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온라인·모바일 나빠요!

2016-09-05     강재진 기자

최근에 만난 모 속옷 업체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는 부쩍 고민이 많아 보였다. 얼마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온라인 마케팅에 주력하고는 있지만 너무 많은 채널이 생겨 업무 부하가 걸린 것 같다고 토로했다. 새롭게 페이스북 온라인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다양하게 볼 거리가 많아 좋아진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으나 돌아온 대답이다.

“요즘 온라인 마케팅은 필수면서 대세에요. 좋은 것도 있지만 부담 스러운게 사실이네요. 한 채널에 겨우 적응할 만 하면 또 다시 등장하는 새로운 툴 때문에 할 일이 너무 너무 많아요. 퇴근 시간도 항상 늦어지고요. 정시 퇴근은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이제 제발 새로운 것들은 그만 나왔으면 좋겠어요.”

또 다른 스포츠 브랜드 마케팅 팀장도 고민이다. 사장이 올해부터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자는 방침에 따라 다른 오프라인 마케팅은 거의 손을 놓은 상태다. 더군다나 주어진 마케팅 예산 조차 빠듯하다 보니 더욱 난감한 상황이라고.

이 팀장은 “대부분 경쟁 업체가 온라인 마케팅 하고 있는데 우리만 안 할 수도 없고 다 따라 가자니 너무 버겁다. 인력 충원도 없다보니 업무 시간 마저 빠듯해 여유는 찾아 볼 수 없다”고 울상을 지었다.

거기다가 온라인 마케팅을 한다고 하지만 당장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 본인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영업팀에서는 그런 온라인 마케팅이 매출에 영향을 얼마나 주는지라고 따져 묻기가 일수라 담당자들은 일은 일대로 하고 답변을 할 수 없어 속상하단다.

온라인 세상이 열리면서 우리는 너무도 편하게 또 손쉽게 정보를 얻고 재생산하고 전달하게 됐다. 새로운 세상을 날마다 경험하고 있지만 과연 실보다 득이 많은지 자문하게 된다. 그렇다고 당장 온라인의 달콤함을 접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답답하다.

모 백화점 바이어에게 들은 말이 갑자기 생각났다. “모든게 다 엉망이에요. 모바일, 핸드폰이 생기면서 모든 질서는 파괴되고 멘붕이 시작됐네요. 기존에 모든 체계가 사라지고 카오스 상태에요. 모바일 나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