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터치] 최영인 사라다플래닝 대표 - 패션의 완성품 ‘잡화’ 귀한대접 받아야
[이슈 터치] 최영인 사라다플래닝 대표 - 패션의 완성품 ‘잡화’ 귀한대접 받아야
  • 한국섬유신문 / /패션부 ktnews@ktnews.com
  • 승인 2012.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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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와 핸드백을 일반적으로 ‘잡화(雜貨)’ 혹은 ‘패션 잡화’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잡화라는 말은 ‘일상생활에 쓰이는 잡다한 물건’을 이르는 말이다. 업계를 두루 경험해 본 입장에서 잡화라는 애매한 카테고리로 구두와 핸드백이라는 덩치 커다란 아이템들을 묶어 두기엔 못내 아쉬운 점이 참 많다.

구두와 핸드백이 독립된 패션 아이템으로써 인정을 받지 못하는 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잡화라는 뭉뚱그려진 카테고리가 아닌 독립된 카테고리로 바로 설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 보고자 한다.

비교적 비슷한 소재를 많이 사용해 매우 닮은듯하지만, 아주 다르기도 한 구두와 핸드백은 그 동안 한국 경제의 부흥에 큰 공헌을 했던 효자 아이템이었다. 지금도 전체 패션 매출의 약 1/3에 달하는 매출 규모를 갖고 있지만, 낙후된 산업 시스템과 세련되지 못한 매니지먼트로 인해 여전히 변변한 제 이름 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잡화라는 불확실한 포지셔닝으로 패션 관련 협회에 당당히 끼지도 못하고, 독립된 사단이나 재단 같은 공관도 존재하지 않으며, 하다못해 변변한 디자이너 협회나 모임 같은 것도 없는 형편이다. 그러다 보니 모든 패션 관련 행사에 구색을 맞추기 위한 ‘꼽사리’ 정도의 미미한 존재로 명맥을 잇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잡화가 하나의 패션산업으로 바로서고 발전을 위한 정부 시책과 지원을 얻으려면 구두 및 핸드백 산업이 독립된 개체로써 인정을 받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체나 기관이 필요하다. 비단 구두, 핸드백이라는 개별 아이템으로의 접근해서는 안 된다.

가죽과 비 가죽류 혹은 부자재류에 이르는 소재 업체까지 하나로 모아 그 규모를 키우고 구두, 핸드백, 소재에 이르는 산업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이성적이며 효율적인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60년에 가까운 산업 역사에도 불구하고 공신력 있는 통계나 역사 자료가 없다는 것은 얼마나 우리들 스스로가 미미한 존재인지를 인정하는 일인 것이다. 소재와 구두, 핸드백을 잇는 통합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그 규모나 영향력에 있어서 보다 확실한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며, 보조나 구색 아이템이 아닌 패션을 완성하는 협력 아이템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구두와 핸드백 전문 디자이너들의 인프라를 모아 협회나 단체 같은 네트워킹을 구축하여 전문 인력의 파악과 후진 양성을 위한 도움 창고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개인 디자이너들을 중심으로 브랜드 디자이너들까지 아우르는 인력 네트워크를 통해, 상품 개발만을 위해 소모되는 디자이너가 아니라 창의적인 디자인 작업을 꾸준히 발표할 수 있는 디자이너들을 길러 내는 것이 필요하다.

스타성 있는 디자이너들을 발굴하고 지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독립된 패션 아이템 디자이너로 바로 서는 것을 도와야 한다. 우리나라의 유일하고 제일 강력한 자원은 인력이다. 훌륭한 재능을 가진 디자인 인력을 육성, 발굴하지 못한다면 역사적으로 짧고, 브랜딩에서 밀리고, 생산성에서 쳐지는 한국 구두 핸드백 분야의 앞날은 더 어려워질 것이 자명하다.

잡다한 물건이라는 뜻의 잡화에서 벗어나 잡화가 당당히 패션 아이템의 주축으로 인정받는 날이 올 수 있도록, 미력하나마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연결할 수 있는 일에 힘을 쏟고 싶다. 소용되어지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능동적으로 내 역할을 찾는 그런 전문 인력이 되는 길이 20여 년간 이 업계에서 일했던 한 사람으로서 해야 할 도리라고 생각한다.
구두, 핸드백 산업 발전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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