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터치] 정정철 옥탄스 훼브릭 대표 - 건양대, 한산 모시 RIS 사업의 구석진 그늘
[이슈 터치] 정정철 옥탄스 훼브릭 대표 - 건양대, 한산 모시 RIS 사업의 구석진 그늘
  • 한국섬유신문 / 편집부 ktnews@ktnews.com
  • 승인 2012.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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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경제부(장관 홍석우)가 선도하는 ‘지역 연고 산업 육성 사업’ 또는 지역 혁신 시스템(Regional Innovation System / 이하 RIS)은 지역의 특성을 살린 상품을 개발해서 지역에 기반을 둔  중소기업을 지원해주는 사업임을 천명하고 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총 102개 RIS 사업 중에서 반 이상이 지역 대학과 연계된다. 대학은 비영리적 성격을 띠고 있고, 사업 토대가 되는 연구 기반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충남 논산에 있는 건양대학교도 몇 가지 RIS 사업을 한다. 그 중 하나가 현대적 한산모시 사업이다.

나는 10여 년 전부터 마 계통의 원료로 원단을 생산 판매하는 회사의 대표로 2011년 12월16일 건양대와 MOU를 맺고 올해 초부터 건양대로부터 현대적 기계 공정에 의한 한산모시 실을 공급받아 원단을 생산해 침구 회사에 납품했다. 얼마 후 그 회사에서 일부원단에 하자가 있으므로 납품받은 원단을 반품한다는 통지가 왔다. 원단에 검은 점 같은 이물질이 연속적으로 나타나 원하는 이불을 만들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원단불량의 원인이 원단 제작 과정에 있는지 실을 만드는 방적 과정에 있는지를 충남 연무대에 있는 SC충남방적에 의뢰했다. 방적 기술진은 지난 6월21일 오전 12시 충남방적 2층 회의실에 건양대 책임자를 초청, 문제는 실을 만드는 원료가 오염된 데서 비롯됐고 건양대 역시 인정했다. 따라서 나는 반품된 만큼의 원단을 만들 수 있는 양의 오염되지 않은 실을 요구했다.

그러나 건양대는 이를 거부하고 미수대금과 원단 반품으로 인한 우리 측 손해를 퉁치고 끝내자고 한 것이었다. 현재 우리 섬유업계는 단 한 번의 작은 실수로도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을 맞고 있다. 이번 일의 원인은 건양대의 불찰이다. 나는 수차례의 공문을 보내고 전화도 했지만 ‘법대로 하라’는 식이었다. 현재 건양대는 ‘실이 문제가 있는 줄은 알지만 미수금부터 다 갚으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올해 건양대로부터 약 1톤의 실을 공급받아 약 1만 야드의 원단을 생산했다. 1만 야드 원단 중 약 7000 야드는 다행히 얼룩이 보여도 무관한 내추럴 컬러 또는 어두운 검정색 계통을 염색해서 납품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나머지 3000 야드 중 약 1000 야드는 검은 점들이 연속적으로 보이는 표백 상태에서 반품되고, 나머지 약 2000 야드도 표백을 해보면 검은 이물질들이 연속된 점으로 나타났다. 이런 원단도 내추럴 컬러 주문이 오면 판매 가능성이 있지만 이미 시즌이 지난 지금은 판매하기 어렵다. 원료 자체의 오염이라는 원인이 발견된 초기 건양대가 즉시 조치했더라면 모든 원단을 납품했을 것이다.

정부 지원을 받는 건양대 한산모시 RIS 사업단은 실이 오염된 원인을 밝히기보다 사건을 덮으려는데 노력했다. 살기 위해 애쓰는 섬유제조업체에게 불량실을 만든 사실만을 은폐하려는 건양대의 배짱(?)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되물어 보고 싶은 심정이다. 논산 건양대의 한산모시 RIS 사업, 다시 한 번 재검토해야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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