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Interview] ■ 최옥희 (주)대명패브릭 대표 - “年평균 40% 고성장…충실하게 기본을 지켰죠”
[Power Interview] ■ 최옥희 (주)대명패브릭 대표 - “年평균 40% 고성장…충실하게 기본을 지켰죠”
  • 김동률 기자 / drkim@ktnews.com
  • 승인 2015.06.2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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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중시·원리원칙’ 경영…고성장 밑거름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 매년 40% 매출 상승
온라인 신규 바이어 공략…올 수출 2500만불

평범한 차림새에 검정색 앞치마를 두르고 식당에서 나와 아무렇지 않게 사무실을 돌아다닌다. 직원들에게 “삼계탕 먹어”라며 식사를 챙긴다. 허드렛일을 하는 ‘식당 아줌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자가 봤던 그 ‘식당 아줌마’는 바로 대명패브릭 최옥희 대표였다. 흔히 생각하는 기업의 대표 이미지와는 멀게 느껴지지만 한편으론 인간미가 넘쳤다. 취재 약속 시간이 마침 점심시간이라 최 대표는 직원들을 위해 점심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차림새 그대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직원들이 매 끼니를 밖에서 사 먹는 게 안쓰러워 회사에 식당을 마련하고 직접 밥을 해 줘요. 물론 따로 식사를 챙겨주시는 분이 있지만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제가 직접 장을 보고 시간이 될 때마다 손수 식사를 챙기려고 노력합니다. 밥과 반찬은 항상 준비돼 있기 때문에 먹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 먹으면 돼요. 그래서 따로 반찬만 넣는 전용 냉장고도 마련해 뒀어요.” 이 날 메뉴는 삼계탕. 날이 점점 더워져 직원들 건강을 생각해서 정한 것이라고 한다.

최옥희 대표는 ‘사람중심경영’을 강조한다. 단순히 사장과 직원의 관계가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오너에게 사람은 재산과도 같습니다. 우리회사 직원이 19명인데 이 중엔 경력자도 있고 섬유를 모르지만 하나하나 배워가며 근무하는 직원도 있어요. 하고자 하는 자세만 갖춰져 있다면 처음부터 하나하나 가르치며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어요.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반대로 잘 하는 것도 반드시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의 능력이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주고 발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오너가 해야 할 일 중 하나라고 생각 합니다. 저에겐 우리 직원 하나하나가 다 소중해요.”

이른 바 ‘땅콩회항’ 사건을 계기로 한국 사회 전반을 뒤흔든 갑을관계는 여기서는 딴세상 얘기다.
대명패브릭은 올해 5년차에 접어들었다. 수 십년이 된 회사들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업력이다. 하지만 최 대표는 남자들도 힘들다는 섬유업계에서 27년간, 그것도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뛴 경험을 가진 이쪽 업계에 잔뼈가 굵은 여성 CEO다.

“80년대 초 무역업종에서 일 하다가 섬유를 알게 됐어요. 공장에서 처음 섬유를 접했는데 직접 보고 만지는게 참 즐겁고 재미있었습니다. 89년부터 본격적으로 섬유업계에 뛰어들어 30년 가까운 시간을 섬유와 함께 하다 보니 지금은 원사에서부터 후처리까지 모든 공정을 다 알고 있습니다. 화섬부터 면방까지 모두 취급할 수 있고 지금은 세아, 한세, 한솔을 비롯해 굵직한 벤더업체에 납품을 하고 있습니다.”

생긴지 5년 밖에 안되는 원단업체가 국내 최고 섬유벤더에 납품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오랜 시간 섬유 한 길만을 걸어온 최 대표의 노력이 숨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기까지 힘든 시간도 많았다고 한다. “처음 섬유업계에 뛰어들었을 때는 즐겁고 재미있기도 했지만 참 힘든일도 많았어요. 특히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무시당하고 듣지 않아도 될 말들도 많이 들었죠. 하지만 그럴 수록 원리·원칙대로 일을 진행해 나갔습니다. 되돌아보면 그 시간들이 저를 더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힘든 시간을 견디고 사업을 시작 했지만 사업 초기에는 위기도 있었다. “회사를 시작하기로 마음먹기까지 힘든 일이 많았어요. 그러던 중에 지인이 투자금을 댈 테니 섬유사업을 시작해 보라고 권해서 고심 끝에 사업을 하기로 마음먹고 두 달만에 시작했습니다. 2010년 8월 대명패브릭을 설립 하고 직원 3명으로 시작 했어요.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투자했던 사람이 돌연 태도를 바꿔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며 법인통장을 막아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대명패브릭은 설립 이듬해 매출 34억을 기록했고 2012년엔 54억을 달성했다. 그리고 설립 4년만인 작년 무역의 날에는 1000만불 수출탑 수상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까지 받았다. 세월호 여파로인한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작년 매출은 140억에 달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더불어 점점 힘들어지는 섬유업계 사정과는 달리 매년 평균 40% 이상 고성장의 비결이 뭘까? 최 대표는 ‘기본’을 얘기한다.

“이런 불경기 속에서도 우리회사가 연 평균 40% 이상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는 끊임없는 R&D 입니다. 남들이 만들지 않는 독특한 아이템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회사 한쪽은 아예 R&D 연구소로 따로 마련해 항상 연구하고 개발합니다. 다른 곳에서 못 한다는 원단은 아예 우리한테 찾아와서 만들어 달라고 먼저 의뢰해요. 우리가 직접 연구하고 개발한 신제품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만 보더라도 R&D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언제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R&D’지만 말 처럼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 대표는 지금까지 만든 샘플만 4000여 종에 이르고 별도 창고까지 지어서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고성장의 비결은 또 있었다. 최 대표가 힘든 섬유업계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원리·원칙주의’다. 생산공장을 직접 운영하지 않지만 제조 공정마다 꼼꼼히 살피고 원칙에 맞게 진행하는 게 비결 중 하나라고 했다.

“공장을 직접 운영하지는 않아요. 각각 아이템별로 최적의 품질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들만 골라서 생산을 맡깁니다. 저는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면서 섬유를 만지고 배웠던 사람이기 때문에 각 공정을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직원들에게 필수 체크항목을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지시합니다. 어떤 일이건 원리·원칙을 지킨다면 품질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원단은 바이어 마음에도 들지 않습니다.”

R&D와 원리·원칙주의 역시 어찌 보면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론 가장 지키기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회사의 고성장 원동력은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최 대표의 신념이었다.

“섬유업계가 힘든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섬유산업은 사라질 수 없어요. 사람이 옷을 입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잖아요. 지금까지 꾸준히 해 오던 R&D와 함께 신규 바이어개척에 더욱 열을 올릴 생각입니다. 오프라인 거래선은 미주를 중심으로 더욱 집중하고 특히 올해는 온라인시장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자체 홈페이지 구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를 통한 마케팅에도 비중을 두고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온라인 마케팅을 하고 있진 않지만 벌써 영국, 터키 등 해외 바이어에서 샘플 의뢰가 들어오고 있어요. 남들이 하지 않는 독특한 아이템만 있다면 얼마든지 바이어를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진만으로 모르겠다는 바이어들에게는 직접 샘플을 보내주기만 하면 돼요. 니트 산업은 온라인마켓을 통한 비즈니스가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기존에 하지 않았던 방식이라고 시도도 해보지 않고 안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해요. 항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해외 바이어들이 인터넷에 ‘니트’를 검색하면 대명패브릭이 바로 검색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대명패브릭은 올해 5월말 기준 매출 58억원을 달성했고 연말까지 2500만불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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