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붕 칼럼] 알기 쉬운 패션소재 - 쉬어가기- 을미년에 보내는 글
[공석붕 칼럼] 알기 쉬운 패션소재 - 쉬어가기- 을미년에 보내는 글
  • 편집부 / ktnews@ktnews.com
  • 승인 2015.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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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기- 을미년에 보내는 글

1895년, 을미년! 일본의 미우라 고타로 라는 명분이 영사라는 자의 사주에 의한 소위 랑인들에 의하여 명성 황후가 시해되기 바로 전해, 청일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의 영향으로 친일파 김홍집 내각이 들어섰다. 그리고 갑오 개혁으로 이어졌다. 이래 저래 국권이 심히 어지럽던 구 한말이었다.

갑오개혁이란 일차적으로 양반, 노비, 상놈, 중인, 천민의 계급을 타파한 것이었고 1896년 1월 13일 이차적으로 단행된 조치는 음력의 폐지, 상투를 잘라버리는 단발령, 문무 백관의 양복 착용령, 신식 군대의 편성, 신식 학교의 설립 등 획기적인 개혁 조치였다.

고종 황제는 스스로 머리를 깎고 양복을 착용하고 “짐이 상투를 잘라 백성에게 솔선 수범하나니 모두들 나의 뜻을 알아서 국제적으로 보조를 맞추게 하라”는 칙령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위정 척사 사상(衛正斥邪思想=바른 것을 지키고 옳지 않은 것을 배척함)에 바탕을 둔 벽이론(闢理論) 사상가들인 유생들은 결사적으로 항고하고 나섰다.

그 중의 대표적인 인물이 최익현 선생이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머리는 절대 깎을 수 없으려니와 양복은 서양의 오랑캐들이나 입는 옷이기 때문에 황제의 엄명이라 할지라도 곡종(曲從)할 수 없다고 많은 유생들을 동원하여 매일 같이 덕수궁 앞에 모여서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으라고 상소문을 연속하여 올렸다.

당시 내무대신이던 유길준은 최익현 선생을 전동 감옥에 가두어 놓고 강제로 상투를 자르려 하였으나 “내 목은 자를 수 있어도 내 머리는 못 자른다”며 완강히 거부하였다. 고종 황제는 이를 달래기 위하여 경기 관찰사란 자리를 마련하고 임명하였으나 막무가내로 반대하였고 급기야는 74세의 노구를 이끌고 도끼, 낫 같은 농기구로 무장한 의병을 일으켰다. 이런 조치로 사회 인심은 더욱 흉흉하여지고 결국 최익현 선생은 체포되어 대마도로 유배되었다.

그 후 고종황제는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하는 아관파천(俄館播遷)을 겪었고 개혁을 주도하였던 총리대신 김홍집은 경복궁에서 퇴청하다가 광화문 네거리에서 군중들에 의하여 맞아 죽는 불상사가 발생하였다.

대마도로 유배된 최익현 선생은 머리 자르고 양복 입은 일인들에 의한 식사를 거부하고 단식농성에 들어가 결국 그곳에서 굶어 죽었다. 최익현 선생은 당대의 큰 인물이었음은 틀림 없으나 시대의 흐름을 전혀 모르는 “우물안 개구리”신세가 되어 생을 마감하였다. 역사의 큰 물결을 그렇게 모르던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제도가 바뀌고 풍습이 바뀌어나가는 것은 극히 당연한 역사의 진실인데 지금도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분이 눈에 뜨이는 것은 나의 착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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