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nning] 디자인 역량 뛰어난 기업이 성과도 높더라
[Planning] 디자인 역량 뛰어난 기업이 성과도 높더라
  • 전상열 기자 / syjeon@ktnews.com
  • 승인 2009.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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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자들이 휴대폰을 구입할 때 가장 중시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정답은 디자인이다. 제일기획의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디자인’이라는 답은 1997년13.7%에 불과했지만 10년이 지난 2007년에는 35.2%로 높아졌다.
반면 성능이라는 답은 같은기간 54.8%에서 31.5%로 줄어들었다.

주요 기업들이 내놓은 제품들의 품질이 상당한 수준으로올라왔기 때문에 디자인만 꼼꼼히 살피면 된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 같은 트렌드는 휴대폰뿐 아니라 전 산업분야에서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디자인 역량이 뛰어난 기업들이 높은 성과를 보이고있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영국 디자인협회가 선정한 디자인 선도 기업(디자인상을 자주받은 63개사)의 주가는 1994년FTSE 100 기업(런던 국제증권거래소에 상장된 100대 기업)과 유사한 수준이었지만 2007년에는두 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애플은아이팟 등 미려한 디자인의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브랜드 가치와매출이 2003년 대비 각각 2배,1.7배 늘어났다.
국내 기업들도 엇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이 내놓은글로벌 히트상품들은 대부분 디자인이 미려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와인잔 이미지를제품에 반영한 보르도 LCD(액정표시장치) TV를 출시해 2005년4위였던 세계 LCD TV 시장 점유율을 2006년 1위로 끌어올렸다.
LG전자 역시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살린 프라다폰과 초콜렛폰을히트시키며 메이저 휴대폰 업체로 발돋움했다.

LG전자는 소니에릭슨 모토로라 등을 제치고 세계 휴대폰 업체 3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건설,산업전자,서비스 등 소비재를 생산하지 않는 기업들도‘디자인 경영’에 관심을보이고 있다.
디자인센터를 설립하고 산업용 디자인을 연구,독일iF 전시회에서 디자인상을 받은LS산전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중소기업들도 디자인 경영에 적극적이다. 디자인을 무기로 시장점유율을 높인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일이다.
엔유씨전자는 기존에 판매하던‘요구르트 & 청국장 제조기’의 디자인을 개선한뒤 매출이 10배로 뛰어올랐다.

미국의 중소 TV 생산업체인 비지오는 스피커와 버튼의 소재를금속으로 바꿨다. 저가 상품이라도 이미지가 고급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한 것.
이 회사는 자사 브랜드로 제품을 판매한 지 2년째인 2007년 2분기 북미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산업 디자인의 개념이 확장되는 추세다. 모양과 색상뿐 아니라 소리,냄새 등 오감의요소가 디자인에 총동원된다.
노키아는 휴대폰을 열 때 고급 승용차의 배기음이 들리도록 제품을설계했다. 벨 소리는 세계적인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에게 의뢰했다.

아우디는‘상쾌한 아우디만의향기’가 나는 차량을 만들었다.

삼성전자는 LCD 화면을 터치해휴대폰을 조작할 수 있는‘햅틱폰’을 설계할 때 소비자가 다양한‘손맛’을 느끼게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개별 제품에서 벗어나 생활공간 전체를 디자인하는 움직임도일고 있다.
LG그룹은 전자,화학,생활건강 등 3개사가 공동으로참여하는‘LG디자인협의회’를운영하고 있다.
디자인 협의회는미래 주거공간의 디자인 트렌드를 분석하고 가전제품과 인테리어제품 생활용품의 디자인을 미래 트렌드에 맞게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에 남은 과제는 천재급 디자이너의 육성과 디자인 아이덴티티 정립이라고 입을 모은다.

천재급 디자이너를 확보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인 기업의 예로 B&O(뱅앤울슨)를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아르네야콥센과 데이비드 루이스 두 명의 디자이너 덕분에 성공했다는평을 듣고 있다.
두 디자이너가만든 대표작은 CD 플레이어‘베오사운드 9000’.이 제품은 16년째 팔리고 있는 스테디 셀러다.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상표를보지 않고 제품 디자인만으로 어느 회사의 제품인지 구분할 수 있다는 뜻을 담은 말이다.
글로벌기업 중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는 기업은 BMW,B&O,볼보,애플 등이다.

SK그룹, 지구촌 곳곳에 ‘`행복날개’` 활짝


SK그룹이 ‘브랜드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 브랜드 경영의 중심에는 나비 문양의 디자인을 형상화한 ‘행복날개’가 있다.
‘행복날개’란 로고는 SK의 서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면서 ‘행복전도사’가 되겠다는 SK의 경영철학을 간결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는 평가다.
SK는 2005년부터 ‘BMS(Brand Management System)’라는 브랜드 관리 체계를 수립,브랜드 경영을 위한 기본 토대를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SK는 각 사별 브랜드관리위원회를 구성,계열사의 브랜드 경영 실태를 점검한다. SK는 전사 차원의 브랜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브랜드 경영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계열사별로 실시하는 ‘BMS’ 교육이 대표적이다. 2007년에는 구성원의 브랜드 전문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SK 브랜드 아카데미’를 신설했다. 구성원들의 브랜드 관리에 대한 이해와 자발적 참여가 바탕이 돼야 ‘브랜드 경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주사 출범 2년을 맞은 2007년 SK는 ‘OK! SK’란 통합 브랜드 광고 캠페인을 벌였다. ‘OK! SK’ 캠페인은 우리 사회의 행복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차별화한 메시지로 전달함으로써 SK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행복’을 효과적으로 전파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SK는 2006년 새로운 CI와 로고를 선포한 후 전국의 주유소와 대리점 6800여곳의 입간판
을 교체했다. CI와 로고 ‘행복날개’를 교체하는 데 무려 1년반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CI의 색상은 SK의 강력한 자산이자 자부심을 표현하는 빨간색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행복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주황색을 보조색으로 활용,고객 지향적인 이미지와 행복 추구의 정신을 강조한 게 CI와 로고 디자인의 특징이다.

‘행복날개’는 고객이 실제 SK를 이용하고 체험하는 대표적인 고객 접점 지역인 SK주유소와 SK텔레콤 대리점의 매장 단장에도 반영,SK만의 새롭고 독특한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행복날개’란 로고는 그동안 분산돼 있던 개별 관계사의 아이덴티티를 통일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키고,고객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진그룹, 항공기에 `예술`을 입혀라

한진그룹의 디자인 경영은 2004년 대한항공 창립 35주년을 맞아 실시한 CI(기업 이미지 통합) 작업에서 시작돼 항공기 외부 몸체에 ‘예술을 입히는’ 비행기 ‘래핑’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의 새 유니폼 디자인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세계적 디자이너 지안 프랑코 페레가 맡아 화제가 됐다. 페레가 항공사 유니폼 디자인을 맡은 것은 처음으로 동과 서,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글로벌 선도 항공사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상징이 되고 있다.

한진그룹의 디자인 마케팅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래핑 마케팅’이다. 대한항공은 2001년 ‘하르비’를 시작으로 최근의 ‘모나리자’ 래핑까지 항공기 래핑을 통해 감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2001년 선보인 국내 최초의 항공기 래핑 ‘하르비’는 제주 관광을 상징화했다. 대한항공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홍보. 기념하기 위해 ‘슛돌이’도 등장시켰다. 홍보 외에 문화 교류를 의미하는 래핑도 시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류를 상징하는 가수 비의 월드투어를 기념하기 위해 날개를 펼친 ‘비’의 래핑을 2007년 선보인 바 있다. 이는 전 세계 문화 교류를 위해,또 자국 문화 홍보 목적을 둔 대표적인 래핑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홍보 목적 외에 예술적 가치를 더하는 래핑으로 진화하고 있다. 2008년 초 선보인 훈민정음으로 만든 모나리자 항공기는 루브르 박물관의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알리는 목적도 있지만,세계적 예술작품 모나리자가 우리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훈민정음을 만나 항공기 래핑의 최고 걸작품을 탄생시켰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항공기 래핑 외에 한진그룹은 2007년 서울 소공동 한진해운 빌딩과 김포 대한항공 본사 빌딩 외벽에 B787 차세대 항공기 래핑을 설치해 친환경 고효율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통해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표현한 바 있다. 지난해에 런던지역 명물인 택시에 래핑광고를 싣기도 했다.

새로 출범한 진에어에도 한진그룹의 디자인 마케팅 의지를 담았다. 진에어의 새로운 나비 모양 CI는 형광 배경에 파란색과 보라색 나비 날개가 그려져 있다. 로고는 진에어로 나비처럼 자유롭게 가고 싶은 곳을 날아다니며 즐기는 여행을 상징한다. 날개 색깔은 진에어가 추구하는 젊고 실용적인 서비스 정신을 담아냈다. 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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