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월드컬렉션 최정달 대표 - “글로벌 핸드백 브랜드 일굴 패션기업과 만나고 싶다”
[Interview] ■ 월드컬렉션 최정달 대표 - “글로벌 핸드백 브랜드 일굴 패션기업과 만나고 싶다”
  • 한국섬유신문 / /김송이 기자 songe@ktnews.com
  • 승인 2013.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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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핸드백 제조 최강 명품 기술력 자랑
최고설비 증축·생산량 확대기반 구축


경기도 부천 오정산업단지 월드컬렉션 건물 1층의 높이 ‘6m’는 남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 최정달 대표가 핸드백 제조 내수와 수출을 동시에 해내기 위해 5톤 트럭이 드나들 수 있도록 특별히 맞춘 높이이기 때문이다.

월드컬렉션은 각층 900㎡ 면적에 자재실과 재단실, 배피 및 기리메와 우라 안감, 컴퓨터 미싱 등 부분작업, 조립과 봉제를 하는 임가공, 본사와 브랜드의 검품 및 포장까지 3층 건물에서 한 번에 이뤄진다. 이미 이곳을 방문한 업계 관계자들이 큰 규모와 최신 설비를 보고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국내 제조업이 사양길을 걷는 지금 이만한 공장이 서울 근교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기 때문이다.

최정달 대표는 이곳 공장을 세우고 월 1~2만 개까지 생산이 가능하게 돼, 주력 브랜드인 ‘MCM’과 협의도 마쳐 타 브랜드 제조도 가능하게 됐다. 글로벌 명품 핸드백 제조로 이름을 떨쳤던 청산과 시몬느에 이어, 한국의 걸출한 핸드백 제조 기업이 또 하나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월드컬렉션은 핸드백 업계에서 ‘MCM’ 고급 핸드백 제조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국내 제조업 기반이 약화된 가운데, 지난 해 시설을 증축하고 생산량을 늘린 배경이 궁금하다.
품질에 자부심을 갖고 명품을 만드는 제조 전문 기업으로 바로 서고자 한다. 흔한 말로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는데, 단순한 하청 제조업체에 남기 보다는 국내외 판매할 고급품을 소화할 수 있는 전문기업을 꿈꿨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핸드백 제조업체에 입사했다. 어릴 때는 기술을 배웠고, 군대에서 통솔력을 발견하고 갈고 닦았다. 제대 후에는 부산 수출업체에서 많은 직원들을 통솔하고 관리하면서 노하우를 익혔다.

부산에서 내 이름 석자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자신감으로 13년 전 상경했는데, 저가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부산에 비해 높은 서울의 기술력을 따라잡으려 부단히 애를 썼다. 그런데 서울 사람들은 규모를 키울 상상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한국에서 제조업이 사양길을 걷고 중국이나 동남아로 건너가 버리니 다들 투자하지 않고 몸을 사리더다.

나는 국산 제조업이 고급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경쟁력을 가졌다고 판단해 역으로 과감하게 투자를 했고, 지금까지는 그것이 성공을 해 명실상부 최고 브랜드의 고급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오정산업단지의 공장은 내 평생을 걸고 핸드백 제조를 해나 갈 생각에 먼 훗날을 보고 세웠다.

1층 주차장 높이가 6m라서 핸드백 1만 개를 실을 수 있는 5톤 트럭이 통과할 수 있는 높이다. 또한 사람이 하나씩 나르고 옮기는 엘리베이터가 아니라 컨베이어 벨트를 전 층에 연결해 효율을 높였다. 핸드백 1만개를 5톤 트럭에 싣는데 엘리베이터는 1시간이 걸리지만, 컨베이어 벨트로는 15~20분 만에 실을 수 있다.

-구체적인 설비와 공정 과정은 어떠한가.
설비는 거의 수입으로 일본 기계가 많다. 월드컬렉션 정직원은 10여 명이고 하도급을 다시 주는 소사장 제도로 13개, 부분작업까지 합하면 20개 업체와 일하고 있다. 부분작업을 활성화 시켜 공정별로 전문화 돼 있는데, 직원 모두가 제품 하나를 만드는데 책임감을 갖고 있다. 물론 새 터를 일구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10여 년 전 “정신이 나갔느냐”는 핀잔까지 들으면서도 1㎜의 오차도 없는 정교한 핸드백을 만들기 위해 프레스 재단기 등 최신 기계를 들여왔다. 당시 서울 핸드백 업체들은 “사람이 직접 칼로 가죽을 자르면 로스도 적고 빨리 할 수 있다”며 굳이 철형을 맞춰 프레스 재단을 하는 것을 이해 못했다.

5년 전에는 월드컬렉션 자체 공장뿐만 아니라 각 하청공장들에 800~2000만 원 상당의 컴퓨터 미싱을 도입하도록 독려하고 지원, 현재 절반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세팅해 땀수를 정확히 조절할 수 있는 기계를 들였다. 내가 나서서 투자를 하고 좋은 기계와 기술을 보여줘야 알아주고 따라주더라.

-최고급 핸드백 제품을 제조할 노하우와 설비를 다 갖췄는데 자체 브랜드를 런칭할 욕심은 없나.
제품만 갖고서 명품이 되는 것이 아니다. 월드컬렉션이 주력으로 하는 ‘MCM’은 국내 주요 백화점은 물론이고 중국 등 해외에서도 유명 백화점 매장까지 확장하는 단계에 와 있다.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는 김성주 회장의 통솔력과 패션기업의 감각과 감성, 전문성이 있기에 가능했다. 우리가 만드는 고급 제품은 그에 걸맞는 브랜드의 상표를 달고 고급 매장에서 판매가 돼야 한다.

패션기업들이 브랜딩과 제품 기획, 유통과 마케팅에 얼마나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제조와 브랜드 각자 전문 분야가 맞아 떨어지는 것이 글로벌에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만든다. 섣불리 브랜드를 런칭하기 보다는 월드컬렉션의 고급제품 생산기술과 함께 발맞춰 갈 패션기업과 함께 하고 싶다.

월드컬렉션이 제조하는 가방은 국내 리테일 가격이 최소 30만 원대가 되어야 한다. 국내에서도 ‘유수’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브랜드가 필요한데, 그런 브랜드가 국내서는 ‘MCM’을 비롯해 열 손가락이 다 꼽히지도 않아 아쉽다.

-기술자 고령화와 인력 부족이라는 한국 제조업의 현실도 외면할 수 없다. 현재 생산 현장을 떠받치는 기능공 연령이 평균 50대, 40대 중반이 어린 축에 속하는 것으로 안다. 인력난을 타개할 대책이 있나.
약 10년 뒤 이들이 은퇴하고 나면 해외 인력 수입이 불가피한데 현재 그것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사회적 처우가 좋지 않다보니 기술자들이 줄고 있고, 이를 충원할 제3국 노동자 유치도 정부 지침 때문에 쉽지 않다. 일본이나 유럽을 봐도 실제 생산인력은 중국이나 동남아 기술자들인데 우리도 그 전철을 밟을 것이 뻔하다.

이를 대비해 직원 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예전에는 야간 고등학생들, 그다음은 주부, 이 시기가 끝나면 외국인들을 교육해 채용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주부 인력으로 인력이 충원되고 있지만 향후 분명 인력난이 닥쳐올 것으로 보고 외국인 노동자들이 머무를 30명 인원의 기숙사를 세우기도 했다.

중급 견습으로 있는 사람들을 한국으로 데려와 보다 수준 높은 ‘상’ 견습으로 육성해야 하며, 해외에서 우리 계통의 숙련공을 데려올 수 있도록 제도가 풀려야 한다. 인력공단에서 2~3년의 계약기간으로 배치하는 기간으로는 전문적 기술이 요구되는 핸드백 기술을 알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조선족은 국내 취업이 가능하나 한족은 허용되지 않고, 이외에도 비자 등 복잡한 절차 탓에 정식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 자체가 아주 어렵다.

-국내 명품 핸드백 브랜드와 제조산업을 어떻게 전망하나.
최근 한국 업체들이 해외 브랜드를 인수해 유럽 오리진과 메이드 인 코리아 품질력으로 글로벌 진출도 꾀하고 있어, 그간 역량을 쌓아온 한국 핸드백 제조업체들이 더욱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유럽산 명품과는 다른 감성과 디자인의 핸드백을 선보였던 것이, 이제 한류를 타고 한국을 넘어 중국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정밀함과 견고함은 이미 유럽에서도 흉내 내지 못할 한국 핸드백만의 스타일이자 강점이 됐다. 한국 패션 감성과 제조 기술이 맞아 떨어져 여러 매스티지 핸드백 브랜드가  성공을 거두고 있다. 좋은 패션 브랜드가 아이덴티티와 헤리티지를 쌓아가고 제조기업 역시 좋은 제품을 생산한다면, 머지않아 토종 핸드백 글로벌 브랜드가 탄생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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