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에프알엘코리아 ‘유니클로’ 안성수 대표 - “싸다고 상품력 떨어진다면 차라리 안만든다”
[파워인터뷰] 에프알엘코리아 ‘유니클로’ 안성수 대표 - “싸다고 상품력 떨어진다면 차라리 안만든다”
  • 한국섬유신문 / /장유미 기자 yumi@ktnews.com
  • 승인 2012.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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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 ‘도전’하며 성장 동력 구축할 것

‘유니클로’ 명동점 5층. 접견실을 들어선 순간, 에프알엘코리아 ‘유니클로’ 안성수 대표가 최근 공식적인 인터뷰를 피하고 있다는 회사 관계자의 말을 듣고 혹여나 나타나지 않을까 조바심이 났다. 그러나 우려는 이내 불식됐다. 잦은 해외 출장으로 피로가 많이 누적돼 있을 법도 하지만 안 대표는 환한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그는 대화를 이어가는 동안 부드러우면서도 차분한 목소리로 친절히 대답했고, 눈빛은 ‘열정’으로 가득 차 보였다.

올해 전반적으로 경제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많은 패션업체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성장과 발전보다 내실 다지기와 효율 극대화에 주안점을 둔 국내 업체들과 달리, ‘유니클로’를 이끌어가는 그의 생각은 ‘도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지난해 하반기 ‘2020 비전 및 성장계획’을 발표하며 국내 본격 출점을 앞두고 있는 ‘유니클로’.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유통망 확장이 가속화되고 있는 요즘, 이곳은 전국에 매년 30개 이상의 매장을 오픈하며 그 흐름을 선도해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2014년에는 매장 150개를 확보해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인 이곳의 수장, 안성수 대표의 얘기를 들어봤다.

‘유니클로’는 익히 알려진 대로 일본 태생의 중저가 SPA 브랜드다. 많은 브랜드들이 트렌드 쫓기에 혈안돼 캐릭터, 스타일리시 상품들을 만들어 내기 급급할 때 이곳은 ‘베이직’을 택했다. 최근 ‘기본에 충실하자’라는 업계 기조는 ‘유니클로’의 성공 사례도 한 몫 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또 타 브랜드들이 제품에 여러 장식들을 부착하고 색다른 워싱 기법, 디자인을 개발·적용하며 가격을 올릴 때 ‘유니클로’는 중저가 정책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안 대표는 ‘유니클로’의 성공을 상품력, 합리적 가격대로 분석했다. 또 면 티셔츠 등 기본 아이템이 사라지고 있는 시장에서 이들을 찾고자하는 ‘고객 니즈’를 잘 파악한 것도 주효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 SPA 브랜드들의 성공요인과 ‘유니클로’가 중저가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고객들은 시장의 변화에 따라 자신들이 원하고 바라는 상품을 찾게 됩니다. SPA 브랜드들은 이들이 원하는 상품과 가격대, 영업정책 등을 고루 갖춰 선보이면서 호응을 얻게 된 것 같습니다. ‘유니클로’ 역시 고객 니즈를 수렴해 합리적 가격대를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체 생산단가를 낮추고, 직영 정책으로 유통 구조를 단축시켜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고자 합니다.

중저가 아이템들이 많다고 해서 상품력이 떨어지지 않다는 것을 고객들도 알고 더 많이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업계나 여론에서 좀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원가 구조, 패킹(packing) 등의 부분을 다 절감해서 고객들에게 가장 합리적이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생겨난 반사이익이 다 고객들에게 돌아가다 보니 중저가로 인식되고 있는데 저는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제품을 출시하고 나서 가격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출시되기 전 샘플로 디자인, 패션성, 소재, 부품 등을 보고 최종적으로 원가를 확인합니다. 가격을 무조건 높게만 책정하는 것이 아닌 고객이 만족할만한 가격을 정해놓고 원가와 이익률 등을 고려, 책정 가격이 영업하는데 문제가 있다 싶으면 생산을 취소하게 됩니다.

- 가격정책이 다른 곳과 비교해 굉장히 까다로운 것 같은데요.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 야나이 다다시 회장의 철학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 하더라도 고객이 만족하지 못하고 원하지 않는 가격 수준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고객들에게 신뢰를 쌓을 수 없죠. 야나이 회장은 “그럴 바엔 차라리 안 만드는 게 낫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지난해 12월을 제외하고 일본 내에서의 매출은 주춤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매출이 주춤했다란 것보다 이상기온으로 기후변화가 오면서 자연스레 생긴 현상이라고 보는 게 더 적절할 듯 합니다. 겨울이 따뜻해지다보니 일본뿐 아니라 유럽 등 타 지역에서도 시즌에 맞는 옷을 팔지 못했죠. 날씨가 덥다보니 일시적으로 매출이 떨어진 거지 사업적인 문제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를 반증하듯 작년 12월 날씨가 추워지자 ‘유니클로’ 일본 매출은 동일점포 기준 14.2% 증가했다.)

- 그렇다면 전년에 비해서 매출 유지는 한 건가요.
5% 정도 매출은 감소했는데 상품, 소싱력 등 사업적인 문제가 아니라 천기(天氣) 때문인 것 같습니다. (웃음)

- 그런데 왜 한국에서는 잘 될까요.
꼭 한국에서만 잘된다는 것보다는 아시아 쪽은 전체적으로 매출이 다 좋습니다. 지금 ‘유니클로’도 글로벌화를 추진하면서 아시아를 제일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한국과 중국을 가장 선두로 잡고 있고, 계속적으로 동남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금년도 하반기에는 필리핀에 1호점을 오픈하며 진출할 예정입니다.

-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이를 벤치마킹하려는 국내 브랜드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나요.
국내에서 성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글로벌화를 지향하며 고객들을 공략하는 것이 주효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국내에서 성공해 아무리 ‘NO.1’이라고 부르짖어도 소용없지 않습니까. SPA 브랜드들이 글로벌화를 외치는 것처럼 국내 브랜드들도 이 같은 추세를 맞춰 따라온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국내 브랜드 중 대표적 성공 사례는 이랜드그룹이나 ‘베이직하우스’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들처럼 글로벌화를 통해서 국내 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신규 국가 개척을 통해 상품력, 업무 프로세스 등을 개선 및 보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 ‘유니클로’하면 베스트 아이템인 ‘히트텍’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그 외 ‘사라화인’, ‘실키드라이’ 등 기능성 소재를 활용한 제품들도 많이 출시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이 제품들을 출시하기 위해 많은 투자와 시간을 소비하며 더 좋은 기능성 제품들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품들이 당장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히트텍’도 4~5년 전부터 인기를 끌며 그 때 등장한 상품인 줄 알고 있지만 사실 15년 전부터 출시가 됐었습니다.

그 때부터 회사 내부에서 고객들의 반응을 끊임없이 살피며 지속적인 개발을 해왔고, 지금의 ‘히트텍’을 완성시킬 수 있었습니다. 패션성을 유지하면서 소재가 좋고, 착용감이 고객들에게 얼마나 어필되는지에 주안점을 두고 그 외 다른 기능성 소재들도 계속 보완해 선보일 계획입니다.

- 지금 일본 도레이社와 협업을 통해 기능성 소재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섬유 산업이 많이 발전했고, 좋은 기능성 소재들이 개발돼 있는데 국내 업체들과도 협업하는 것들이 있나요.

지금 일부 품목은 국내 몇몇 큰 업체들에게 조달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혹시 국내에서도 제품 생산을 하고 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소재는 국내에서 받는 물량이 있어도 생산은 중국이나 인도,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 쪽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국내는 워낙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에 원가가 좀 안맞다 보니 할 수가 없습니다.

- 지난해 11월 ‘2020 비전’을 발표하시면서 매장 출점 가속화를 선포하셨는데 중소형 대리점으로도 진출을 하신다는 건가요.
우리는 모든 매장을 직영 체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출점은 플래그십 및 메가 스토어, 로드사이드 점포(Roadside Store) 등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특히 로드사이드 점포는 ‘유니클로’ 단독 교외형 매장으로 이해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샵인샵이나 대도시 중심 상권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중소도시나 상권이 활성화 되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의 인구가 있고 충분히 구매력을 갖춘 곳을 중심으로 출점할 듯 합니다. 이들 중 교통이 편리하면서 개발되지 못한 나대지(裸垈地)를 ‘유니클로’가 개발해 매장을 오픈할 방침입니다.

- 로드사이드 점포는 어떻게 구성되나요.
대로변 단독 건물 형태로 구성되며 매장 앞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됩니다. 단독 매장 형태와 패밀리 레스토랑, 패스트 푸드, 편의점 등과 결합된 복합형 매장 등 두 가지로 구성될 계획입니다. 그리고 올 상반기 즈음 경기도 용인에 국내 최초로 이 매장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 향후 출점 계획이 궁금합니다.
‘유니클로’는 2014년에 전국적으로 매장 150개를 확보해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총 300개점을 개설해 국내 시장에서 3조 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입니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서울 수도권과 광역시에 각 1개점씩 설립할 예정이고 규모는 3306㎡(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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