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Interview] ■ 성언학 엠브레스 대표 - 식스팩 근육남, 창의력으로 패션열정 불사른다
[Power Interview] ■ 성언학 엠브레스 대표 - 식스팩 근육남, 창의력으로 패션열정 불사른다
  • 정기창 기자 / kcjung100@ktnews.com
  • 승인 2016.01.2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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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에 푹 빠져 10여년 키운 근육 버리고
향기 발산하는 가죽 가방 사업 출사표

대학에서 패션과 의상을 전공하고 사회로 쏟아져 나오는 예비 패션 전문 인력들이 한 해 수천명에 이른다. 이들은 대부분 취업이나 소규모 창업, 신진 디자이너로 사회에 진출하지만 이(異)업종에서 패션시장으로 진출하는 사례는 그다지 많지 않다.

전문성이라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의도치 않은’ 순혈주의 때문에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창의적 신규 인력 유입이 원활치 않다는 것은 업계 발전에 장애 요소가 아닐 수 없다. 타 산업과의 융복합이 한국 산업경제 활로 개척의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섬유패션업계 역시 타 산업과의 성공적 융복합이라는 거대 담론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얘기다. 이제 런칭한지 몇 개월 되지 않은 스타트업 기업인 엠브레스(Ambres)의 성언학(35) 대표를 인터뷰하기로 마음먹은 건 이런 배경에서였다. 그의 스토리를 들어보자.

■Mr. 부산 출신의 PT 유망주
성언학 대표는 부산에서 체육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퍼스널 트레이너(Personal Trainer)로 유명세를 떨쳤다. 미스터 부산 선발대회 학생부 1위 및 전국 춘계 보디빌딩 선수권 대회 입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가진 그는 방송인 이훈이 설립한 에너지짐의 오픈 멤버로 2008년 서울에 첫 발을 내디뎠다.

“불광동 2001아울렛(現 NC백화점) 7층에서 바라보는 뷰(view)가 너무 멋졌다. 열심히 일했지만 회사가 어려워져 3년을 일하고 나왔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2011년의 일이다. 그 사이 유명 연예인 및 사회 유력인사들과 많은 네트워크를 쌓았다. 영화 국제시장에서 고(故) 현봉학 박사역을 맡았던 배우 고윤도 그와 절친이다.

1200평 규모 대형 피트니스 센터의 총괄 매니저까지 하며 잘 나갔지만 ‘트레이너 아니면 매니저’ 2가지 선택밖에 할 수 없는 한계에 고민하다 2012년 동대문 헬로apm의 애플짐을 마지막으로 ‘운동권’ 삶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는 약 10년간의 헬스 트레이너 생활 중 딱 두 번 외도를 했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기 직전 1년간 소위 ‘딴짓’을 했고 애플짐에서 나온 후 취미 생활로 또 1년간 서울 이태원의 수공예 공방에서 가죽을 갖고 놀았다. 그리고 마지막 외도는 프리미엄 가죽 가방 사업으로 이어진다.

“취미로 시작했는데 점점 재미가 붙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바느질하다 일을 마치면 새벽 5~6시가 되기 일쑤였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걸 좋아했고 패션에 대한 관심도 많아 그동안 번 돈으로 작년 11월 엠브레스를 런칭했다.” 지금부터는 향기 나는 프리미엄 시그니처 가죽 가방, 엠브레스 이야기다.

■프리미엄 시그니처 가죽 가방, 엠브레스
성 대표는 매일 아침 압구정동 회사 사무실에 인도산 나그 참파(NAG CHANPA) 향을 태운다. 은은한 향이 마치 고급 향수를 뿌려 놓은 느낌을 준다. 프랑스어로 ‘향기를 나게 하다’라는 뜻의 엠브레스를 브랜드명으로 정한 이유가 설득력 있게 들린다.

엠브레스는 가죽 고유의 색깔인 브라운과 머스타드 색상 조화에 포인트를 둔 토트백과 클러치, 백팩 3종이 주력이다. 고급 이탈리아산 가죽을 수입해 성 대표가 디자인하고 손수 바느질한 수공예 프리미엄급 제품이다. 여기에 엠브레스만의 독특한 향을 입혀 일명 ‘향기나는 가죽 가방’이 탄생됐다. 외부에 의뢰해 개발한 고유 향을 입힌 착향지를 가방 안쪽에 넣고 바느질 해 약 1년간 발향 효과가 유지된다고 한다. 그 다음엔?

“올 상반기 중 착향지를 교체할 수 있게 디자인을 새로 설계할 계획이다. 착향지를 갈아 넣으면 엠브레스 고유의 향을 영구히 간직할 수 있다. 고객이 원하는 향을 착향지에 입혀 자기가 좋아하는 향으로 바꿀 수도 있다.”

엠브레스의 고유 향은 우드와 머스크, 용연향 3가지를 배합해 만들었다. 그리고 국내 최초로 향기 특허를 출원 중이다. 작년 11월 센티션(SCENTI-TION) 고신재 대표와의 만남을 계기로 양사는 MOU를 맺고 엠브레스의 고유 향 개발에 들어가 특허 출원까지 발전하게 됐다.

런칭한지 채 반년도 안됐지만 ‘향기나는 프리미엄 가죽 가방’이라는 아이덴티티는 주변으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국내 여러곳에서 입점 문의가 오고 있지만 아직은 협의를 하지 않고 있다. 홍콩의 꽤 유명한 편집샵에서 입점 제의가 들어와 이 곳을 통해 중국과 대만, 홍콩 등 중화권 시장을 타겟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클래식한 디자인과 향기 나는 가방이라는 컨셉에 끌렸다고 한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 받은 후 국내 시장을 개척할 생각이다.” 현재 엠브레스 오프 매장은 테일러샵 2곳에만 있고 온라인 판매에 힘을 쏟고 있다.

성 대표는 시그니처격인 클래식 라인외에 올 상반기 중 캔버스, 스웨이드, 패브릭 등으로 소재를 다양화해 가격을 확 낮춘 하위 라인을 출시할 예정이다. 시작은 고급 브랜드였지만 일반 대중들도 가격 부담없이 편하게 사서 쓸 수 있는 매스 마켓(mass market)을 함께 공략한다는 설명이다. 최종적으로 고객들이 원하는 디자인과 소재, 크기를 선택하는 커스터마이징 가방을 공급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나의 꿈은 장인
의례적인 질문을 던져봤다. 당신의 진짜 꿈은, 엠브레스가 달려가는 종착점은 어디인가.
“우리나라 가죽 장인들은 아직도 영세하다. 수십년 경력을 가진 장인들이 풍부한 기술과 경험을 살리지 못하고 구인광고를 통해 하루 일당 작업을 전전하고 있다.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정직하고 올바른 회사에서 이들을 채용해 건전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싶다. 장인들의 솜씨를 제대로 살린 회사를 만들고 싶다.” 뻔한 질문에 이런 답이 돌아올 줄은 몰랐다. 이제는 시간이 답을 해 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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