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香 ‘섬유·의류’ 불황에 더 강하다”
“香 ‘섬유·의류’ 불황에 더 강하다”
  • 정기창 기자 / kcjung100@ktnews.com
  • 승인 2016.07.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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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섬유류 수출 약 34.5조원
의류, 최대 인원 고용 주요 제조업종
해외 기업과 협력 기술 개발 매진

홍콩은 서울의 약 1.8배 면적에 730여만명의 인구를 가진 아시아 금융 및 물류 중심지다. 면적과 인구 수만 따지면 한국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적어도 섬유패션산업만 놓고 볼 때, 홍콩은 대만과 중국 등 중화권 시장을 배후로 둔 강력한 경쟁자다.

2014년 기준 홍콩의 섬유의류(원사 및 원단, 의류 등 완제품) 수출(홍콩 로컬 및 해외 재수출 포함)은 2347억 홍콩달러(HK$, 약 3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2010년 기준 해외 수출을 포함한 한국 섬유류 수출액 300억 달러(약 34조2000억원)를 앞서는 수준이다. 그 사이 국내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으니 2016년 현재를 기준으로 한다면 이 격차는 더욱 벌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홍콩 의류 수출 비중은 약 67.7%로 과반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의류산업(clothing industry)은 홍콩내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주요 제조산업으로 꼽힌다. 홍콩무역발전국(HKTDC)에 따르면 홍콩내 의류 제조 산업은 2015년 기준 825개 기업이 총 6266명을 고용하고 있다.

로컬 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한(주로 중국 본토) 기업들 실적까지 합치면 홍콩의 연간 의류 수출 규모는 한국을 능가한다. 최근 3년간 매년 1500~1700억 홍콩달러(HK$, 약 22조~25조원)를 오가고 있다. 중국 등지의 재수출(re-exports)을 포함한 홍콩 의류 수출은 2013년, 전년 대비 2.9% 줄어든 1700억HK$를 기록한 데 이어 2014년에는 1589억HK$ 달러(-6.6%)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10.2% 감소한 1426억HK$였다. 재수출까지 포함한 실적에서 홍콩 로컬 수출은 약 1% 안팎에 지나지 않아 대부분 생산과 수출이 외부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10년 중 섬유 수출이 최고조의 정점을 향해 달리던 2010년 기준, 국내 및 해외 진출 한국 섬유패션기업들의 섬유 수출 총합이 약 300억 달러(약 34조5000억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홍콩 의류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한국과 대등한 경쟁자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의 글로벌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 감소폭이 여타 경쟁국보다 훨씬 적어 불황에 강한 산업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홍콩 섬유의류 산업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가장 첫 번째로 지목되는 요인은 중국 본토(Chinese mainland)의 저임금을 활용한 막강한 가격 경쟁력이다. 재수출을 포함한 홍콩의 전체 의류 수출 중 중국에서 만들어진 제품 비중이 90% 이상으로 대부분 수출이 중국에서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중국으로 수출되는 홍콩 의류 제품은 6% 안팎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홍콩 기업들이 중국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는 의류는 주로 미국과 EU 지역으로 향한다. 홍콩 의류 수출 1위 대상국은 미국으로 2014년 기준, 전체의 36%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EU는 28%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양 지역 수출 비중이 과반을 넘는 64%를 차지하는 등 편향적 구조라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는 물류, 금융 중심지라는 점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발휘하는 부분이다. 지난 수 십 년간 영국이 주도했던 선진 금융 체계를 받아들여 무역에 강점을 가진 완벽한 법 제도를 갖춤에 따라 기업들이 자유로운 교역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HKTDC 로렌스 렁(Lawrence Leung) 대표는 “홍콩은 비록 제조업체는 적지만 많은 사람들이 홍콩에서 제품을 주문한다. 바이어들이 홍콩 법률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홍콩의 법치주의를 믿고 신뢰하기 때문에 홍콩에 모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도 이런 부분을 잘 이해하고 있다. 이번 2017 S/S 홍콩패션위크에 참가한 동주모드 서상률 대표는 “기업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무역 관련 조정 재판이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주로 이뤄진다”며 “홍콩은 무역 조건이 양호해 중국으로 들어가는 비즈니스 관문으로 꼽힌다”고 언급했다. 그는 20년 전부터 홍콩패션위크에 참여해 홍콩 시장 환경에 정통하다.

사람과 재화가 몰리는 교역의 중심지라는 특성을 십분 활용해 세계 섬유패션 시장을 트렌드를 따라잡는 능력도 탁월하다. 홍콩 섬유·의류 연구소(HKRITA, Hong Kong Research Institute of Textiles and Apparel)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대학 및 기업과 공동 연구를 통해 끊임 없이 신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섬유패션 선진국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시장을 주도하는 기능성 소재 트렌드를 연구·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미래 패션을 주도할 신진 디자이너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KTDC는 이미 50여년 전인 1967년 F/W를 시작으로 홍콩패션위크를 개최해 오고 있으며 가능성 있는 디자이너 발굴을 위한 디자인 콘테스트도 병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2017 S/S 시장을 겨냥한 스카프를 들고 나온 신진 디자이너 에밀리 청(Emily Cheong)은 “호주와 프랑스 파리 등지의 해외 전시회에 나갈 때 정부 지원을 받았다”며 “정부는 부스 비용 등을 지원해 주고 있어 초기 해외 시장을 개척할 때 대한 비용 부담이 적었다”고 말했다. 홍콩 정부는 또 작년에는 향후 3년간 5억HK$를 들여 신진 디자이너를 육성하는 인큐베이팅 사업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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