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Interview] ■ 전순옥 국회의원 - “정책 사각 지대 소공인들에 희망과 자긍심 안겨야죠”
[Power Interview] ■ 전순옥 국회의원 - “정책 사각 지대 소공인들에 희망과 자긍심 안겨야죠”
  • 정기창 기자 / kcjung100@ktnews.com
  • 승인 2015.11.2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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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떠나 초당적 의정활동으로 섬유패션산업 지원
2017년 3800억 규모 동대문 패션 허브 사업 추진
전국 각 지역 섬유업종 특화 ‘컨트롤타워’ 필요

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로 2012년 국회에 입성한 전순옥 의원은 그동안 한국 섬유패션산업 이익을 대변하며 활발한 법안 발의를 통해 관련 산업 발전에 기여해 왔다. 전 의원은 특히 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국내 섬유패션산업에 대한 국회 차원의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여(與)·야(野)를 떠난 초당적 동료의원간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종 정부 지원 사업을 이끌어내는 등 적지않은 성과를 거뒀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임기 막바지를 맞고 있는 전순옥 의원을 지난 17일 국회의원실에서 만났다. 전 의원은 약 1시간 반 동안 이어진 인터뷰를 통해 국내 섬유패션산업 현안과 앞으로 발전 방안에 대해 막힘없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중 이렇게 긴 시간 동안 한국 섬유패션산업에 대해 심도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그가 유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 섬유패션산업에 대한 국회 차원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특히 여야를 떠난 초당적 협력이 돋보였는데.
“국회 와서 가장 비중을 둔 분야가 섬유패션산업이다. 2012년 국회에 들어와 한국패션산업그린포럼을 만들고 국정감사와 각종 세미나, 포럼 활동을 통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동료 의원님들과는 동대문, 창신동 같은 현장 방문을 통해 국내 섬유의류 산업 종사자들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망가지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여야뿐 아니라 산업부 및 여타 상임위 소속 의원님들도 많이 공감하고 도움을 줬다.”

전 의원은 지난 2013년 여야 동수로 구성된 10명의 의원과 창신동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 자리에는 정몽준 당시 새누리당 의원도 참여했고 이런 활동은 나중에 ‘도시형소공인특별법’ 제정과 연 20억원의 예산이 지원되는 K-패션 쇼룸 ‘르돔’이 출범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가장 큰 성과로 일명 ‘전순옥 법’으로 불리는 ‘도시형소공인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처음엔 패션제조업(봉제)을 바라보고 시작했다. 처음부터 한국법학연구회와 중소기업중앙회 같은 곳을 통해 전문적인 검토를 거쳤다. 입법 과정에서 패션제조업 소공인들을 중심으로 연합회와 협의체를 만들었는데 나중에는 대상이 넓어지면서 최종적으로 19개 제조업까지 크게 확산됐다.

이를 통해 전년 6개에 그쳤던 소공인특화지원센터는 2014년에 25개가 늘었고 예산도 340억원이 투입됐다. 영세 소공인은 그동안 정책 사각지대에 있었다. 이들을 위한 법을 만들고 예산을 지원함으로써 소공인들 스스로 희망을 가지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노력하면 자기도 살고 산업도 살린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 것이다. 기술자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식의 전환이다.”

-새로운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민(民)·관(官)의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 제도 발전을 위한 민과 관의 역할은 어떤 것이어야 한다고 보나.
“전국 25개 특화지원센터를 대부분 방문하고 현장의 소리도 들었다. 현장에서는 실제 자신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적 지원을 원하더라. 이들이 센터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정책을 운영하는 공무원들은 당사자가 아니니 현장을 잘 모르고 행정을 위한 행정을 할 가능성이 있다. 투자는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올해 경우 예산 집행은 2월이 아닌 5월에 이뤄졌다. 전년에 이어 넘어온 지속사업은 최소한 10개월에 대한 성과를 보고 평가해야 하는데 올해는 5개월 실적만 보고 평가해야 한다. 공무원이 행정 편의를 위한 보고서만 쓰면 안된다. 국감에서도 지적했고 이런 문제는 시정하려고 한다.”

-현재 한국 섬유패션산업은 봉제뿐만 아니라 직물에서 면방, 화섬까지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산업 발전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고민되는 시점이다.
“전국에 분포해 있는 섬유관련 인프라를 제대로 분석해서 지역 특색에 맞는 업종을 골고루 발전시켜야 한다. 대구는 섬유 소재, DTP 프린팅이나 염색은 양주(경기북부), 실크는 진주 이런식으로 그 지역에 맞는 산업을 특화시켜야 한다.

최근 산업용 섬유에 대한 비중이 커지고 있는데 그렇다고 의류용 섬유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산업용은 대기업 중심의 설비투자가 필수다. 장치산업으로 일자리가 많이 나오는 업종이 아니다. 사회 취약계층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의류용 섬유 발전도 함께 병행돼야 한다. 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 패션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장점을 살리려면 의류용 섬유 분야도 함께 발전돼야 한다.

그래서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2년 전부터 국감을 통해 계속해서 제안해 왔다. 동대문을 동북아 패션 허브로 만들고 여기에 컨트롤 타워가 들어서야 한다는 생각이다. 중장기적인 설계를 통해 정부 예산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가 1:1 매칭 방식으로 3800억원 규모의 예산을 들여 동대문을 패션 허브로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30일 예비타당성 조사 승인이 떨어졌다. 내년 정부 예산에 반영하면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본다.”

-컨트롤 타워라면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있지 않나.
“섬유 단체들은 소속 회원사나 해당 업종 이익에 국한되는 경향이 있다. 전국에 산재한 지역 특화형 섬유 산업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서로를 융복합시켜야 하는데 역할이 미흡하다고 본다. 전체 지형을 보고 종합적인 설계 아래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성기학 회장에게 선진 봉제 기술과 공장 운영 노하우를 한국에 적용시켜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들었다.
“영원무역의 베트남 공장을 가보고 깜짝 놀랐다. 대형 공장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한국에도 쉘(모듈) 방식을 도입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 생산라인과 기술을 혁신해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 소공인들의 의식 전환도 필요하다. 최근에는 6시그마(six sigma) 전략으로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한 LG와 협력해 봉제공장의 롤 모델을 만드는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소공인들을 대상으로 6시그마 교육을 확산해 사고의 전환을 일으키는 한편 현장에서는 약 20개 공장을 선정해 우수한 공장 모델을 만들 예정이다. 이들 중 5개 공장을 따로 선별해 동선을 바꾸고 환경을 개선하는 등 최적의 생산이 가능하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다. 성과를 본 다음 다른 공장에도 적용시키는 방법을 찾고 있다.”

-임기가 다 끝나간다. 내년 4월 총선 출마 계획은?
“지역구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지금은 비례대표라서 지역에 얽매이지 않고 소신껏 일을 할 수 있었는데 지역구 의원은 해당 지역에 집중해야 한다. 섬유 산업 관련 정책을 연구·개발하고 이에 대한 명분을 쌓으려면 섬유패션, 의류봉제가 밀집한 지역에 나가야 하지 않겠나. 정치는 약자를 대변하는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취약계층 종사자들 이야기를 들어 법안을 만들고 정부에 건의하는, 뭔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치다.”

전순옥 의원은 봉제산업에 종사하는 소공인들이 기본에 충실할 것을 당부했다. 시설이나 생산 시스템 혁신도 중요하지만 현장 정리정돈 같은 당장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기초적인 부분부터 바꿔 나가면 코스트가 다운돼 경쟁력이 살아난다고 했다. 공장 정리정돈이 잘 되면 쓰고 난 원부자재나 도구들을 쉽게 찾을 수 있고 그것만으로도 생산성이 오른다는 것이다. 이날 전 의원은 인터뷰가 끝나고 을지로에서 인쇄업종 소공인들 미팅을 마친 후 오후 6시에는 한국명품봉제페스티벌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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