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Interview] ■민은기 한국섬유수출입조합 이사장 - “韓섬유 미래 ICT융복합 섬유개발에 달렸다”
[Power Interview] ■민은기 한국섬유수출입조합 이사장 - “韓섬유 미래 ICT융복합 섬유개발에 달렸다”
  • 정기창 기자 / kcjung100@ktnews.com
  • 승인 2015.12.3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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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마케팅·염색·가공 경쟁력 강화 필수
업계 전문가 TF 구성, 6개월내 종합대책 발표

민은기 한국섬유수출입조합 이사장의 현실 인식은 시급한 해결을 요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을 바탕에 깔고 있는 듯 했다. 우리나라 섬유산업 주력인 직물 수출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한 상황에서 과제는 산적해 있는데 마땅한 해결 방법은 보이지 않아 시름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이 오버랩됐다.

민 이사장은 현 상황을 “공장을 100% 돌려도 이익이 별로 안나는데 가동률마저 줄어들었다”며 “(대책 마련을 위한) 검토 시기 조차도 2016년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감당할 수 없는 시련은 주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작년 섬유류 수출 143억 달러는 2005~2010년 사이 6년간 매년 140억 달러를 밑돌았던 때보다는 형편이 낫다고 볼 수 있다. 민 이사장은 올해 우리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ICT융복합 섬유산업으로의 구조 개편을 大명제로 글로벌 마케팅 지원, 염색·가공 업종의 경쟁력 강화 등을 손꼽았다.

▲작년 한해 국내 섬유패션업계는 극심한 불황에 시달렸다. 올해 섬수조 운영 방향은.
“올해 우리 조합의 최대 과제는 ICT융복합섬유 개발이다. 조합원들이 어떻게 비의류용에서 산업용 및 ICT융복합 섬유로 전환할지에 대한 과제를 집중적으로 고민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하던 아이템을 놔두고 모두가 융복합 섬유로 갈 수는 없다. 현재 산업 규모를 100이라고 본다면 몇 년내 구조 전환을 할 수 있는 곳은 5정도 밖에 안된다. 나머지 95는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다. 해외 협력 사례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이사장직을 맡고 난 후) 마케팅 지원 요청이 많아 글로벌 마케팅 센터를 설립했다. 조합원 회비와 정부 예산으로 운영하다보니 중요 사업에 집중하기 어려워 아예 센터를 만들고 조희근 상무(前 효성 직물PU 사장)를 영입했다. 이 사업의 핵심은 온라인 웹 플랫폼(www.ktextile.net)과 섬유센터 2층의 오프라인 스마트 전시쇼룸 구축이다. 이를 통해 업·다운 스트림 종사자들이 미들 스트림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하겠다.
전시 업무도 동시에 관장한다. 지금까지 조합은 (업체들을 해외에 데리고 나가는) 가이드 입장이었으나 앞으로는 바이어와 트렌드를 분석하고 업계를 리드하도록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는 등 생산 현장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데.
“그렇다. 조합은 마케팅 위주로 가려고 했는데 생산을 무시하면 안되겠더라. 한국 기업의 경쟁력 향상 방향에 대한 분석이 앞서야겠다. 해외 생산은 95%가 잘 돌아가는 것 같은데 국내 생산 현장은 굉장히 어렵다. 조만간 국내 생산에 위험한 상황이 닥치리라고 본다. 선행적으로 국내 생산 경쟁력을 먼저 분석해야 한다. 6개월 정도 조사해 리포트 내고 방향을 제시하겠다. 좀 더 놔두면 문닫고 기술자들이 현장을 떠난다. 그러면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안 나온다.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본다. 리포트가 잘 분석돼 나올지 걱정된다. 영업과 생산 등 업계관계자 및 기술자 등 전문가 그룹을 만들어 조사한다. 이미 인선을 염두에 둔 사람도 있다.”

▲우리 섬유패션산업의 롤모델은 어디로 보나. 또 경쟁력 있는 품목은?
“한국 벤더들이 대만 제품을 많이 쓴다고 한다. 기술력을 놓고 봤을 때 대만이 우리보다 나을게 없는데…,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한다. 그 이유도 조사할 예정이다. 우리 제품을 써달라고 얘기는 하고 있지만 수익구조를 무시하고 한국 제품을 쓰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재 우리 업체들은 원가 이하로 제품을 팔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원가 의미가 없어진다. 공장을 멈추느냐 마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중 FTA가 발효됐다. 중국과의 경쟁은 어떻게 끌어나가야 되나?
“한·중 FTA에 따르면 우븐과 편직물은 20년간 단계적으로 관세가 철폐된다. 현재 관세가 10%이므로 매년 0.5%씩 낮아지는 셈이다. 원사는 아예 제외됐다. 결정적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 양국 FTA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생지 문제인데 어떻게 싸워 이길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중국도 지금 적자를 보면서 판매에 매달리고 있다. 설령 한국을 이긴다고 해도 돈을 못버는 구조다. 오히려 우리보다 적자폭이 더 클 수 있다. 분석해 보니 원가 구조상 제직은 한국과 중국의 차이가 별로 없더라. 단, 중국은 설비가 좋다. 반면, 염색·가공은 원가차이가 크다. 원료나 조제가는 비슷한데 인건비에서 나는 차이다. 해결 방법을 찾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확대나 개성공단 활성화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그런데 제직 업종은 개성공단에 독자적으로 진출하기 어렵다. 토지와 건물, 임대료 등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대기업의 역할도 중요하다. 대기업이 공단을 조성해 주면 중소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 섬유업종으로 보면 원사와 직물을 함께 하는 곳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포천 같은 경기북부에 공단을 조성해 북한 근로자를 데려오는 방법도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도 한국 기업들의 경영 환경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이 무역수지에 자신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를 통해 달러 강세를 용인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상대국 즉, 교역 파트너들은 어려워질 것이다. 러시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들도 모두 힘들어진다. 일본은 엔화 약세를 무기로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미국이 그동안 뿌린 돈을 거두는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도 일정부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성광의 작년 한해 경영 실적은?
“(대외적 여건이) 상반기는 양호했지만 하반기부터 안좋다가 11월에는 더욱 악화됐다. 중동쪽은 폴리, 우븐 모두 안좋다. 중국의 공급량 폭증이 가장 큰 문제였다. 2013년부터 공급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올해 큰 데미지로 다가왔다. 이런 여파로 중국은 한국보다 공장 가동률이 더 낮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동 지역은 오일 머니 부족으로 재정이 날로 악화되고 있어 올해도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본다. IS 전쟁 및 예멘 내전 등 정정이 불안정한 점도 나쁜 요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오일 달러 부족으로 복지규모를 축소하고 있고 이는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두바이는 내수와 재수출이 주력인데 로컬도 안되고 재수출도 안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대담=전상열 기자 syjeon@ktnews.com
/정리=정기창 기자 kcjung100@k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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