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Interview] ■ 이윤하 ‘동대문제일면세점’ 추진단장 - “1600여 소상공인과 동대문을 K-패션 메카로 키워야죠”
[Power Interview] ■ 이윤하 ‘동대문제일면세점’ 추진단장 - “1600여 소상공인과 동대문을 K-패션 메카로 키워야죠”
  • 정기창 기자 / kcjung100@ktnews.com
  • 승인 2015.06.0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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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발전형 면세점’ 출사표…‘봉제·패션과 생산·유통’ 상생고리 만들 터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 서류 접수 마지막 날인 지난 1일 관세청 서울세관본부. 이날 9시 정각에 제일 먼저 신청서를 접수한 곳은 한화그룹이었다. 서류를 접수한 곳들은 해당 회사 직원 여러명이 입찰 서류 보따리를 둘러싸고 움직일 정도로 보안이 삼엄했다는 후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대기업 7곳(일반경쟁입찰)과 중소·중견기업 14곳(제한경쟁입찰)은 이날 모두 한꺼번에 신청을 마쳤다.

이번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의 최대 격전지는 바로 동대문이다. 굿모닝시티, 제일평화, 케레스타, 롯데피트인, 헬로apM 등 대부분 집단상가들이 면세점 후보지로 지목됐다. 특히 피트인은 롯데면세점과 동대문듀티프리 등 2곳이 사업지로 선정할만큼 경쟁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말이 중소·중견이지 대부분 사업 후보자들은 최소 수백~수천억원을 일시에 동원할 수 있는 자금 규모와 인지도를 가진 기업들이다.

㈜제일평화의 면세점 사업 진출이 ‘다윗과 골리앗’ 싸움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일평화는 시장내 소상공인들 위주의 클라우드 펀딩으로 동대문을 봉제와 패션, 생산과 유통의 상생을 통한 K-패션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제일평화가 주도하는 ‘동대문제일면세점’ 추진단장은 이윤하 ㈜에코야 대표다. 본지 독자들에게는 글로벌 데님 기업인 이탈리아 ITV와 1000만 유로의 로열티를 받고 토종 천연염색 기술인 ‘와인텍스’를 수출한, 낮이 익은 얼굴이다.

-제일 먼저 궁금한 것이 투자자금 조달이었다. 대기업들은 줄잡아 수천억원의 뭉칫돈을 쓰겠다고 발표했다.

“투자금의 60%는 제일평화상가 지주와 입점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펀딩으로 충당한다. 지주 400여명, 입점상인 1200명 등 약 1600여명으로부터 투자를 받을 계획이다. 유망 기업이 상장할 때 소액 개인 투자자들에게 투자 기회를 개방하듯 제일평화시장에서 생업에 종사하는 동대문 소상공인들이 면세점 운영기업에 주주로 참여하는 것이다. 이는 60년이 넘는 동대문 시장 역사상 유례가 없었던 일이다. 나머지는 컨소시엄에 참여한 신홍선건설㈜과 ㈜홍선이 자체 보유한 현금을 투자하기로 했다. 연 수천억원 매출을 올리는 면세점에서 나오는 이익이 펀딩에 참여한 소상공인들에게 수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주변 반응은 어떤가. 소상공인 참여가 부진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소상공인들이 함께 투자하는 면세점이 동대문에 온다고 하니 다들 좋다고 한다. 면세점으로 인해 신규 관광객이 유입되면 제일평화를 비롯, 동대문 일대 상인들에게 새로운 매출원이 생기는 셈이다. 만에 하나 소상공인 참여가 저조할 경우를 대비해 ㈜신홍선건설과 ㈜홍선이 부족한 자금을 따로 충당하는 방안도 마련해 뒀다.”

-면세점 사업은 특수한 사업을 이끌어갈 전문 인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이전에 면세점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회사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같은 조건이다. 오히려 제일평화는 이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고 본다. 제일평화는 동대문 시장에서 연 4000억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중 중국인 등 외국인 매출이 55%를 차지한다. 관광객 또는 바이어를 상대로 지금까지 쌓은 경험과 노하우가 충분하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상품을 선정하고 이를 판매할 수 있는 경쟁 노하우는 우리가 가장 높지 않을까.”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사항이 주차 문제다.

“동대문 시장 상가를 면세점 후보지로 신청한 회사들이 꽤 많다. 일반 승용차보다는 관광버스가 설 수 있는 장소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런면에서 동대문은 좋은 인프라를 갖고 있다. 제일평화 주차장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주변 주차 시설을 활용하면 주차 문제는 해결되리라고 본다.”

기자라는 직업의 특성상, K-패션 인기가 높은 중국 시장을 자주 둘러보게 된다. 2013년 말 광저우와 더불어 중국내 2대 의류 도매 집산지로 유명한 중국 항주 도매시장의 ‘쓰지청(四季靑)’에서 만난 중국인 의류 도매상은 “한달에 2~3번 제일평화시장을 간다”고 말했다. 한번에 3000만원 안팎의 의류를 구매·수입하는 ‘큰 손’이다. 그는 “(동대문) 다른 상가에 비해 값은 비싸지만 품질이 좋아 제일평화 옷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꽤 오래전부터 제일평화상가는 ‘동대문제일백화점’이라고 불릴만큼 고 퀄리티의 디자인과 바느질로 단골 고객들을 확보하고 있다. 창신동과 숭인동 일대 봉제공장들은 “제일평화에 들어가는 옷은 공임을 더 받는다”고 할 정도다.

-면세점으로서 제일평화상가의 강점은 무엇인가.

“제일평화는 입점 심사를 할 때 디자인 능력이 떨어지면 입점을 허가하지 않는다.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디자인과 봉제가 뛰어난 매장 제품을 발굴해 면세점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동대문에서 생산해 동대문에서 판매한다는 것이다. 봉제와 패션, 생산과 유통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간 상생을 통해 K-패션의 메카로 다시 한 번 도약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순수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옷을 외국인들에게 선보임으로써 산업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이 예상된다.”

제일평화는 최근 증축 리모델링한 6~7층에 면세점을 꾸릴 계획이다. 보세특허 면적은 총 2798.25㎡. 화장품 및 향수, 패션·잡화 등 기존 주요 면세점 품목외에 동대문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특화 매장도 들어서게 된다. 크고 작음의 차이지 시설과 면적 같은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타 경쟁 사업자들과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규모를 더 키우는 것이 경쟁력 차원에서 낫지 않은가.

“규정의 2~3배 되는 공간을 확보했다. 중요한 건 비용 대비 수익이다. 면적을 늘리려고 했으면 5층까지도 넣을 수 있었다. 지방면세점을 보면 무리하게 면적만 넓히고 손해보는 곳이 많다. 무조건 넓고 상품만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 외국인을 유인할 동력이 있어야 한다. 동대문은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에게 쇼핑 1번가로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우수한 패션 상품과 소상공인들이 함께 상생하는 사업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해 달라. 그동안 면세점 사업은 대기업만 할 수 있었다. 중소기업이 노하우 축적을 바탕으로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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