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호 기획] ■ 지령 3000호, 열혈 독자 열전 | 박영복 진성산업 대표 - 회사 설립 1984년부터 32년간 열독의 길 “신문은 비용 대비 효율이 가장 높은 수단”
[3000호 기획] ■ 지령 3000호, 열혈 독자 열전 | 박영복 진성산업 대표 - 회사 설립 1984년부터 32년간 열독의 길 “신문은 비용 대비 효율이 가장 높은 수단”
  • 정기창 기자 / kcjung100@ktnews.com
  • 승인 2016.05.2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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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2만원이면 수 천만원~수 억원 버는 정보 얻을 수 있다”

진성산업(대표 박영복)은 올해로 회사 창립 31주년을 맞았다. 공식 회사 설립 날짜는 사업자등록증이 나온 1985년 1월이지만 전년 말 광진구 중곡동에서 직원 4명을 뽑아 공장을 먼저 돌렸다. 박 대표는 “공장을 차리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이 한국섬유신문 구독 신청이었다”며 “당시에는 업계 정보가 없어 독자들이 먼저 한국섬유신문을 찾던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기자는 깜짝 놀랐다. 이미 본지 구독자 리스트에서 1985년 1월부터 구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신문을 본지 꼭 31년이 되셨다”고 했는데 그는 “구독 신청은 1984년 12월”이라고 정정해 줬다. 회사로 돌아와 사실 관계를 확인해 보니 첫 번째 구독료 납부 날짜가 신문 구독 신청일로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구독자 관리 대장보다 박 대표의 기억이 더 정확했던 것이다.

박 대표는 “당시에는 한국섬유신문 구독료가 일간지보다 더 비쌌다”고 기억했다. 당시 한국섬유신문은 월 1200원이었지만 발행 횟수를 따지면 독자 입장에서는 일간지보다 실제로 2배 이상 비싸게 먹혔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회사를 설립하기 전부터 한국섬유신문을 읽어 왔다. 설립 바로 전, 협성이라는 곳에서 일했는데 사장님이 먼저 한국섬유신문을 보고 나면 그걸 찾아서 읽었다. 당시에는 섬유 전문지로 한국섬유신문이 유일했다. 지금은 전문지가 많이 생겼지만 그 때는 업계 정보를 알 수 있는 곳이 전혀 없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업계 사람이 전문지를 안 읽으면 그 사람은 문제가 있는 거다. 우리 직원들에게도 계속 신문을 읽으라고 한다.”

그는 한국섬유신문을 통해 업계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어 매우 유용했다고 했다. 과연 신문 활용을 어떻게 했을까.
“업계의 흘러가는 과정을 읽고 트렌드를 알 수 있었다. 연말이면 브랜드별 매출도 찾아 보고…잘되는 아이템이 뭔지, 매출 성장률이 높은 회사는 어디가 있는지 등을 파악했다. 그리고 거래처를 뚫는데 이런 정보를 활용했다.”

본지 창간호가 발간된 1981년부터 1985년까지 구독자 리스트를 확인해 봤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곳은 원사를 중심으로 한 대기업과 섬유패션 관련 단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업이 흔적에서 지워졌다.

“비슷한 시기에 출발했던 회사들이 꽤 있었는데 지금은 대부분 문을 닫고 없어졌다. 정진모드 정도가 남아 있을까.”
진성산업은 1985년 1월, 직원 4명으로 창업했지만 3개월만에 인원이 10명으로 늘었다. 그는 “정확하게 기억하긴 어렵지만 그 해 매출이 몇 천만원 정도 됐을 것”이라고 했다. 진성산업은 작년 매출 150억원을 달성한 국내 첫 손 꼽히는 스웨터 생산 전문 기업이다. 그 사이 회사 매출이 최소 수 백배에서 많게는 1000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갤럭시, 로가디스, 아날도 바시니, PAT 등 튼튼한 기업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아 지난 31년을 롱런 했다.

박 대표는 31년간 진성산업을 운영하면서 단 한번도 부도를 맞지 않았다고 했다. 직원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월급을 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회사 규모를 키우고 매출을 늘리는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데 주력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첫 번째 고비는 IMF 시절에 찾아왔다. 그는 당시 있는 돈, 없는 돈 모두 끌어 모아 고품질을 구현하는 자동화 설비 확충에 나섰다. “1997년 IMF는 전환점 이었다. 이 때를 기점으로 위기가 기회라는 생각으로 투자를 활발히 했다. 살려고 발버둥 친 시기였다.” 당시 진성산업은 OEM 납품하는 연 매출 20억원 안팎의 영세 기업에 불과했지만 이 때 설비 확충으로 1년만에 매출이 4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후 2002년 6억원, 2004년 10억원, 2006년 22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늘리고 독일 최신 기계를 도입하면서 탄탄대로를 달렸다.

그 동안 공장은 중곡동 본사 1곳에서 경기도 남양주시와 개성공단, 동두천 등 총 4곳으로 확장됐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이제는 개성공단이 때마다 발목을 잡았다. 개성공단은 2013는 5개월간 가동을 중지한 데 이어 올 2월 폐쇄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가장 힘들었던 때가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난 2월이었다. 지금 보상 절차가 진행 중인데…가능하면 생각 안 하려고 한다. 정말 아팠다. 이번이 두 번째 아닌가. 2013년에도 똑같이 힘들었는데. 그 때 공단 가동을 중단하고 나니 대안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 해 동두천 두드림패션지원센터(이하 두드림)에 입주했다. 해외로 나갈까 고민하다 기능공을 양성해서 국내서 하자고 마음을 굳혔다.”

진성산업은 두드림에서 지난 3년간 65명의 기능공을 양성해 냈다. 처음에는 100명으로 시작했지만 그래도 이는 어디서도 보기 힘든 성공 사례다. 3년간 65명의 기능공을 양성하다니. 스웨터 생산은 일반 봉제와 달라 기능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는 실습생을 받은 뒤 3년간 회사 돈을 부어 교육과 생산을 병행했다.

“대부분 비용을 회사 돈으로 막았다. 이들 65명은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한다. 아웃 소싱하면 왜 생산 못하겠나. 그러면 길게 못 간다. 긴 장래를 보고 사업을 하려면 기능 인력은 필수다. 지금 교육생들의 평균 연령은 30~40대 인데 앞으로는 20대도 유입되지 않겠나 하고 기대한다. 두드림은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궤도가 오르면 남들이 넘볼 수 없는 아성을 구축할 수 있다.

봉제는 인력 집약 산업이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는 얘기다. 지금 교육생들은 모두 동두천 인근에 사는 사람들인데 이들에게 급여를 주면 이 사람들이 어디 가서 돈을 쓰겠나. 결국 급여로 받은 돈이 모두 지역 사회로 흘러 들게 된다. 지자체와 기업, 주민이 함께 성장하는 이런 윈/윈 산업이 어디 있나. 지자체나 정부가 투자 개념으로 보고 업체를 지원해 줘야 한다.”

박 대표의 진성산업은 2001년에 이어 지난 2014년에도 국세청 모범 납세자 표창을 받았다. 그는 “세금 꼬박꼬박 제대로 내야 된다. 없어서 못 내는 게 불행한 거다. 열심히 일하고 직원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주는 일이 기업가의 사명이다”고 말했다.

남양주 오남리 공장에는 봉제 45명, 편직 20명 등 총 70여명이 일하고 있다. 두드림에도 그 정도 숫자의 근로자가 있다. 개성공단은 빼고라도 본사까지 합치면 연 매출 150억원 하는 회사가 2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해 낸 셈이다. 유통, 서비스, 제조업을 모두 통 털어 이만한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업종이나 기업이 한국에 있기는 할까? 박 대표에게 왜 신문 읽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어 봤다.

“한국섬유신문 연간 구독료가 12만원이다. 이 돈 들여 신문을 읽으면 거기서 수 천만원~수 억원을 벌 수 있는 정보를 얻는다. 이만큼 비용 대비 높은 효율이 높은 수단이 어디 있나. 자기 업종 전문지를 안 읽으면 시대에 뒤쳐진다. 그래서 직원들에게도 꼭 신문을 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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