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中의류패션 시장, 알아야 살아 남는다
[한섬칼럼] 中의류패션 시장, 알아야 살아 남는다
  • 정기창 기자 / kcjung100@ktnews.com
  • 승인 2016.06.17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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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링허우(80년대 生)와 주링허우(90년대 生)가 중국 소비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중국 인구 폭발기의 마지막 세대에 속하는 이들 8090은 2020년 1억1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산층의 핵심 소비 세력이다. 이때가 되면 이들은 연 6만불의 소득을 올리며 중국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80년대 이전, 소위 인파(銀髮)세대가 전통과 품위를 중시하는 반면, 8090은 자신의 취미와 선호도에 따라 소비하며 개성 있는 소형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중국에서는 8090세대의 취향을 가장 잘 충족시킨 브랜드로 샤오미를 꼽는다. 샤오미는 가성비 높은 품질과 차별화된 디자인, 제품의 독특성을 무기로 중국내에서 삼성과 애플을 제치고 휴대폰 시장 1위로 올라선 대표 IT기업이다.

국내 의류패션 브랜드들 역시 이런 특징을 잘 이해하고 8090세대를 주력 타겟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반면, 효율적인 유통망 구축과 제대로 된 가격 정책 등 세분화된 전략 수립이라는 측면에서는 애를 먹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한국의류산업협회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중국유타국제브랜드(UTA Brand) 투자관리그룹 양따쥔(楊大筠) 총재의 지적은 이런 면에서 우리 의류패션 기업들에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양 총재는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은 대부분 내수 시장 실정을 몰라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고 전한다.

그가 언급한 첫 번째 리스크 요인은 바로 금융 비용이다. 양 총재에 따르면 중국의 은행 대출 금리는 연 11~15%에 이른다. 연 1.3% 안팎에 지나지 않는 유럽 국가들과 비교하면 돈 장사만 잘해도 큰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중국 기업의 90%는 연 10%의 수익률을 올리는데 은행 대출 이자는 이보다 훨씬 높아 정상적인 기업 활동으로는 빌린 돈에 대한 이자도 못 갚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양 총재는 “연리 6.5%면 은행장과 형제 정도 되는 관계(도저히 빌리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뜻)”라며 “중국에서 금융을 조달할 생각 말고 한국에서 빌려 오라”고 단언한다.

세계 최고 수준 금융·유통 코스트
백화점 라이프스타일 중시 몰형으로
온라인 유통 연평균 44% 이상 고성장
의류 소비자價 원가 대비 최소 5.5배 이상
값싼 인건비는 옛말 시장 통찰력 갖춰야

다음은 나날이 치솟는 부동산 임대 비용이다. 중국은 통상 1년 단위로 계약을 하는데 이런 계약 조건을 무시하고 수개월 단위로 임대료 인상을 요청하는 곳이 많다고 한다. 양 총재는 “중국 1위 부자 기업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아닌 바로 완다그룹 왕지엔린 회장”이라고 지적한다. 생산, 유통, 서비스 기업보다 건물과 땅을 관리·개발하는 부동산 기업들이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이런 막대한 유통 코스트를 상쇄시키기 위한 우리 의류패션기업들은 마크업(mark up)은 어느 정도가 적정선일까. 양 총재는 의류제품의 소비자가는 원가 대비 최소 5.5배 이상은 되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그래 봐야 연 10% 수익이 가능하다”며 “이와 비교하면 관세는 오히려 비중이 적다”고 밝혔다. 원가의 15배수까지 소비자가를 책정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 옷값이 그토록 비싼 이유가 전세계 최고 수준의 금융과 유통 비용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백화점에서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몰(mall)형으로 바뀌는 유통 업태의 변화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양 총재는 “100~200㎡ 규모의 소형매장은 이미 중국에서 수명을 다했다”며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감성 마케팅에 주력하는 체험형 쇼핑센터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UTA Brand에 따르면 2015년 중국 상위 110개 백화점 중 단 17개만 전년 대비 실적이 올랐고 나머지 93개 백화점은 전반적으로 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1위를 기록한 백화점은 북경의 신광티엔띠(北京新光天地)로 작년 한해 78억 위안을 기록했다.

온라인 유통의 중요성이야 더 말할 나위 없다. 2015년 중국온라인소매시장 거래 규모는 3조8351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33.9% 성장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44% 이상의 고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알리바바그룹 T몰의 메인 페이지 광고 비용이 중국 최대 국영 중앙방송인 CCTV보다 더 높다는 점은 유통 시장의 비중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쪽으로 경사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현대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 더 이상 2:8의 법칙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양 총재는 “인터넷 시대를 맞아 20%가 80%의 수익을 벌어들인다는 2:8 법칙은 이미 용도 폐기 됐다”며 “다양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킬 준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UTA Brand는 브랜드 컨설팅 및 합병 전문 기업으로 양따쥔 총재가 1988년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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