을 하더라도 타의 모범이 되는 거래를 고수하는, 철저한 원칙주의자 기술자로 신뢰를 쌓아왔다. 받을 만큼 받고 해 줄 수 있는 만큼 해주는 것을 지론으로 내세울 정도다. 특히 내가 잘못한 것은 철저히 인정하면서 요구사항 반영에 주력해 왔다. 그는 임편 엔지니어의 길은 돈을 벌기보다 생활의 수단이라고 잘라 말했다. 큰 떡을 주무르면 떡고물이 많이 떨어지지만 그 만큼 위험도 뒤따른다는 뜻이다. 임편은 원단 판매가 아니기 때문에 잘해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늘 그를 지배한다.

노멀 생산 체제 끝났다…차별화의 길 모색할 때
“늘 같은 일 하더라도 타의 모범되자” 자세 일관
옷은 제 때 매장에…가동률 70% 지켜 제편 사고 방지
작업환경 좋아졌다…내국인 찾아야 경쟁력 살아나


“경기북부가 니트 메카라 하지만 노멀 니트 생산에 머물러서는 미래가 없습니다. 이미 그 징후를 드러냈어요. 빅 벤더들이 옵 쇼어 생산을 확대하면서 경기북부 니트 생산기지에 일거리가 사라져가는 것이죠. 앞으로 이 같은 현상은 더 심화·확산될 겁니다.”

그는 지금 회비 3만원도 못내는 편직업체가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노멀 생산에 안주하다보니 이제 과잉설비가 족쇄가 되면서 모두가 가격경쟁의 부메랑에 휩쓸리는 상황에 처했다는 안타까움이었다. 그렇지만 모든 길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라며 희망론을 지폈다. 국내 생산기반 유지를 위한 벤더와 직거래가 그것이다.

“한국 벤더들간 가격경쟁은 경기북부 니트 생산기반을 빠르게 붕괴시키는 폐단을 낳았습니다. 당장 독소가 되는 가격경쟁을 지양하고 협력을 통한 상생 기반 확대가 요구받아요. 옵 쇼어 생산은 볼륨을 키우지만 부가가치 창출과는 거리가 있잖습니까? 국내 후가공기술은 세계가 인정합니다. 벤더들이 앞장서 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나서면 경기북부는 니트 메카로 재도약 할 수 있습니다.”

최 대표는 현재 뎅깡 편직료는 kg기준 4500∼5000원선, 싱글자카드는 3000∼4000원을 받는다했다. 노멀 편직료에 비해 약 4배 정도 비싸다. 니트 메카의 재도약을 이에서 찾자는 주문이었다. ‘부가가치 창출은 양이 아니라 질이 좌우한다’는 논리아래 벤더들의 ODM 확대를 강하게 주문했다.

“98년 무렵이었죠. 당시 미국 수출용 니트원단 ‘싸이클닉’이 크게 히트를 쳤어요. 이 때 일반 편직료가 kg당 400원이었지만 이 제품 편직료는 3배 이상 비싼 1400원을 받았습니다. 2000년까지 3년간 호황을 누렸죠. 앞으로 이 같은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오륜편직은 현재 2교대 체제다. 근로자 9명이 주간 6명, 야간 3명으로 나눠 작업에 임한다. 10월까지는 추동용 일감이 많았지만 11월 들어 샘플시즌을 맞아 잠시 소강상태라 했다. 12월 중에는 내년 춘하용 일감이 밀려들 것으로 기대를 높였다.

“100% 가동률보다 70% 가동률에 맞춰 작업에 임합니다. 납기에 쫓기면 제편 사고가 나게 마련이에요. 옷은 제 때 매장에 걸려야 판매가 왕성해집니다. 제편 사고 때문에 옷 장사를 망쳐서야 되겠습니까. 그래서 늘 사고 방지를 우선으로 하는 생산을 강조하지요. 앞으로 OEM·ODM 생산 병행에 나설 생각입니다. 좋은 설비가 갖춰졌는데 디자인 개발에 힘을 쏟아 나가야죠.”

최 대표는 지난 11월11일 뜻 깊은 상을 받았다. 제 28회 섬유의 날을 맞아 모범경영인 부문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이었다. 42년 걸어온 편직 엔지니어의 길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 발 앞서가는 설비투자 결단에 대한 평가였다. 또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고 철저히 원칙을 지켜나가는 상생의 자세는 뭇 섬유인의 표상이라는 의미와 맞물렸다.

“섬유산업 현장마다 인력난이 심각합니다. 부품을 직접 만들어야 하는 과거 수작업 시절 편직공장 상황에서 보면 취업 기피현상을 나무랄 일은 아니죠. 지금은 아닙니다. 현장 소음도 크게 줄었고 부품도 정밀해졌습니다. 섬유산업의 작업환경이 빠르게 자동화로 진행되면서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이죠. 취업난에 울지 말고 섬유산업 현장을 찾으면 길이 보입니다. 그래야 섬유산업이 살아나지요.”

현재 오륜편직의 현장 근로자 수는 9명이다. 이 중 5명이 외국인 근로자다. 고부가 컴퓨터 시스템 편직공장마저 외국인 근로자 비율이 과반수를 웃돈다. 결론은 다름 아니다. 내국인 인력 없는 섬유산업의 경쟁력은 사상누각이나 다를 바 없다는데 초점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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