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김시중 발행인 겸 회장 ‘AFB 졸업 논문’ 발췌 - “봉제산업 부활…패션·봉제 상생 협력에 길 있다”
본지 김시중 발행인 겸 회장 ‘AFB 졸업 논문’ 발췌 - “봉제산업 부활…패션·봉제 상생 협력에 길 있다”
  • 편집부 / ktnews@ktnews.com
  • 승인 2015.07.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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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순환적 공급생태계 구축·전후방 산업 균형 발전 ‘강조’
공급사슬 구축시 최소 1만개 이상 봉제공장 육성 기대

작년부터 불어닥친 글로벌 불경기와 내수 부진은 국내 섬유패션산업에 전방위적인 불황의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급격한 수출 감소와 내수 시장 위축으로 원사에서 직물, 봉제와 패션까지 업·미들·다운 스트림 전반에 걸쳐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섬유패션업계는 의류 및 산업용 신소재·차별화소재 개발과 구조조정을 통한 다운사이징 등으로 위기 극복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접근법은 섬유패션산업의 가장 기초가 되는 봉제산업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간과한 측면이 없지 않다. 과연 한국 봉제산업 부활의 길은 없는 것인가. 봉제산업의 발전은 국산 섬유류 원부자재의 끊임없는 수요 발굴로 이어져 전후방산업에 미치는 효과가 막대함에도 불구하고 이대로 두어도 좋은가.

우리 봉제기업들은 중남미, 동남아 등지에서 70~80년대 한국 기간 산업을 이끌던 예전의 위상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세아상역, 한세실업, 한솔섬유 등 해외 진출 봉제기업들의 현지 수출액은 이미 한국 전체 섬유 수출액에 필적하는 실적을 기록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인건비만 따지고 투자 대비 효율만 강조하는 근시안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전체 섬유산업에서 차지하는 봉제산업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는 인식 전환이 시급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본지 김시중 발행인 겸 회장은 최근 여러 자리에서 국내 봉제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업계 인식의 전환을 촉구해 왔다. 이 같은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그는 제15기 서울대학교 패션산업 최고경영자 과정(AFB) 졸업 논문을 통해 ‘(현장 사례 학습을 통한) 섬유패션과 봉제산업의 선순환적 공급사슬(Supply Chain) 구축모델 연구’를 발표했다.

김 회장은 이번 논문을 통해 업·미들·다운 스트림의 유기적 협력과 전후방 산업의 조화로운 공존이 국내 봉제산업 부활의 길을 열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난 수개월간 직접 산업 생산 현장을 둘러본 후 엔드유저인 패션브랜드와 봉제공장간의 유기적인 협력 모델에 주목, 양 업계가 서로 상생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선순환적 공급생태계 조성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했다.

본지는 7월22일 창간 34주년을 맞아 김 회장의 졸업 논문을 바탕으로 우리 패션과 봉제업계의 선순환적 협력 모델의 길을 모색해 봤다. <편집자주>

■값싼 노동력 찾아 해외로 빠져 나가는 봉제산업
한국 섬유패션 산업은 70~8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한국 경제 발전을 이끌어 온 견인차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90년대 말 규모 면에서 정점을 찍은 후 2000년대 들어 급격한 외형 축소를 겪고 2010년까지 약 10년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터널을 지나야 했다.

이 기간 중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이 봉제산업이다. 섬유패션 산업을 구성하는 업·미들·다운스트림 중 투자비용은 가장 적고 인건비는 가장 많이 들어가는 산업 특성상 1세대 투자 지역인 중국과 중남미를 필두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 지역까지 진출하는 등 공동화 현상이 심화됐다.
2010년 기준, 해외 진출 한국 섬유기업들 수출액은 154.4억불, 고용인원은 총 98만여명에 이른다. 같은 해 국내 섬유류 수출은 139.0억불, 고용인원은 직·간접 종사자를 모두 합쳐 76만6000명 수준이다.

한국수출입은행에 통계에 따르면 2014년 12월말 기준 한국 섬유산업의 해외 투자금액은(1만1990건) 총 73억2616만 달러에 달한다. 1위는 중국 25억2375만 달러(6016건)로 전체의 34.4%를 차지한다. 이어 베트남(20.6%), 인도네시아(11.8%) 등의 순위를 보이고 있다.

한때 우리 봉제 기업들의 집중 진출국이었던 온두라스, 과테말라, 니카라과, 엘살바도르는 10~20위권에 포진해 있다. 지금까지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 투자·진출한 국가 수는 총 80개국에 이른다.
10년 단위로 나눠볼 때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진 시기는 2000~2009년으로 총 투자액의 42.94%가 집행됐다. 2010~2014년까지는 21억9390만 달러가 투자돼 전체의 29.95%를 차지한다. 1990년대는 26.02%가 투자됐고 이전까지의 비중은 1.10%에 불과하다.

결국 봉제를 위주로 한 한국 섬유산업의 해외 진출은 1990년부터 시작돼 2010년까지 전성기를 이뤘다고 볼 수 있다. 2010년 이후는 봉제뿐만 아니라 원사에서 직물까지 또 산업용에서 의류용 섬유 생산 공장 이전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 같은 국내외 섬유산업 규모의 격차는 해외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한 봉제기업의 대규모 생산기지 이전이 원인이었다. 날로 높아가는 국내 인건비와 물류 및 관세, 통관비용외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이 산업 쇄퇴를 가속화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 대형 패션브랜드 역시 해외 소싱 비중을 늘려감에 따라 국내 의류 생산 기반은 날로 취약해지는 구조적 문제에 봉착했다.

이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최근들어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일자리 창출의 긍정적 측면과 생활 기반이 취약한 소외계층 자립에 큰 역할을 하는 봉제산업의 도시형소공인 발전 모델에 주목하고 각종 지원을 늘려가는 추세다. 특히 올해는 지난 5월29일 시행에 들어간 ‘도시형소공인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돼 소공인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도권·비제도권 구분 규모·형태에 맞는 지원책 절실
2011년 통계청 자료 기준, 의류제조업 사업체 수는 총 2만3507개, 종사자 수는 14만6961명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가장 많은 봉제공장이 밀집해 있으며 다음으로 경기도, 부산, 광주, 전라북도 등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봉제공장들은 규모와 납품 형태에 따라 1군, 2군, 3군 등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군은 종업원 10인 안팎 또는 이상으로 패션의류 대기업에 납품하는 업체가 주를 이루고 있다. 엘에프(LF), 제일모직, 한섬 같은 대형 브랜드에 주로 의류를 납품하고 있으며 신림동, 구로동 등지에 몰려 있다. 1군 공장은 대기업 브랜드로부터 비·성수기 구분없이 안정적인 일감을 받아 비교적 높은 공임을 받고 있다. 대기업이 1년 내내 끊기지 않는 일감과 적정한 공임을 보장함으로써 생산 현장은 기술개발에 힘쓰는 한편 높은 퀄리티의 품질을 제공한다. 봉제와 패션의 전형적인 상생 모델이라 할 수 있다.

2군은 종업원 5~10인 사이로 온라인쇼핑몰, 신진 디자이너에 납품하는 업체들이다. 난닝구, 아우라제이 같은 온라인 브랜드와 노케제이(정미선 디자이너), 자렛(이지은 디자이너) 같은 신진 디자이너들이 주요 거래처다. 청파동, 만리동 등 서울 서부 지역에 많고 공임은 공장에 따라 차등화 돼 있다. 온라인브랜드는 1군과 비교해 공임이 낮지만 물량은 많고 디자이너 납품 의류는 물량은 적은 대신 1군보다 높은 공임이 형성돼 있다.

3군은 동대문 시장을 중심으로 한 소위 ‘시장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5인 미만의 가내 수공업 형태가 제일 많고 주로 부부 또는 가족 2인이 협업하는 모습을 띄고 있다. 객공으로 활용하는 인원까지 합하면 10인이 넘기도 한다. 영세한 업종 특성상 사업자등록증 없이 사업을 영위해 정부 또는 각 지자체 지원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최근 협회 등 단체들을 중심으로 사업자등록을 통한 양성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1, 2군과 비교해 공임이 현저히 낮은 열악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대체적으로 1, 2군의 절반 수준으로 공임이 책정되고 비수기와 성수기가 뚜렷해 안정적인 공장 운영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한섬

“봉제공장과 상생협력…매출·이익 증가 선순환 시스템 구축”
㈜한섬은 패션브랜드와 봉제 공장간 상생협력 모델을 구축한 모범적 사례에 속한다. 한섬은 지난 2010년 구로구 가산동에 아파트형 공장을 지어 우수 봉제협력 공장을 입주시켰다. 현재 5개의 1차 협력 봉제공장이 입주해 있는데 이들 공장은 한섬으로부터 보증금과 월세의 50%를 지원받아 안정적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한섬은 이들에게 발주하는 봉제 오더를 우선적으로 할당해 협력업체와 상호 윈윈(win-win)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주먹구구식으로 책정하던 공임도 과학적으로 분석, 합리적인 수준을 보장해 업계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한섬 관계자는 “생산 단계에 따라 초단위로 의류 생산 공정을 분석한 후 적정 공임을 보장함에 따라 봉제 공임에 대한 불합리적인 요소를 배제시켰다”고 밝혔다.

결제 역시 주 단위 현금으로 정산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재무 구조가 취약한 봉제 공장의 자금 순환에도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한재 한섬의 봉제 협력 공장은 약 70여 곳에 이르며 1차 우수협력 업체는 35곳에 이른다.

한섬은 이 같은 앞선 시스템 구축으로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불황이던 작년에도 전년 대비 11.5% 성장한 5249억원(연결재무제표기준)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률 역시 8.7%를 달성, 통상적으로 5% 안팎에 지나지 않는 경쟁업체들과 비교해 월등히 나은 실적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률 역시 6.9%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봉제 협력 업체와 펼치는 회사 차원의 상생 경영이 매출과 이익, 두마리 토끼를 잡는 근본적인 동력이 된 셈이다.

■아이디룩㈜

“10년 이상 꾸준히 거래…양질의 일자리 창출 이끌어”
여성복 전문 기업인 아이디룩㈜은 기비(GIVY) 키이스(KEITH) 레니본(RENEEVON) 등 9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작년 1434억원 매출을 올린 중견 패션기업이다. 아이디룩은 현재 11개 봉제 공장과 전속 하청협력 계약을 맺고 전체 의류의 90% 이상을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중 9개는 거래한지 10년이 넘을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아이디룩은 협력 공장들에 1년 내내 일감을 끊기지 않게 대주는 대신 협력 공장들은 의류 품질 안정과 봉제 기술 개발에 힘쓰는 것으로 보답하고 있다. 올해로 16년째 아이디룩 여성복을 생산하고 있는 나은실업은 신촌 인근 약 95평 공장에 생산직 근로자 26명이 일하고 있다. 이 회사 나영록(50) 사장은 현재 아이디룩의 주력으로 성장한 ‘레니본’ 브랜드를 런칭하던 2000년 당시부터 함께 해 왔다.

그는 “본사(아이디룩)에서 협력업체가 놀지 않고 공장을 돌릴 수 있게 일감을 줌으로써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었다”며 “브랜드와 공장의 협력구조가 회사를 운영하는데 큰 힘을 주는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자식이 할 마음이 있으면 공장을 물려줄 생각이 있다”고 할 정도로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상생 협력은 곧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2인 1팀 객공제로 운영되는 나은실업은 1팀 당 매월 450~500만원의 월급이 보장된다. 이곳 직원들 평균 연령이 55세임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액수다. 특히 일반 사업체들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기술이 있으면 정년없이 일한 만큼 대가를 받아가는 양질의 일자리라고 할 수 있다.

■락어패럴

“신진 디자이너 해외 진출 기회 만들어낸 인큐베이터”
락어패럴은 서울시 용산구 청파로, 소위 말하는 서울 서부 봉제벨트에 있는 여성복 봉제공장이다. 30여평 남짓한 공간에 재단사 2명, 객공 2명 등 총 6명이 일하고 있다. 여기에 부부가 일하는 객공 3팀, 6명이 락어패럴에서 발주하는 외주 물건을 생산한다.


주요 고객은 노케제이(NOHKEJ) 정미선 디자이너, 자렛(JARRET) 이지은 디자이너, 칸쥬(CANEZOU) 김보민 디자이너 등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와 빌드(Build) 같은 중견 온라인 브랜드들이다. 전형적인 2군 봉제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이 회사 이상태(51) 사장이 자켓의 경우 6~7만원에 이르는 높은 공임을 주는 디자이너 브랜드 생산을 유치할 수 있었던 비결은 기술력이었다. 보통 디자이너 브랜드는 초기에는 오더량이 많지 않아 봉제공장들이 생산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사장은 다른 일감은 직원들에게 맡기고 자기가 직접 수년간 디자이너 의류 생산에 매달렸다. 까다로운 디자이너 옷 봉제를 할만큼 훌륭한 봉제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서너장씩 주문하던, 당시 신진 디자이너들은 대중에 인정받고 물량이 늘어나면서 락어패럴에 대놓고 오더를 내기 시작했다. 기술력이 뛰어난 봉제공장과 디자이너 브랜드와의 만남이 우리 디자이너들이 홍콩, 대만 등지에서 장당 수십만원대 중고가 옷을 팔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신진 디자이너와 봉제공장간 협업은 원활하지 않는 상황이다. 디자이너는 기술력 있는 봉제공장을 찾기 어려운 반면, 봉제공장은 디자이너 업계를 잘 몰라 스스로 영업을 할 수 없다는 맹점이 있다. 소량 생산 오더를 꺼리는 것도 한 이유다. 칸쥬 김보민 디자이너는 “봉제공장과 디자이너가 상생하기 위해서는 서로 노력이 필요하다”며 “디자이너는 확실한 유통망 확보를 통해 봉제공장에 꾸준히 오더를 줄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고 봉제공장은 소량이라도 생산을 해 주겠다는 적극적인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봉제·패션은 치순(齒脣) 같은 밀접한 협업 구조
이처럼 국내 봉제의류 산업 구조는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처럼 단순하지 않다. 봉제와 패션 기업들간 상생을 위해 양 업계는 갑과 을이 아닌, 서로 상생하는 치순(齒脣)의 관계처럼 밀접하게 얽혀 있다. 이 같은 산업 구조 이해하에 정부와 각 지자체는 제도적 지원으로 민간 부문의 원활한 산업 활성화 지원이 필수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의 2014 패션시장 조사에 따르면 국내 패션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 전년 대비 5.6% 성장한 56조7000억원이다. 이중 국내 패션 기업을 아우른 제도권 시장 규모는 46조7000억원이며 동대문 등 비제도권 추정 매출액은 약 10조원에 이른다. 또 매출액 500억원 이상 기업들의 브랜드 숫자는 약 1500여개로 추산되고 있다.

이중 국내 생산 비중이 높은 여성복 시장은 10조7146억원으로 복종별 시장에서 가장 큰 22.9%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여성복을 포함한 국내 패션브랜드와 봉제공장간 원활한 상생 협력을 위해서는 우수한 제품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작업환경 개선 및 생산 인프라 지원이 필수다. 쾌적한 작업환경과 인프라는 우수한 인력을 끌어 모을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자금력 있는 대기업들이 안정적 생산 기반을 제공하고 봉제 공장은 자금 부담이 덜어지는 만큼 생산에 필요한 우수한 기술과 설비를 갖춤으로써 양자가 함께 상생하는 선순환적 고리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생산과 적절한 임금이 보장되면 날로 고령화돼 가고 있는 봉제산업 현장의 젊은 인력 확충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섬유패션과 봉제산업 상생 협업 정착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조사에서 보여지듯 연 매출 500억원 이상의 회사들이 보유한 패션 브랜드 숫자는 약 1500여개에 이른다. 국내 패션 브랜드들은 1개 브랜드 당 통상적으로 2개의 봉제공장과 전속 하청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약 3000개 이상의 양질의 봉제공장을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이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속 협력공장 외에 비정기적으로 하청이 이뤄지는 공장 숫자까지 감안하면 이들 섬유패션기업과 봉제공장간 협업 시스템 구축으로 육성할 수 있는 봉제공장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500억원 이하의 중소 브랜드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및 온라인 쇼핑몰 협력공장까지 합산하면 그 숫자는 최소한 수만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지금까지 패션브랜드와 봉제공장의 상생 협력 모델은 일부 대기업 위주로 이뤄지고 있었으나 이 같은 선순환적 공급체인 모델을 양 업계의 전부문으로 확신시킨다면 국내 섬유패션산업 발전에 큰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후방 협력으로 국산 원부자재 산업 활성화
봉제와 섬유패션산업의 상생 협력은 양 산업의 발전이라는 본직적 이점 외에도 부가적으로 파생되는 몇가지 뚜렷한 긍정적 효과가 있다. 첫번째는 국산 원부자재 산업 활성화를 통한 업계 발전이다. 일감 수요자인 봉제공장과 공급자인 패션 브랜드사 및 디자이너들이 맞물리는 공급사슬 체계는 국내 원사 및 원단의 끊임 없는 수요 발굴로 이어져 막대한 부가가치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섬유패션기업들은 국산 섬유 원부자재 산업 활성화에 힘입어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우수한 섬유소재 개발의 길도 열리게 된다. 경기북부에서 이뤄지고 있는 이른바 ‘클러스터형’ 산업 협력을 모색하는 방편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회 취약계층 안전망 확보
또다른 긍정적 측면은 국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사회 소외계층의 일자리를 확보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점이다. 통상 봉제 공장은 일반 회사와 달리 종사자들이 공장 근처에 거주함으로써 근린 지역 생활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특징이 있다. 특히 봉제업 종사자들은 다문화가정, 결손가정 등 생활 기반이 취약한 계층이 주를 이루는데 이들의 자립에 큰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는 최근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핵심 화두인 ‘경제 민주주의’ 달성과도 맥이 닿는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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