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지금 현장에서는…] 2019 패션업계, 길거리에 답이 있다

2018-04-13     조동석 기자

지난달 26일 글로벌 패션업계에 깜짝 놀랄 뉴스가 발표됐다. 콧대 높은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루이 비통(LOUIS VUITTON)’의 남성복 디자이너로 아프리카계 미국 이민자 1세대 출신이자 스트리트 감성 하이엔드 브랜드 오프-화이트(Off-White)의 버질 아블로가 발탁됐기 때문. 그의 발탁을 두고 전 세계 패션 피플들은 두 팔 벌려 환영했다.

지난 19일에는 ‘디올 옴므’의 수석 디자이너로 루이 비통의 전임자 킴 존스가 발탁됐다. 킴 존스는 자신의 강점인 스트리트 감성을 루이 비통의 헤리티지와 적절하게 혼합시켜 브랜드를 쇄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초 킴 존스 재임시절 루이 비통이 스트리트 브랜드 슈프림과 진행한 협업은 패션업계 콜라보레이션 역사를 새롭게 쓰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버버리’는 새로운 CCO(Chief Creative Officer,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로 지방시에서 활약했던 리카르도 티시를 발탁했다. 한 외신 기자는 “티시는 심폐소생술에 가까운 뛰어난 스트리트 감각으로 지방시의 인기를 되살려낸 일등공신”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독일 명품 여행가방 ‘리모와’는 슈프림과 협업 제품 출시를 예고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12일, 14일 각각 유럽 및 미국, 일본에서 발매될 예정인 이번 협업 제품은 지난 일주일 전부터 구매 대기 행렬을 만드는 등 200만원에 달하는 고가에도 높은 인기와 함께 조기 품절을 예고했다.

이외에도 베트멍으로 전 세계적인 스트리트 열풍을 이끈 디자이너 뎀나 바잘리아는 발렌시아가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발탁돼 그 열풍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처럼 최근 몇 년 사이 주류로 급부상한 스트리트 패션을 적극 수용하는 글로벌 패션계의 변화는 올해 들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노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고 젊은층을 새로운 고객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생존 전략을 길거리에서 찾은 것이다. 변화의 흐름이 그 어느 시대보다 빠른 요즘, 시대적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기존 방식을 고수하다가는 하루아침에 브랜드가 사라질 수 있다. 정답은 멀리 있지 않다. 글로벌 패션업계는 길거리에서 생존전략을 세우고, 미래를 위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