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이대로 ‘세계 5대 패션위크’ 달성, 현실성 있나

2017-04-07     이영희 기자

대한민국 서울이 ‘패션위크’로 뜨거웠다.
2017F/W 헤라서울패션위크 기간인 지난 3월 28일부터 4월1일까지 메인 패션쇼장인 DDP뿐만이 아니라 세운상가, 삼청각, 자동차전용 영화관, 용산전쟁기념관, 통의동, 대치동 푸르지오밸리(패션코드)에서 ‘오프쇼’가 진행됐다.

DDP에서 개최된 서울컬렉션이 세련되고 정돈된 느낌이었다면 서울지역 여기저기서 진행된 오프쇼는 불편한 여건이었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오프쇼는 서울컬렉션과는 차별성을 원하는 디자이너와 신청을 했지만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디자이너들이 서울패션위크 기간동안 진행하는 패션쇼이기도 하다. ‘불편한 진실’이나 그런만큼 ‘제대로 보여주고자’하는 열망도 컸던 것으로 느껴졌다.

한국의 원조 전자상가인 세운상가에서의 패션쇼는 서울시민의 뇌리에서 낙후된 공간으로 인식돼 온 공간이 ‘패션예술의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슈몰이를 하기에 충분했고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입장할 수 있어 놀라웠지만 조명이나 높은 천장, 필요 이상의 긴 런웨이는 관람객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우려도 있어 보였다. 하지만 창의적인 ‘알로곤’의 신용균, 최수지와 완성도 높은 ‘노이어’로 갈채를 받은 이영곤, 실험적인 아트웨어를 시도한 ‘밀스튜디오’ 명유석 디자이너들의 의상은 시간대마다 호감을 갖고 지켜보게 했다.

한국의 자연과 역사가 살아있는 K-컬쳐의 명소로 알려진 ‘삼청각’에서 최정민, 박정상 디자이너의 비앤비트웰브 쇼는 아직은 추운날씨에 야외에서 개최돼 관람객들이 떨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여러 가지 제약으로 진행이 지연되는 등 차질을 빚기도 했지만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수묵화로 재해석한 새로운 기획과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어린이 모델과 문화나눔객석을 무료로 초대하는 노력과 피날레 이벤트로 갈채를 받았다.

서울패션위크로 뜨거웠던 한 주간
GN 개최로 신진발굴, 육성 공로 커
명소 여기저기 산발적 오프쇼 호응
진정성 없는 슬로건은 문제
정체성 강화, 공감대형성, 지속성 요구돼


임선옥, 감선주, 박소현, 박미선, 이재림 등 내공과 탄탄한 실력을 자랑하는 디자이너 5명은 패션쇼의 화려함보다는 의상의 제작과 공정에 대한 관심, 각자의 컨셉과 지식을 전달하고 강조하는 전시를 겸한 오프쇼 ‘WEAR GREY’를 개최했다. 통의동 재단법인 아름지기의 작은 공간에는 국내외 저명한 평론과와 프레스, 전문가들이 집결해 혼잡을 이룰 정도 였다.

용산기념관에서는 그 동안 두문분출했던 패션계의 거장 이신우 디자이너가 모처럼 ‘CINU’브랜드로 여성복과 남성복을 제안했다. 남성복디자이너인 후배 윤종규와 함께 콜라보레이션한 이 무대는 멋부리지 않았지만 내공이 느껴지는 담백한 컬렉션으로 갈채를 받았다. 김철웅, 설영희 등 중견디자이너들의 가세로 이틀간 6개 브랜드가 패션피플들을 불러들였다.

서울패션위크 기간 중 대치동 푸르지오밸리에서 열린 이틀간의 ‘패션코드’는 이청청을 비롯 감각적인 신인들이 패션쇼를 개최할 기회가 부여됐다. 디자이너연합회 양주 창작센터가 육성배출한 디자이너들과 함께 전시부스가 열렸다. 중국바이어의 불참 등으로 환경이 업그레이드됐음에도 지난해 이상의 성과를 누리지는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서울패션위크에서 패션쇼 하기를 열망하는 많은 디자이너들이 2여년 전부터 참여에 대한 회의를 느끼기도 했고 조건에 부합되지 않아 포기하거나 심사과정에서의 탈락을 경험했다. 그만큼 애증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컬렉션’이란 변함없는 인식으로 ‘애정’도 갖고 있다.

심사발표 이후 울분을 토로하기도 하고 결과에 의아해 하는 디자이너도 다수였지만 통과한 동료나 후배들에 대한 응원과 서울컬렉션이 성공적이어야 한다는 염원들은 변함없다.

2017F/W서울패션위크 기간동안 그야말로 대한민국 패션에 대한 ‘다양성’이 입증됐다고 보여진다. 서울패션위크에서 제너레이션 넥스트를 통해 성장한 디자이너들이 ‘허리’를 형성해 나가고 있음을 최고의 성과로 보여진다. 또한 수없이 지적됐던 난제들의 해결 등 정구호감독 시스템에서의 긍정적 평가도 높다.

그러나 말미에 꼭 빠지지않고 등장하는 “세계 5대 패션위크를 목표로!” 라는 슬로건에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여기저기서 분주하게 패션쇼를 하기엔 열악한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분서주한 디자이너들의 노력과 함께 서울전역이 그야말로 ‘서울패션위크’를 조성했지만 “2017F/W헤라서울패션위크가 세계 5대 패션위크를 향해 한걸음 진보했는가!”에 대해선 선뜻 긍정의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