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르는 ‘거위의 꿈] ‘얼킨(ul:kin)’ 이성동 디자이너
[내가 부르는 ‘거위의 꿈] ‘얼킨(ul:kin)’ 이성동 디자이너
  • 정정숙 기자 / jjs@ktnews.com
  • 승인 2015.05.2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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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습작이 가방으로 되살아나다

이성동 대표는 신진 작가나 미대생들이 버리는 습작에 쓰인 캔버스천으로 가방을 만든다. 얼킨’의 ‘업사이클링’제품은 예술문화를 기반으로 재탄생한다. 신촌 작업실 한 쪽에는 캔버스천이 곳곳에 쌓여 있고 한 쪽 벽면에는 ‘업사이클링 디자인이 친환경 메시지를 전한다’는 글이 적혀 있다. 예술가와 대중의 간극을 줄이겠다는 이성동 디자이너의 브랜드 철학이 보인다.

이 대표는 친구가 졸업 작품전을 준비하면서 유화가 그려진 캔버스천을 그대로 버리는 것이 안타까워 가방을 만들었다. 이후 가공과 봉제연구를 통해 캔버스 위 그림과 질감을 그대로 살린 ‘얼킨’ 브랜드가 작년 5월에 런칭됐다. 버려진 습작들은 세상에 하나뿐인 가방과 모자가 된다.

“지금은 미대생이나 신진 작가들이 보내주거나 가져가라는 연락이 많이 옵니다. 처음에는 미술대학이나 대량으로 버려지는 습작들이 있는 학원을 찾아다녔어요.” 그는 버려진 습작 안에서 퍼즐조각을 맞추 듯 디자인을 한다. 작가의 고유 컬러를 최대한 살린다. 회화 그림이 그래픽 요소로 되살아난다. 작은 조각도 버리지 않고 컵홀더로 만든다.

런칭 2년째인 ‘얼킨’은 신진 작가 지원만 벌써 3번째 하고 있다. 수익금의 20%를 재투자해 순수 예술가들에게 무료전시회를 열어준다. 작년 9월 첫 재능순환 프로젝트 ‘얼킨 라이크 유(ul:kin like you)’를 연 이후 분기별로 전시회가 열린다. 전시장 주변에서는 145㎝ 폭의 캔버스천을 펼쳐놓고 남녀노소 누구나 붓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하는 대중참여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얼킨의 전문 아트 디렉터가 직접 전시를 기획한다.

“순수 미술이나 영상 작가 등 신진작가 작품이 많이 유통 판매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신인 작가와 함께 커가고 싶어요. 미약하지만 작가 후원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가방을 산 고객들 중에는 처음 유화를 만져봤다는 사람이 많았어요. 얼킨이 예술 문화가 대중적으로 향유되는 매개체가 되길 바랍니다.”

이 디자이너는 문화를 같이 나누는 플랫폼을 통해 재능 순환 가치를 한 단계씩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성과도 있었다. 서울디자인재단에서 시행한 서울디자인문화상품개발에 선정돼 ‘서울아티스트 백’이 만들어졌다. 서울아티스트 백은 청와대 사랑채 아트샵과 DDP 아트샵 등에 입점할 예정이다.

두타 벤처 디자이너 컨퍼런스, 중앙디자인 컨테스트 등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이 디자이너는 꿈이 많다. 그는 “예술적 향유에 대한 니즈가 있는 직장인을 타겟으로 한 서류가방이나 백팩을 만들고 점차 의류 전공을 살려 토탈 패션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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