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D&D 컬렉션 김동환 대표 - 국내 모피 디자인 ‘미다스의 손’
[차한잔] D&D 컬렉션 김동환 대표 - 국내 모피 디자인 ‘미다스의 손’
  • 이원형 기자 / stam77@ktnews.com
  • 승인 2015.05.06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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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디자인력, 중국 시장이 원한다!”
국내 모피 디자이너 장인정신 부족
인력양성 및 디자인력 끌어올려야

“제가 가장 행복할 때가 언젠 줄 아세요? 백화점 모피 매장에 나가서 옷들을 마주 할 때입니다. 대부분 제품이 내 손을 조금씩 거쳐간 제품이에요. 고객들은 모르고 나만이 알 수 있는 자부심이지만 그거 하나로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모피 디자인 패턴 업체 ‘D&D프로모션’ 김동환 대표는 올해로 모피업계에 발을 들인지 31년이 됐다. 그는 비록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손재주가 있었다. 교련복으로 불리던 교복을 제 손으로 줄여 입기도 했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다.

그는 “1984년 진도모피에 첫 입사해 IMF가 터지기 전까지 디자인실에서 근무했다”며 “그 때부터 쌓아놓은 나름의 노하우로 지금까지 모피 디자인 패턴사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피업계에서 김동환 대표는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아는 유명인이다. 국내 메이저 모피 업계 의상 대부분이 그의 손을 거쳐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에는 특별한 감각이나 장인정신을 가지고 일하는 디자인 인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김 대표가 디자인하는 제품은 업계에선 이미 믿을만하다고 정평이 나있기 때문. 현재 그가 거래하는 업체 수만 해도 어림잡아 100개 정도다.

“모피 디자인은 원단과 실루엣, 색감 등 디테일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요. 국내 모피업계 흐름은 타 복종보다 느리고 디자인을 한번에 확 바꾸기 힘듭니다. 업체들이 디자인 부분에서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요즘은 과감한 색상과 슬림한 절개 라인 등 디테일한 부분이 젊어지긴 했지만 아직까지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은 편이죠.”

김 대표는 현재 국내 업체 하청 뿐 만 아니라 개인적인 의뢰를 받아 디자인 패턴을 해주고 있다. 패턴기술을 가진 사람이 흔치 않기 때문에 새로운 디자인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하는 것도 그의 임무. 실제 그의 사무실엔 광목 천으로 만든 모피 의상 샘플이 가득하다. 광목 천으로 만들어지긴 했으나 트렌디한 실루엣 의상이 눈에 띄게 많다. 유명 모피 콘테스트 디자인 심사도 김 대표의 눈을 거쳤다.

그는 “국내엔 아직 모피에 대해 생소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대내외적으로 중국 시장한테 밀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전문적으로 모피 디자이너를 키우는 게 현재 상황으로는 쉽지가 않습니다”라며 “인력양성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국내 모피 업계 전반적인 디자인력을 끌어올리는 게 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모피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어야 한다며 시종일관 즐거운 웃음을 지어 보이는 김동환 대표. 묵묵히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 덕택인지 얼마 전 중국에서 뜨거운 러브콜을 받았다. 중국 정부는 모피에 대한 지원책이 많은 편. 해외 모피 디자이너를 초빙해 자국 모피 산업을 증진시키는 프로젝트에 김 대표가 제의를 받은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힘으로 해보겠다는 생각에 이를 거절했다.

“너무 부담이 되고 어깨가 무거워지더라고요. 사업가도 아닌데 사무실 한 층에 직원 여러 명을 두고 일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어요. 저는 기술장이지 사업가, 비즈니스맨이 아니니까요.”

그는 다가오는 6월, 중국 모피 도시 하이닝에 160평 대 사무실을 오픈한다. 중국과 한국을 양방향으로 오가며 제 3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것.

“중국 모피 시장은 정말 대단합니다. 그리스 유명 밍크 도시 카스토리아도 크다고 생각했는데 중국에는 비교도 안됩니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내외수 시장을 모두 공략하고 있는 곳이지만 실제로는 내수 시장이 훨씬 큽니다. 한 도시에 모피 업체만 해도 1800개가 넘으니까요.”

김대표는 “중국 시장이 거대하긴 하지만 디자인이나 트렌디 한 부분에 있어서는 뒤 떨어진다”고 했다. 그는 “패턴 업체도 많지만 모두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 모피는 세련된 디자인과 한 발 앞선 트렌드로 경쟁력이 있다. 중국에서도 한국 디자이너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남들보다 열심히 보고 어떤 사물이든 세밀하게 관찰하는 것이 자신이 평생 해 온 유일한 공부라는 김동환 대표. 끊임 없는 담금질로 자신을 숙련시켜 온 그의 앞 날이 누구보다 빛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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